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지카 바이러스’ 감염 공포 확산일로

입력 2016.01.27 (21:29) 수정 2016.01.28 (10: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이집트숲 모기입니다.

이 모기가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데요.

브라질과 중남미에서 주로 발견되던 이 지카바이러스가 미국과 유럽과 아시아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머리둘레가 32센티미터 이하인 소두증 신생아를 낳을 위험이 커지는데요.

이미 4천건의 소두증 사례가 발생한 브라질은 다음달 카니발 축제와 8월 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전 세계로 감염 공포 확산 중 ▼

<리포트>

브라질 도심의 한 병원.

의사가 신생아의 머리 둘레를 측정합니다.

브라질 내 소두증 의심 신고는 2014년 140건에서 지난해에 약 4천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가운데 신생아 50여 명이 숨지면서 주민들의 공포는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마(산모) : "몸에 붉은 반점이 생겨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그런데 태어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거에요."

브라질 정부가 군까지 동원해 모기 퇴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브라질은 사계절 따뜻한 데다 숲이 많고 수질 오염도 심각한데요. 주택가 근처의 이런 하천이나 웅덩이가 모기 서식지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음달 초 열리는 리우 삼바 카니발 100주년 축제입니다.

모기 번식이 왕성한 시기라서 지카 바이러스가 관광객들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될까 우려됩니다.

<녹취> 다르제(리우 의사협회장) : "공중보건 측면에서 리우데자네이루는 아주 심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아시아까지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서, 바이러스 확산은 시간 문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 예방도, 치료도 안돼…임신부 특히 ‘위험’ ▼

<리포트>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된데는 이런 열대 우림이 무차별적으로 개발되면서 여기에 서식하던 모기들이 쉽게 서식지를 옮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지구온난화로 모기의 서식 범위가 넓어졌고, 도시에 사는 모기도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이러다 보니, 모기를 통해 옮겨지는 질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황열, 뎅기열 등이 모두 모기를 매개로 전파됩니다.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것은 성인의 경우 감염되도 발열과 두통 같은 감기 증세를 보이고 사망 사례도 보고된 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신한 여성은 사정이 다른데요. 감염되면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소두증 의심환자가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기 전까지는 가벼운 증상만 있었기 때문에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뒤늦게 세계 각국에서 백신개발을 서두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지카 바이러스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판단아래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어서, 위재천 기자의 보도입니다.

▼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백신은?▼

<리포트>

국내 한 바이오 업체입니다.

지난해부터 미국 제약회사와 함께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상용화는 어려워보입니다.

<인터뷰> 정문섭(바이오업체 연구소장) : "(백신 개발이)동물실험 단계에 있지만 상용화되고 출시 되기 위해서는 5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이 늦어지는 만큼 특히 임신부는 지카바이러스 유행 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입니다.

국내에 있다고 안심할 순 없습니다.

드물지만 수혈이나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 흰줄숲모기도 이집트숲모기처럼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 "해외여행을 통해 감염이 돼서 혈액 내에 지카바이러스를 보유한 상황에서 국내 토착 흰줄숲모기에 물린 경우에는 국내에 토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감염자의 국내 유입 차단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보건당국은 지카바이러스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영준(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 연구관) :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이 되면 신고의 의무, 보건당국은 관리 책임의 의무가 법적 근거가 마련돼서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 될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지카바이러스 유행 지역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지카 바이러스’ 감염 공포 확산일로
    • 입력 2016-01-27 21:33:04
    • 수정2016-01-28 10:05:54
    뉴스 9
<앵커 멘트> 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이집트숲 모기입니다. 이 모기가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데요. 브라질과 중남미에서 주로 발견되던 이 지카바이러스가 미국과 유럽과 아시아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머리둘레가 32센티미터 이하인 소두증 신생아를 낳을 위험이 커지는데요. 이미 4천건의 소두증 사례가 발생한 브라질은 다음달 카니발 축제와 8월 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전 세계로 감염 공포 확산 중 ▼ <리포트> 브라질 도심의 한 병원. 의사가 신생아의 머리 둘레를 측정합니다. 브라질 내 소두증 의심 신고는 2014년 140건에서 지난해에 약 4천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가운데 신생아 50여 명이 숨지면서 주민들의 공포는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마(산모) : "몸에 붉은 반점이 생겨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그런데 태어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거에요." 브라질 정부가 군까지 동원해 모기 퇴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브라질은 사계절 따뜻한 데다 숲이 많고 수질 오염도 심각한데요. 주택가 근처의 이런 하천이나 웅덩이가 모기 서식지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음달 초 열리는 리우 삼바 카니발 100주년 축제입니다. 모기 번식이 왕성한 시기라서 지카 바이러스가 관광객들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될까 우려됩니다. <녹취> 다르제(리우 의사협회장) : "공중보건 측면에서 리우데자네이루는 아주 심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아시아까지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서, 바이러스 확산은 시간 문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 예방도, 치료도 안돼…임신부 특히 ‘위험’ ▼ <리포트>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된데는 이런 열대 우림이 무차별적으로 개발되면서 여기에 서식하던 모기들이 쉽게 서식지를 옮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지구온난화로 모기의 서식 범위가 넓어졌고, 도시에 사는 모기도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이러다 보니, 모기를 통해 옮겨지는 질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황열, 뎅기열 등이 모두 모기를 매개로 전파됩니다.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것은 성인의 경우 감염되도 발열과 두통 같은 감기 증세를 보이고 사망 사례도 보고된 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신한 여성은 사정이 다른데요. 감염되면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소두증 의심환자가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기 전까지는 가벼운 증상만 있었기 때문에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뒤늦게 세계 각국에서 백신개발을 서두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지카 바이러스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판단아래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어서, 위재천 기자의 보도입니다. ▼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백신은?▼ <리포트> 국내 한 바이오 업체입니다. 지난해부터 미국 제약회사와 함께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상용화는 어려워보입니다. <인터뷰> 정문섭(바이오업체 연구소장) : "(백신 개발이)동물실험 단계에 있지만 상용화되고 출시 되기 위해서는 5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이 늦어지는 만큼 특히 임신부는 지카바이러스 유행 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입니다. 국내에 있다고 안심할 순 없습니다. 드물지만 수혈이나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 흰줄숲모기도 이집트숲모기처럼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 "해외여행을 통해 감염이 돼서 혈액 내에 지카바이러스를 보유한 상황에서 국내 토착 흰줄숲모기에 물린 경우에는 국내에 토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감염자의 국내 유입 차단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보건당국은 지카바이러스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영준(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 연구관) :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이 되면 신고의 의무, 보건당국은 관리 책임의 의무가 법적 근거가 마련돼서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 될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지카바이러스 유행 지역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