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효과 가시화

입력 2016.03.18 (21:23) 수정 2016.03.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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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사람들이 달러 뭉칫돈을 본국으로 가져가려다 스리랑카 세관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UN의 강력한 금융 제재로 은행 송금이 힘들어진 데 이어 북한 노동자를 통한 현금 운반마저 제동이 걸렸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北 국제 금융제재로 노동자 월급 ‘인편배달’▼

<리포트>

스리랑카 공항 세관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는 북한인은 2명입니다.

15만 달러, 우리 돈 1억 8천만 원 정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지난 14일 오만을 출발해 베이징으로 가는 도중 스리랑카에서 환승하는 길이었습니다.

<녹취> 전지선(주스리랑카 대사관 참사관) : "체포인지 아닌지 조차도 다 확인하고 있고요. 큰 현금을 갖고 있었다면 중요한 문제잖아요."

들은 오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외 북한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은 해외 은행의 차명계좌를 거쳐 북한으로 송금하기도 하지만,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가 동결된 뒤부터는 북한 노동자들이 직접 운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UN의 강력한 제재로 이마저 제동이 걸린 겁니다.

<녹취> 고명현(박사/아산정책연구원) : "더 많은 UN 회원국들이 이제는 집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거죠. 제가 아는 한은 인편으로 돈을 가지고 들어가는 걸 막은 경우는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금융 제재에 이어 해외 노동자들의 현금 운반길까지 막히면서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북한 돈줄 차단 효과는?▼

<기자 멘트>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을 알아볼까요?

먼저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입니다.

중국를 비롯해 전세계 12개국 130여 곳에서 한 해 1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 제재 이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서, 일부 식당은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도 중요한 외화벌이 사업인데요.

40여개 나라에 10만 명 정도가 파견돼 2억 5천만 달러 정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미국이 어제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 노동자 송출 행위를 금지했죠.

이렇게 되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제3국 기업이 부담을 갖게되고 결국 북한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가 타격을 입게 됩니다.

북한 외화벌이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광물 수출입니다.

지난 2014년 북한이 중국에 광물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는 모두 15억 2천만 달러였습니다.

중국이 안보리 결의에 따라 석탄 수입을 제한하기 시작해, 북한의 외화 벌이도 대폭 감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돈 줄뿐만 아니라 북한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도 고립되고 있는데요.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 캄보디아가 총리 방북 초청을 거절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고영태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전통적 맹방까지 외면…北 외교도 고립▼

<리포트>

앙코르와트 인근에 북한이 280억원을 투자해 지은 박물관입니다.

북한이 일정 기간 운영한 뒤 캄보디아에 소유권을 넘기는 조건의 일종의 친선 선물입니다.

두 나라는 김일성 주석과 시아누크 국왕이 의형제를 맺은 이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대형 북한식당 7곳이 문을 열고 영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양국관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훈센총리에 대한 북한의 방북 초청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대사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수용 외상의 캄보디아 방문을 요청했지만 이또한 거절당했습니다.

<녹취> 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 관계자 : "(상임위원장님 오는시 것 연기됐나요 아니면 못오시는 건가요?)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표면적인 거절 사유는 국내 일정 때문에 바쁘다는 것.

하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잇따르면서 친북국가였던 캄보디아까지 북한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잇딴 도발이 동남아 우방국 사이에서도 외교적 고립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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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제재효과 가시화
    • 입력 2016-03-18 21:24:49
    • 수정2016-03-18 22: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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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사람들이 달러 뭉칫돈을 본국으로 가져가려다 스리랑카 세관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UN의 강력한 금융 제재로 은행 송금이 힘들어진 데 이어 북한 노동자를 통한 현금 운반마저 제동이 걸렸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北 국제 금융제재로 노동자 월급 ‘인편배달’▼

<리포트>

스리랑카 공항 세관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는 북한인은 2명입니다.

15만 달러, 우리 돈 1억 8천만 원 정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지난 14일 오만을 출발해 베이징으로 가는 도중 스리랑카에서 환승하는 길이었습니다.

<녹취> 전지선(주스리랑카 대사관 참사관) : "체포인지 아닌지 조차도 다 확인하고 있고요. 큰 현금을 갖고 있었다면 중요한 문제잖아요."

들은 오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외 북한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은 해외 은행의 차명계좌를 거쳐 북한으로 송금하기도 하지만,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가 동결된 뒤부터는 북한 노동자들이 직접 운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UN의 강력한 제재로 이마저 제동이 걸린 겁니다.

<녹취> 고명현(박사/아산정책연구원) : "더 많은 UN 회원국들이 이제는 집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거죠. 제가 아는 한은 인편으로 돈을 가지고 들어가는 걸 막은 경우는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금융 제재에 이어 해외 노동자들의 현금 운반길까지 막히면서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북한 돈줄 차단 효과는?▼

<기자 멘트>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을 알아볼까요?

먼저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입니다.

중국를 비롯해 전세계 12개국 130여 곳에서 한 해 1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 제재 이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서, 일부 식당은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도 중요한 외화벌이 사업인데요.

40여개 나라에 10만 명 정도가 파견돼 2억 5천만 달러 정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미국이 어제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 노동자 송출 행위를 금지했죠.

이렇게 되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제3국 기업이 부담을 갖게되고 결국 북한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가 타격을 입게 됩니다.

북한 외화벌이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광물 수출입니다.

지난 2014년 북한이 중국에 광물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는 모두 15억 2천만 달러였습니다.

중국이 안보리 결의에 따라 석탄 수입을 제한하기 시작해, 북한의 외화 벌이도 대폭 감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돈 줄뿐만 아니라 북한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도 고립되고 있는데요.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 캄보디아가 총리 방북 초청을 거절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고영태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전통적 맹방까지 외면…北 외교도 고립▼

<리포트>

앙코르와트 인근에 북한이 280억원을 투자해 지은 박물관입니다.

북한이 일정 기간 운영한 뒤 캄보디아에 소유권을 넘기는 조건의 일종의 친선 선물입니다.

두 나라는 김일성 주석과 시아누크 국왕이 의형제를 맺은 이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대형 북한식당 7곳이 문을 열고 영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양국관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훈센총리에 대한 북한의 방북 초청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대사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수용 외상의 캄보디아 방문을 요청했지만 이또한 거절당했습니다.

<녹취> 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 관계자 : "(상임위원장님 오는시 것 연기됐나요 아니면 못오시는 건가요?)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표면적인 거절 사유는 국내 일정 때문에 바쁘다는 것.

하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잇따르면서 친북국가였던 캄보디아까지 북한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잇딴 도발이 동남아 우방국 사이에서도 외교적 고립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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