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묻힌 ‘미담’…제주공항엔 情도 있었다

입력 2016.01.25 (17:11) 수정 2016.01.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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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재개 대합실 북새통운항 재개 대합실 북새통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사흘째 중단됐던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25일 오후 3시를 기해 재개됐다.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폭설이 내렸던 주말과 휴일 제주공항에서의 악몽과 같은 표류기가 거의 톱 아이템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폭설로 고립됐던 제주도에는 악몽 같은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항 체류객들에게 빵과 음료, 컵라면을 제공하고 심지어 무료로 숙박을 제공한 제주도민들도 많았다.

공항에서 빵과 삼다수 나눠주는 제주도민공항에서 빵과 삼다수 나눠주는 제주도민


쵸코파이와 캔커피 나눠주는 시민들쵸코파이와 캔커피 나눠주는 시민들


시민들 무료 숙식 제공…방송인 허수경 씨 상화탕 나눠줘

공항이 폐쇄돼 오갈데 없는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말인 23일에는 제주공항 내 편의점의 김밥과 빵 등 간식거리가 모두 동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눈길에 대중교통이 끊기고 공항주변 숙소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오갈데 없는 사람들은 아예 공항 대합실에서 뜬눈으로 지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 최대 커뮤니티인 제주맘카페 회원들은 24일 오후부터 오갈데 없어 공항에 대기중인 관광객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화답하듯 카페 회원들은 앞다퉈 댓글을 달며 자기가 사는 동네와 전화번호를 올렸다.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회원만 50명이 넘었다.

제주에 살면서 서울에서 라디오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허수경씨는 공항을 찾았다 하늘길이 막히자 쌍화탕 1000개를 직접 구입해 관광객들에게 전달했고,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60대 부부는 직접 공항에 나와 삶은 계란과 고구마, 귤을 관광객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호텔업체인 신라스테이제주는 공항체류객 130여명에게 무료로 객실을 제공했다.

빵과 음료수, 고무 매트도 지원

고무 매트 스티로폼 제공고무 매트 스티로폼 제공


제주공항에서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으면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부랴부랴 이불 수 천장과 고무매트, 스티로폼 등을 공수해 하루종일 관광객들에게 지원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제주자치도는 공항 체류객들에게 24일 오후 3시 빵(1만 여개)과 음료를 제공, 제주도민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이와함께 공항 체류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담요 650점을 비롯해 삼다수, 컵라면 등 간식을 제공하고, 전세버스 35대를 투입해 이동편의를 제공했다.

제주공항 정상 되찾아…눈만 오면 난리 반복

악몽과도 같은 사흘동안의 고립을 끝으로 이제 제주공항은 정상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동안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서로 먼저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리는 바람에 대합실은 아수라장이다.

[연관 기사] ☞ 42시간 공항폐쇄…제주공항 탈출 러쉬

천재지변인 상황에서 공항이 폐쇄되고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건 지구촌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이를 극복하고 대처하는 방법이다. 그런면에서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할 말이 많을 듯 하다. 폭설과 한파 소식에 '미담'은 온통 덮히고 불편함과 짜증났던 사례들만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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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설에 묻힌 ‘미담’…제주공항엔 情도 있었다
    • 입력 2016-01-25 17:11:59
    • 수정2016-01-25 17:12:30
    취재K
운항 재개 대합실 북새통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사흘째 중단됐던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25일 오후 3시를 기해 재개됐다.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폭설이 내렸던 주말과 휴일 제주공항에서의 악몽과 같은 표류기가 거의 톱 아이템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폭설로 고립됐던 제주도에는 악몽 같은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항 체류객들에게 빵과 음료, 컵라면을 제공하고 심지어 무료로 숙박을 제공한 제주도민들도 많았다.
공항에서 빵과 삼다수 나눠주는 제주도민
쵸코파이와 캔커피 나눠주는 시민들
시민들 무료 숙식 제공…방송인 허수경 씨 상화탕 나눠줘 공항이 폐쇄돼 오갈데 없는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말인 23일에는 제주공항 내 편의점의 김밥과 빵 등 간식거리가 모두 동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눈길에 대중교통이 끊기고 공항주변 숙소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오갈데 없는 사람들은 아예 공항 대합실에서 뜬눈으로 지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 최대 커뮤니티인 제주맘카페 회원들은 24일 오후부터 오갈데 없어 공항에 대기중인 관광객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화답하듯 카페 회원들은 앞다퉈 댓글을 달며 자기가 사는 동네와 전화번호를 올렸다.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회원만 50명이 넘었다. 제주에 살면서 서울에서 라디오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허수경씨는 공항을 찾았다 하늘길이 막히자 쌍화탕 1000개를 직접 구입해 관광객들에게 전달했고,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60대 부부는 직접 공항에 나와 삶은 계란과 고구마, 귤을 관광객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호텔업체인 신라스테이제주는 공항체류객 130여명에게 무료로 객실을 제공했다. 빵과 음료수, 고무 매트도 지원
고무 매트 스티로폼 제공
제주공항에서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으면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부랴부랴 이불 수 천장과 고무매트, 스티로폼 등을 공수해 하루종일 관광객들에게 지원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제주자치도는 공항 체류객들에게 24일 오후 3시 빵(1만 여개)과 음료를 제공, 제주도민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이와함께 공항 체류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담요 650점을 비롯해 삼다수, 컵라면 등 간식을 제공하고, 전세버스 35대를 투입해 이동편의를 제공했다. 제주공항 정상 되찾아…눈만 오면 난리 반복 악몽과도 같은 사흘동안의 고립을 끝으로 이제 제주공항은 정상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동안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서로 먼저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리는 바람에 대합실은 아수라장이다. [연관 기사] ☞ 42시간 공항폐쇄…제주공항 탈출 러쉬 천재지변인 상황에서 공항이 폐쇄되고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건 지구촌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이를 극복하고 대처하는 방법이다. 그런면에서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할 말이 많을 듯 하다. 폭설과 한파 소식에 '미담'은 온통 덮히고 불편함과 짜증났던 사례들만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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