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① 다문화 자녀 ‘이중고’…언어 서툴러 왕따까지

입력 2016.03.11 (21:30) 수정 2016.03.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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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 자녀 수가 2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말이 안 되다 보니,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까지 당한다고 합니다.

김수연 기자가 다문화 학생들의 어려움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넉 달 전, 필리핀에서 부모를 따라 입국한 15살 원빈이는 일주일에 세 번 한국어 수업을 받습니다.

아직 말하고 읽고 쓰는 것이 모두 서툽니다.

<녹취> "되...답니다? (된답니다.) 된답니다."

필리핀에서는 상위권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아직 중학교 입학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빈(다문화 학생) : "(걱정되는 부분 어떤 게 있어요?) 그건 스펠링(맞춤법), 그리고 그래머(문법)요."

낯선 곳에서 위축되진 않을까, 엄마는 안쓰럽고, 미안합니다.

<인터뷰> 에밀리(필리핀 출신 이주 여성) : "원빈이는 (말이) 항상 영어만 나온다니까 (걱정돼요).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말 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오는 거에요."

설사 입학을 하더라도 학습 부진에, 또래와의 소통까지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 다문화 학생(음성 변조) : "한국 친구들은 '너희 한국말 이해 못한다'고 하면서 우리랑 잘 안 놀아요. 그래서 우리도 같이 안 놀고 싶어요."

지난 2014년 다문화 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1.01%로 전체 학생의 중단율보다 높았습니다.

<인터뷰> 주정옥(다문화 유치원 원장) :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다 보니까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우리 유치원 같은 경우는 모든 놀이 활동 속에서 선생님이 같이 언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난해 다문화 가정 자녀는 십 년 전보다 8배 가까이 늘어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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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① 다문화 자녀 ‘이중고’…언어 서툴러 왕따까지
    • 입력 2016-03-11 21:30:39
    • 수정2016-03-11 22: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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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 자녀 수가 2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말이 안 되다 보니,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까지 당한다고 합니다.

김수연 기자가 다문화 학생들의 어려움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넉 달 전, 필리핀에서 부모를 따라 입국한 15살 원빈이는 일주일에 세 번 한국어 수업을 받습니다.

아직 말하고 읽고 쓰는 것이 모두 서툽니다.

<녹취> "되...답니다? (된답니다.) 된답니다."

필리핀에서는 상위권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아직 중학교 입학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빈(다문화 학생) : "(걱정되는 부분 어떤 게 있어요?) 그건 스펠링(맞춤법), 그리고 그래머(문법)요."

낯선 곳에서 위축되진 않을까, 엄마는 안쓰럽고, 미안합니다.

<인터뷰> 에밀리(필리핀 출신 이주 여성) : "원빈이는 (말이) 항상 영어만 나온다니까 (걱정돼요).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말 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오는 거에요."

설사 입학을 하더라도 학습 부진에, 또래와의 소통까지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 다문화 학생(음성 변조) : "한국 친구들은 '너희 한국말 이해 못한다'고 하면서 우리랑 잘 안 놀아요. 그래서 우리도 같이 안 놀고 싶어요."

지난 2014년 다문화 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1.01%로 전체 학생의 중단율보다 높았습니다.

<인터뷰> 주정옥(다문화 유치원 원장) :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다 보니까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우리 유치원 같은 경우는 모든 놀이 활동 속에서 선생님이 같이 언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난해 다문화 가정 자녀는 십 년 전보다 8배 가까이 늘어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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