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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치마가 성폭행 대비용?…무자격 가이드의 도를 넘는 ‘역사 왜곡’
입력 2016.02.13 (07:07) | 수정 2016.02.13 (13:24) 멀티미디어 뉴스
한복 치마가 성폭행 대비용?…무자격 가이드의 도를 넘는 ‘역사 왜곡’
'외국인 관광객 1,400만 시대.' 정부는 '관광 한국'을 내세우고 있지만 재방문 관광객은 20% 수준에서 해마다 계속 떨어지기만 할까?

지난달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아침, 경기도 수원의 한 관광지에서 A씨를 만났다. 관광업계 문제를 제보하겠다는 사람이었다. 관련 자격증도 딴 전문가였다. 해외 경험도 풍부한 A씨는 몹시 긴장한 상태였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걱정하던 A씨, 그는 취재진을 마주하자 차분한 목소리로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 문제를 고발했다.

"지금까지 문제 제기한 것만으로도 각종 불이익과 역공을 당해왔습니다. 여행사에서는 '관광 면세점에서 물건도 외국인 가이드보다 못 팔면서 무슨 항의를 하느냐'고 질책하기 일쑤였습니다. 무자격이 무슨 문제냐는 식이지요. 또 '성적인 농담과 화끈한 얘기를 좋아하는 외국 관광객의 취향도 모르냐'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A씨와 1시간 가까운 인터뷰 이후에 한국 관광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 관광의 고질적인 문제는 질이 낮은 패키지 여행상품, 한국 내 여행사들의 출혈 경쟁, 해외 현지 여행사의 여행객모집 관행이 아니라 무자격 외국이 가이드때문이란 확신이 생겼다.

경복궁은 중국 모방품...한복 치마 '성폭행 방지용'?

☞ [다운받기] 무자격 태국인 가이드 해설 번역본 [HWP]

A씨의 제보대로 경복궁과 창덕궁 등 서울 시내 중심지역의 고궁을 찾았다. 정말 무자격 가이드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A씨도 포함된 단체 여행객들을 만났고 우연을 가장해 태국인 가이드에게 접근했다.

취재진이 다가가 '당신이 가이드냐'는 질문을 하자 자신은 '투어 리더'일뿐이란 답이 돌아왔다. 물론 태국어로 하는 고궁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태국에서 살다온 A의 번역에 따르면 이것은 역사 왜곡을 넘어 '문화적 유린'이란 생각이 들었다.

태국인 관광 가이드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 등을 의식한 듯 고궁에서 '일본 닌자'의 설명을 먼저 시작했다. 그리고 고궁의 바닥이 돌로 된 곳과 모래로 된 것을 이유를 설명하면서 모두 암살자를 피하기 위한 것이란 자의적인 해설을 늘어놓았다. 고궁 내 바닥을 모래로 한 것은 이런 암살자가 몰래 들어왔을 때 모래 밟는 발걸음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고궁내 돌로 된 길은 이런 암살자들이 찬 칼이 돌과 마찰음을 내기 때문에 미리 왕이 피신해 암살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해설이었다. 한국 고궁은 중국 건축물을 모방품이란 폄하 발언도 이어졌다.



더 충격적인 해설은 한복체험관에서 나왔다. 한복의 유래에 대한 상식적인 설명으로 시작하더니, 일제강점기 이야기가 나오면서 설명이 이상해졌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고, 일본은 한국을 압제하기 위해 한국 곳곳에 일본인이 퍼져서 살게 하면서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특히 일본 군인들이 한국인을 상대로 성폭행을 워낙 많이 했다. 그래서 일본 남자가 성폭행하는 것으로부터 한국 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복 치마를 펑퍼짐하게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 모습(임신한 것 같은 모습)을 보면 일본 남자들의 성욕이 없어질 테니까. 이것이 한복 치마 모양을 퍼지게 만든 이유이다. 하지만 한복은 아름답게 생겼다." (태국인 가이드 해설 번역본 중에서)

무자격 가이드들의 엉터리 설명을 태국인 관광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 태국인 관광객은 태국인 가이드의 엉터리 설명에 대해 "한국에 오기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어처구니없는 해설을 참다못해 그 자리에서 관광객들에게 추가적인 해설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외국인 가이드가 한국의 클럽 문화를 설명하면서 '한국인이 성적으로 개방적이고 문란하다'고 하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극히 일부일 뿐인데 과장됐다'고 부가 설명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A씨의 설명을 곱지 않게 본 외국인 가이드들의 반격은 여행사를 통해 고스란히 돌아왔다고 한다. 우선 일을 맡기는 횟수가 줄었고, 면세점에서 판매액이 외국인 가이드보다 낮다며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네가 뭐라고 쇼핑 여행을 망치느냐, 외국인 가이드의 말에 항의하느냐는 식의 반응이지요. 여행사에서는 노발대발했습니다. 그쪽 태국인들이 그런 성적인 농담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 못 하냐 그런 식으로 재미있게 말하는 법을 배우든가 해야지 왜 문제 삼느냐는 말까지 들었지요. 이러다가 일을 맡기는 것이 줄어들었고 외국인 가이드보다 면세점 실적이 안 좋다고 말하면서 점점 어려운 투어 그룹(팁이 적거나 인원이 많은)만을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A씨는 태국인 무자격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성적인 수치심'까지 느꼈다고 했다. 해외에서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관광 관련 자격증을 따서 일하기 시작할 때 가족 모두가 기뻐했지만, 업계 실상을 알고 나니 모두 '일을 그만두라'고 말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문화 해설, 민간 외교관 역할은 커녕 외국인 가이드와 선배 가이드가 물건 팔 때 옆에서 추임새를 넣으면서 '주워 먹는 법부터 배워라'는 말을 여행사 간부에게 들었을 때는 왈칵 눈물이 났다고 했다.

형식적인 단속 뿐...한국관광이 오히려 '한류' 실추

고궁에서 만난 문화 해설사는 외국인 가이드들의 문제를 알면서도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인터뷰하기를 꺼렸고, 언급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했다. 그냥 관광업계의 암묵적인 관행으로 여기는 셈이었다.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말을 듣기위해 연성대 관광학부 최윤선 교수를 찾아갔다. 최 교수는 한국사에 대한 공부,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의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로 인한 가장 큰 폐해는 한국 역사에 대한 왜곡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중국인 가이드들의 경우 '해시계 측우기의 경우 중국에서 먼저 만들었는데 한국 역사가 잘못 기술돼서 이렇게 전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결국 해외 여행객모집을 책임지는 여행사에 종속된 업계 풍토, 값싼 무자격 인력을 선호하는 한국 여행사의 근시안적인 태도 등을 꼽았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말을 믿고 이런 인식을 전파하면서 생기는 파생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결국은 '한국이 내 나라만큼도 못하네! 배울 것이 없는 나라네'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한류'때문에 잔뜩 기대하고 온 관광객들이 이렇게 실망하고 돌아가면 그 결과를 어떻겠습니까.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가 여행객을 이끌고 다니지 못하게 법적인 제도적인 단속 규정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관광통역 관광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해도 제대로 취업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는데요. 정부 실무자들이 하루만 외국인 관광객들과 다녀봐도 알수 있는 문제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1,500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선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연관 기사] ☞ 질 낮은 싸구려 관광…재방문 고작 25%
  • 한복 치마가 성폭행 대비용?…무자격 가이드의 도를 넘는 ‘역사 왜곡’
    • 입력 2016.02.13 (07:07)
    • 수정 2016.02.13 (13:24)
    멀티미디어 뉴스
한복 치마가 성폭행 대비용?…무자격 가이드의 도를 넘는 ‘역사 왜곡’
'외국인 관광객 1,400만 시대.' 정부는 '관광 한국'을 내세우고 있지만 재방문 관광객은 20% 수준에서 해마다 계속 떨어지기만 할까?

지난달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아침, 경기도 수원의 한 관광지에서 A씨를 만났다. 관광업계 문제를 제보하겠다는 사람이었다. 관련 자격증도 딴 전문가였다. 해외 경험도 풍부한 A씨는 몹시 긴장한 상태였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걱정하던 A씨, 그는 취재진을 마주하자 차분한 목소리로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 문제를 고발했다.

"지금까지 문제 제기한 것만으로도 각종 불이익과 역공을 당해왔습니다. 여행사에서는 '관광 면세점에서 물건도 외국인 가이드보다 못 팔면서 무슨 항의를 하느냐'고 질책하기 일쑤였습니다. 무자격이 무슨 문제냐는 식이지요. 또 '성적인 농담과 화끈한 얘기를 좋아하는 외국 관광객의 취향도 모르냐'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A씨와 1시간 가까운 인터뷰 이후에 한국 관광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 관광의 고질적인 문제는 질이 낮은 패키지 여행상품, 한국 내 여행사들의 출혈 경쟁, 해외 현지 여행사의 여행객모집 관행이 아니라 무자격 외국이 가이드때문이란 확신이 생겼다.

경복궁은 중국 모방품...한복 치마 '성폭행 방지용'?

☞ [다운받기] 무자격 태국인 가이드 해설 번역본 [HWP]

A씨의 제보대로 경복궁과 창덕궁 등 서울 시내 중심지역의 고궁을 찾았다. 정말 무자격 가이드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A씨도 포함된 단체 여행객들을 만났고 우연을 가장해 태국인 가이드에게 접근했다.

취재진이 다가가 '당신이 가이드냐'는 질문을 하자 자신은 '투어 리더'일뿐이란 답이 돌아왔다. 물론 태국어로 하는 고궁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태국에서 살다온 A의 번역에 따르면 이것은 역사 왜곡을 넘어 '문화적 유린'이란 생각이 들었다.

태국인 관광 가이드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 등을 의식한 듯 고궁에서 '일본 닌자'의 설명을 먼저 시작했다. 그리고 고궁의 바닥이 돌로 된 곳과 모래로 된 것을 이유를 설명하면서 모두 암살자를 피하기 위한 것이란 자의적인 해설을 늘어놓았다. 고궁 내 바닥을 모래로 한 것은 이런 암살자가 몰래 들어왔을 때 모래 밟는 발걸음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고궁내 돌로 된 길은 이런 암살자들이 찬 칼이 돌과 마찰음을 내기 때문에 미리 왕이 피신해 암살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해설이었다. 한국 고궁은 중국 건축물을 모방품이란 폄하 발언도 이어졌다.



더 충격적인 해설은 한복체험관에서 나왔다. 한복의 유래에 대한 상식적인 설명으로 시작하더니, 일제강점기 이야기가 나오면서 설명이 이상해졌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고, 일본은 한국을 압제하기 위해 한국 곳곳에 일본인이 퍼져서 살게 하면서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특히 일본 군인들이 한국인을 상대로 성폭행을 워낙 많이 했다. 그래서 일본 남자가 성폭행하는 것으로부터 한국 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복 치마를 펑퍼짐하게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 모습(임신한 것 같은 모습)을 보면 일본 남자들의 성욕이 없어질 테니까. 이것이 한복 치마 모양을 퍼지게 만든 이유이다. 하지만 한복은 아름답게 생겼다." (태국인 가이드 해설 번역본 중에서)

무자격 가이드들의 엉터리 설명을 태국인 관광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 태국인 관광객은 태국인 가이드의 엉터리 설명에 대해 "한국에 오기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어처구니없는 해설을 참다못해 그 자리에서 관광객들에게 추가적인 해설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외국인 가이드가 한국의 클럽 문화를 설명하면서 '한국인이 성적으로 개방적이고 문란하다'고 하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극히 일부일 뿐인데 과장됐다'고 부가 설명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A씨의 설명을 곱지 않게 본 외국인 가이드들의 반격은 여행사를 통해 고스란히 돌아왔다고 한다. 우선 일을 맡기는 횟수가 줄었고, 면세점에서 판매액이 외국인 가이드보다 낮다며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네가 뭐라고 쇼핑 여행을 망치느냐, 외국인 가이드의 말에 항의하느냐는 식의 반응이지요. 여행사에서는 노발대발했습니다. 그쪽 태국인들이 그런 성적인 농담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 못 하냐 그런 식으로 재미있게 말하는 법을 배우든가 해야지 왜 문제 삼느냐는 말까지 들었지요. 이러다가 일을 맡기는 것이 줄어들었고 외국인 가이드보다 면세점 실적이 안 좋다고 말하면서 점점 어려운 투어 그룹(팁이 적거나 인원이 많은)만을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A씨는 태국인 무자격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성적인 수치심'까지 느꼈다고 했다. 해외에서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관광 관련 자격증을 따서 일하기 시작할 때 가족 모두가 기뻐했지만, 업계 실상을 알고 나니 모두 '일을 그만두라'고 말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문화 해설, 민간 외교관 역할은 커녕 외국인 가이드와 선배 가이드가 물건 팔 때 옆에서 추임새를 넣으면서 '주워 먹는 법부터 배워라'는 말을 여행사 간부에게 들었을 때는 왈칵 눈물이 났다고 했다.

형식적인 단속 뿐...한국관광이 오히려 '한류' 실추

고궁에서 만난 문화 해설사는 외국인 가이드들의 문제를 알면서도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인터뷰하기를 꺼렸고, 언급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했다. 그냥 관광업계의 암묵적인 관행으로 여기는 셈이었다.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말을 듣기위해 연성대 관광학부 최윤선 교수를 찾아갔다. 최 교수는 한국사에 대한 공부,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의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로 인한 가장 큰 폐해는 한국 역사에 대한 왜곡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중국인 가이드들의 경우 '해시계 측우기의 경우 중국에서 먼저 만들었는데 한국 역사가 잘못 기술돼서 이렇게 전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결국 해외 여행객모집을 책임지는 여행사에 종속된 업계 풍토, 값싼 무자격 인력을 선호하는 한국 여행사의 근시안적인 태도 등을 꼽았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말을 믿고 이런 인식을 전파하면서 생기는 파생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결국은 '한국이 내 나라만큼도 못하네! 배울 것이 없는 나라네'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한류'때문에 잔뜩 기대하고 온 관광객들이 이렇게 실망하고 돌아가면 그 결과를 어떻겠습니까. 무자격 외국인 가이드가 여행객을 이끌고 다니지 못하게 법적인 제도적인 단속 규정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관광통역 관광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해도 제대로 취업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는데요. 정부 실무자들이 하루만 외국인 관광객들과 다녀봐도 알수 있는 문제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1,500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선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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