[앵커&리포트] 거대 상권 들어선 동네상권…밀려나는 상인

입력 2015.10.21 (21:22) 수정 2015.10.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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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가 임대료 문제를 짚어보는 연속기획 보도 순서, 오늘은 비싼 임대료 때문에 동네 고유의 특성이 사라지는 현상을 진단해 봅니다.

홍대, 인사동, 경리단길, 가로수길.

이런 서울의 명소 뒤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기존 상인들이 감당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곳입니다.

신사계급을 뜻하는 젠트리에서 파생된 이 용어는 도심 재 활성화를 의미하는데요.

지역 상인들 대신 자본력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 등이 진입하면서 개성 있고 특색 있던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홍대 중심가.

상인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녹취>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쫓겨나야 됩니까! 이러시면 안되지요."

상권이 좋아지자 건물주가 직접 경영을 하겠다고 해 쫓겨날 처지라는 것, 권리금 한 푼 못 받고 나가야 할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순애(요식업 경영) :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영업가치를 (높였는데)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게 되고..."

이렇게 쫓겨난 상인들, 임대료가 싼 곳으로 옮기지만 조금 지나 상권이 뜨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인터뷰> 허영무(도자기 공방 운영) : "바로 앞집이 지금 2배로 (임대료가)올랐어요. 이제 어디로 가야 되냐...어디로 가야 되나 이거죠."

상인들이 떠난 자리엔 치솟은 임대료를 견딜 수 있는 거대 자본의 체인점포가 들어섭니다.

서울 신촌의 한 골목.

한때 어깨를 부딪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었던 골목은 이제 텅 비었습니다.

폭등한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떠나고 골목은 고유의 색을 잃습니다.

상권은 죽고 임대료는 다시 줄어드는 악순환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골목상권 상인(음성변조) : "지금은 100만 원 정도. (한창 올랐을 땐 얼마예요?) 250만 원. 임대료 여기 많이 내렸죠. 내리면 뭐해 상권이 죽으니까 내린 건데."

급격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또 다른 폐해입니다.

<인터뷰> 김남균('골목사장 생존법' 저자) : "(대기업 프랜차이즈들로) 획일화되면 소비자들의 선택도 획일화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다양성을 추구하던 소비자들이 골목을 떠나고.."

애써 상권을 일궈 놓으면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거대 자본에 자리를 내주고 계속 쫓겨나야 하는 영세 상인들.

2005년 617만 명에 달했던 자영업자 수는 이제 562만 명으로, 10년 새 55만 명이 줄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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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거대 상권 들어선 동네상권…밀려나는 상인
    • 입력 2015-10-21 21:23:40
    • 수정2015-10-21 21:55:12
    뉴스 9
<앵커 멘트>

상가 임대료 문제를 짚어보는 연속기획 보도 순서, 오늘은 비싼 임대료 때문에 동네 고유의 특성이 사라지는 현상을 진단해 봅니다.

홍대, 인사동, 경리단길, 가로수길.

이런 서울의 명소 뒤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기존 상인들이 감당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곳입니다.

신사계급을 뜻하는 젠트리에서 파생된 이 용어는 도심 재 활성화를 의미하는데요.

지역 상인들 대신 자본력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 등이 진입하면서 개성 있고 특색 있던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홍대 중심가.

상인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녹취>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쫓겨나야 됩니까! 이러시면 안되지요."

상권이 좋아지자 건물주가 직접 경영을 하겠다고 해 쫓겨날 처지라는 것, 권리금 한 푼 못 받고 나가야 할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순애(요식업 경영) :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영업가치를 (높였는데)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게 되고..."

이렇게 쫓겨난 상인들, 임대료가 싼 곳으로 옮기지만 조금 지나 상권이 뜨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인터뷰> 허영무(도자기 공방 운영) : "바로 앞집이 지금 2배로 (임대료가)올랐어요. 이제 어디로 가야 되냐...어디로 가야 되나 이거죠."

상인들이 떠난 자리엔 치솟은 임대료를 견딜 수 있는 거대 자본의 체인점포가 들어섭니다.

서울 신촌의 한 골목.

한때 어깨를 부딪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었던 골목은 이제 텅 비었습니다.

폭등한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떠나고 골목은 고유의 색을 잃습니다.

상권은 죽고 임대료는 다시 줄어드는 악순환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골목상권 상인(음성변조) : "지금은 100만 원 정도. (한창 올랐을 땐 얼마예요?) 250만 원. 임대료 여기 많이 내렸죠. 내리면 뭐해 상권이 죽으니까 내린 건데."

급격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또 다른 폐해입니다.

<인터뷰> 김남균('골목사장 생존법' 저자) : "(대기업 프랜차이즈들로) 획일화되면 소비자들의 선택도 획일화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다양성을 추구하던 소비자들이 골목을 떠나고.."

애써 상권을 일궈 놓으면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거대 자본에 자리를 내주고 계속 쫓겨나야 하는 영세 상인들.

2005년 617만 명에 달했던 자영업자 수는 이제 562만 명으로, 10년 새 55만 명이 줄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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