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보호’로 상 받은 수자원공사…알고 보니 서식지 파괴

입력 2016.03.07 (19:14) 수정 2016.03.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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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두루미의 날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두루미 서식지가 임진강 상류인데요.

지난 겨울,이곳을 찾는 두루미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인근 댐에 물을 채우면서 서식지가 사라진 탓인데, 수자원공사는 두루미를 보호했다며 상까지 받았던 터였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민통선 안 임진강 상류.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두루미 수 백 마리가 평화롭게 머물던 곳이었습니다.

얕은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근처 수풀에서 휴식도 취합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이곳을 찾는 두루미 수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인근 군남댐 수위를 높이면서, 두루미 서식지였던 섬과 여울이 사라져버린 탓입니다.

<인터뷰> 이광길(경기도 연천군) : "마을에서도 두루미 먹이터도 만들고 먹이주기 행사도 하는데 두루미가 그 전처럼 많이 안보이니까 안타깝게 생각하죠."

헤엄에 서툰 두루미는 깊은 물에서는 먹이 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석우(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의장) : "깊은 데로 들어가서 헤엄을 칠 수 없어요. 헤엄을 못치는 두루미가 물이 깊은 데로 들어갈 수가 없는 거죠."

군남댐 건설 당시 수자원공사는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두루미 보호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근처에 대체 잠자리,먹이터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두루미 보호 대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며 환경부에서 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5년여 만에 두루미 서식지를 수몰시킨 겁니다.

<녹취> 수자원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임진강 상류)에 오는 개체수는 줄 수 있겠는데 여기가 안되니까 어딘가 딴데로 가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두루미는 전세계에 3천 마리 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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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루미 보호’로 상 받은 수자원공사…알고 보니 서식지 파괴
    • 입력 2016-03-07 19:16:23
    • 수정2016-03-07 19: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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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두루미의 날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두루미 서식지가 임진강 상류인데요.

지난 겨울,이곳을 찾는 두루미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인근 댐에 물을 채우면서 서식지가 사라진 탓인데, 수자원공사는 두루미를 보호했다며 상까지 받았던 터였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민통선 안 임진강 상류.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두루미 수 백 마리가 평화롭게 머물던 곳이었습니다.

얕은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근처 수풀에서 휴식도 취합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이곳을 찾는 두루미 수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인근 군남댐 수위를 높이면서, 두루미 서식지였던 섬과 여울이 사라져버린 탓입니다.

<인터뷰> 이광길(경기도 연천군) : "마을에서도 두루미 먹이터도 만들고 먹이주기 행사도 하는데 두루미가 그 전처럼 많이 안보이니까 안타깝게 생각하죠."

헤엄에 서툰 두루미는 깊은 물에서는 먹이 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석우(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의장) : "깊은 데로 들어가서 헤엄을 칠 수 없어요. 헤엄을 못치는 두루미가 물이 깊은 데로 들어갈 수가 없는 거죠."

군남댐 건설 당시 수자원공사는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두루미 보호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근처에 대체 잠자리,먹이터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두루미 보호 대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며 환경부에서 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5년여 만에 두루미 서식지를 수몰시킨 겁니다.

<녹취> 수자원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임진강 상류)에 오는 개체수는 줄 수 있겠는데 여기가 안되니까 어딘가 딴데로 가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두루미는 전세계에 3천 마리 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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