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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기껏 쌓았는데”…‘잉여 스펙’도 감점
입력 2015.12.25 (09:00) 수정 2015.12.25 (12:03) 취재후
■ 28살 석사 학위자…40번 넘게 취업 ‘탈락’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28살 김 모 씨는 올해 하반기 기업 채용에서 경영 직군에 지원했다가 40번 넘게 떨어졌습니다. 서울 유명 사립대에서 공학계열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것이 장점이 되리라 기대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김00씨 스펙김00씨 스펙


명문대 출신에 토익 930점, 대학원 학점 3.8이면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는 '스펙'으로 여겨졌는데요, 요즘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관점에서 김 씨는 '잉여 스펙'으로 분류됩니다. 불필요하게 높은 학벌이나 학점, 어학 점수 등이 '잉여 스펙'이라는 겁니다.

잉여스펙 순위잉여스펙 순위


■ 인사담당자 “석·박사 학위가 가장 불필요”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 2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사담당자들이 이른바 '잉여 스펙'으로 가장 많이 지적한 건 석·박사 학위였습니다. 회계사 등 고급 자격증, 극기 경험, 한자와 한국사 자격증이 뒤를 이었습니다. 해외 경험과 어학 성적, 학벌도 꼽혔습니다.

인사담당자 10명 가운데 6명은 지원자들이 이런 필요없는 스펙을 가졌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 인사담당자 30%, ‘잉여 스펙’ 지원자에 “감점”

인사 담당자 10명 가운데 3명은 불필요한 스펙을 갖춘 지원자에게 오히려 감점 등 불이익을 줬다고 답했습니다. 스펙이 낮아서 감점한 사례는 자주 접했지만, 스펙이 많다고 감점하는 건 의외인데요.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나 봅니다.

실제로 인사담당자들 가운데 91%는 잉여 스펙의 지원자가 감점을 받고 탈락한 사례가 있다고 답했을 정도니까요.

감점을 준 이유로 가장 많았던 건 '높은 연봉과 조건을 요구할까 봐'였습니다. 스펙이 높은 만큼 기대치도 높고, 회사가 기대에 못 미치면 이직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인사담당자의 속내인 것 같습니다. 해당 스펙들의 직무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가 뒤를 이었습니다.
실무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이력서 채우기에 급급하고,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채용해보니 불만족스러웠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입사 면접입사 면접


■ 취업준비생 “기껏 스펙 채웠는데…황당”

취업준비생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넘어 좌절까지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석사학위자 김 씨도 마찬가집니다.

이른바 '취업 깡패'라는 공대를 나왔고, 문과 가운데 그나마 취업이 잘된다는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전공했는데 자꾸 취업 관문에서 탈락하니 "어중간한 스펙이 된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기업체마다 입사 지원서를 쓸 때 같은 직종을 지원해도 요구하는 스펙이 다르고 인재상도 모호했다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사실 인사담당자들이 꼽은 '잉여 스펙'은 학벌부터 영어점수까지 이력서에 쓰는 내용 대부분입니다.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일단 스펙을 쌓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취업준비생들에게 물어보면 기업체마다 중요하게 따지는 스펙도 다르고, 탈락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취준생취준생


전문가들은 기업체가 직무에 따른 명확한 인재상과 역량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취업준비생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경영직군 00명'과 같은 채용 공고, '성실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인재'와 같은 추상적인 인재상은 와 닿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또 스펙을 쌓도록 하는 역효과만 줄 뿐이고요.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체가 탈락 사유를 알려준다면, 취업 준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기업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기업체가 일일이 피드백을 하기란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감점까지 할만한 '잉여 스펙'을 갖춘 지원자는 취업난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사회적인 비용을 초래하는 잉여 스펙을 없애려면 기업체가 나서는 것이 맞겠지요. 어떤 스펙이 꼭 필요한지, 불필요한 스펙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는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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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25 09:00:21
    • 수정2015-12-25 12:03:51
    취재후
■ 28살 석사 학위자…40번 넘게 취업 ‘탈락’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28살 김 모 씨는 올해 하반기 기업 채용에서 경영 직군에 지원했다가 40번 넘게 떨어졌습니다. 서울 유명 사립대에서 공학계열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것이 장점이 되리라 기대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김00씨 스펙김00씨 스펙


명문대 출신에 토익 930점, 대학원 학점 3.8이면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는 '스펙'으로 여겨졌는데요, 요즘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관점에서 김 씨는 '잉여 스펙'으로 분류됩니다. 불필요하게 높은 학벌이나 학점, 어학 점수 등이 '잉여 스펙'이라는 겁니다.

잉여스펙 순위잉여스펙 순위


■ 인사담당자 “석·박사 학위가 가장 불필요”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 2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사담당자들이 이른바 '잉여 스펙'으로 가장 많이 지적한 건 석·박사 학위였습니다. 회계사 등 고급 자격증, 극기 경험, 한자와 한국사 자격증이 뒤를 이었습니다. 해외 경험과 어학 성적, 학벌도 꼽혔습니다.

인사담당자 10명 가운데 6명은 지원자들이 이런 필요없는 스펙을 가졌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 인사담당자 30%, ‘잉여 스펙’ 지원자에 “감점”

인사 담당자 10명 가운데 3명은 불필요한 스펙을 갖춘 지원자에게 오히려 감점 등 불이익을 줬다고 답했습니다. 스펙이 낮아서 감점한 사례는 자주 접했지만, 스펙이 많다고 감점하는 건 의외인데요.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나 봅니다.

실제로 인사담당자들 가운데 91%는 잉여 스펙의 지원자가 감점을 받고 탈락한 사례가 있다고 답했을 정도니까요.

감점을 준 이유로 가장 많았던 건 '높은 연봉과 조건을 요구할까 봐'였습니다. 스펙이 높은 만큼 기대치도 높고, 회사가 기대에 못 미치면 이직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인사담당자의 속내인 것 같습니다. 해당 스펙들의 직무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가 뒤를 이었습니다.
실무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이력서 채우기에 급급하고,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채용해보니 불만족스러웠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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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준비생 “기껏 스펙 채웠는데…황당”

취업준비생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넘어 좌절까지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석사학위자 김 씨도 마찬가집니다.

이른바 '취업 깡패'라는 공대를 나왔고, 문과 가운데 그나마 취업이 잘된다는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전공했는데 자꾸 취업 관문에서 탈락하니 "어중간한 스펙이 된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기업체마다 입사 지원서를 쓸 때 같은 직종을 지원해도 요구하는 스펙이 다르고 인재상도 모호했다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사실 인사담당자들이 꼽은 '잉여 스펙'은 학벌부터 영어점수까지 이력서에 쓰는 내용 대부분입니다.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일단 스펙을 쌓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취업준비생들에게 물어보면 기업체마다 중요하게 따지는 스펙도 다르고, 탈락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취준생취준생


전문가들은 기업체가 직무에 따른 명확한 인재상과 역량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취업준비생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경영직군 00명'과 같은 채용 공고, '성실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인재'와 같은 추상적인 인재상은 와 닿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또 스펙을 쌓도록 하는 역효과만 줄 뿐이고요.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체가 탈락 사유를 알려준다면, 취업 준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기업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기업체가 일일이 피드백을 하기란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감점까지 할만한 '잉여 스펙'을 갖춘 지원자는 취업난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사회적인 비용을 초래하는 잉여 스펙을 없애려면 기업체가 나서는 것이 맞겠지요. 어떤 스펙이 꼭 필요한지, 불필요한 스펙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는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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