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 페인트로 도색?…아파트 공사 납품 비리

입력 2015.12.14 (21:37) 수정 2015.12.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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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파트 외벽을 칠하는데 페인트가 아니라, 맹물을 납품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 입주자 대표에게 뇌물을 줬고, 이 돈을 벌충하기 위해 이른바 '맹물 페인트'를 납품했다는 건데요.

입주자대표와 납품업체 직원이 모두 구속됐습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후문으로 페인트 통을 가득 실은 트럭이 들어옵니다.

새것처럼 보이지만, 열어보니, 페인트가 아니라 물이 들어있습니다.

이 맹물 페인트가 아파트에 들어온 건 입주자 대표 최 모 씨가 챙긴 뒷돈 때문이었습니다.

최 씨는 모 페인트 납품업체와 시공업체가 아파트 도색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2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최 씨는 다른 업체들이 낸 서류를 몰래 확인해 응찰 가격을 알려주는 등의 수법으로 이들 업체를 도왔고, 그 대가로 천 5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공사가) 정지된 상태죠. 겨울엔 작업하기도 어렵고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납품업체 직원이 최 씨에게 줄 나머지 뒷돈을 마련하기 위해 페인트 1억 원어치를 산 것처럼 꾸며 맹물 페인트를 납품하려다 덜미가 잡힌 겁니다.

<인터뷰> 신숭희(화성동부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마치 페인트가 들어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페인트 통에 물을 넣고 납품을 한 것입니다."

아파트 관리비로 하는 공사지만,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 : "(공사한다는) 공지는 붙었는데 업체를 어떻게 선정했는지는 기억에 없는 것 같아요..."

경찰은 최 씨와 납품업체 직원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사람이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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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물 페인트로 도색?…아파트 공사 납품 비리
    • 입력 2015-12-14 21:38:17
    • 수정2015-12-14 21: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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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파트 외벽을 칠하는데 페인트가 아니라, 맹물을 납품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 입주자 대표에게 뇌물을 줬고, 이 돈을 벌충하기 위해 이른바 '맹물 페인트'를 납품했다는 건데요.

입주자대표와 납품업체 직원이 모두 구속됐습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후문으로 페인트 통을 가득 실은 트럭이 들어옵니다.

새것처럼 보이지만, 열어보니, 페인트가 아니라 물이 들어있습니다.

이 맹물 페인트가 아파트에 들어온 건 입주자 대표 최 모 씨가 챙긴 뒷돈 때문이었습니다.

최 씨는 모 페인트 납품업체와 시공업체가 아파트 도색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2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최 씨는 다른 업체들이 낸 서류를 몰래 확인해 응찰 가격을 알려주는 등의 수법으로 이들 업체를 도왔고, 그 대가로 천 5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공사가) 정지된 상태죠. 겨울엔 작업하기도 어렵고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납품업체 직원이 최 씨에게 줄 나머지 뒷돈을 마련하기 위해 페인트 1억 원어치를 산 것처럼 꾸며 맹물 페인트를 납품하려다 덜미가 잡힌 겁니다.

<인터뷰> 신숭희(화성동부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마치 페인트가 들어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페인트 통에 물을 넣고 납품을 한 것입니다."

아파트 관리비로 하는 공사지만,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 : "(공사한다는) 공지는 붙었는데 업체를 어떻게 선정했는지는 기억에 없는 것 같아요..."

경찰은 최 씨와 납품업체 직원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사람이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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