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거침없는 ‘핵 위협’ 행보…뭘 노리나?

입력 2016.03.19 (07:50) 수정 2016.03.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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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3월 19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집중 분석하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핵폭탄 모형에 이은 미사일 탄두 재진입 실험 공개, 여기에 잇단 미사일 발사까지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현장마다 최고 권력자 김정은이 직접 나서 주목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김정은의 핵 위협 행보와 그 속에 담긴 전략적 의도를 짚어봤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철재 시험대에 매달린 미사일 엔진. 그 아래로 장거리 미사일 탄두로 보이는 물체가 놓여 있습니다.

잠시 뒤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군데군데 그을린 채, 잿빛으로 변한 탄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15일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탄두 내열 실험 장면입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직접 거론하며,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5일) : "대기권 재돌입 (재진입) 기술을 자력자강의 힘으로 당당히 확보함으로써 탄도 로켓 기술에서 커다란 전진이 이룩되었으며...."

실험을 참관한 김정은은 더 나아가 조만간 핵탄두 폭발 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을 쏠 때마다 우주 개발 목적의 ‘위성 발사’로 포장해온 그동안의 주장마저 버린 채 노골적으로 핵 위협을 쏟아내고 있는 겁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은, 이처럼 미사일이 일단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대기권 안으로 다시 들어오게 되는데요,

이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ICBM 개발의 관건입니다.

워낙 어려운 기술인만큼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소수의 핵무기 국가들만 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새벽, 북한은 동해상으로 노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 발사했습니다.

군 당국은 한 발은 8백 킬로미터를 날아가 북한과 일본 사이 공해상에 떨어졌고, 한 발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천3백 킬로미터인 중거리 미사일로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쏜 건 2014년 3월 이후 2년 만입니다.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에 이어 중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북한의 핵 위협이 하나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무력시위로 구체화되는 양상입니다.

<녹취> ‘정부·정당·단체’특별성명(지난 17일) : "우리 군대의 섬멸적인 선제 타격전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서 김정은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즐비한 군사 시설을 찾아 처음으로 핵폭탄의 모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고강도의 유엔 안보리 제재와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뒤 최근 2~3주 사이 본격화된 전례 없는 핵 위협입니다.

김정은이 전면에서 핵 위협을 주도하고 있고, 핵폭탄 모형에 핵탄두 내열 실험까지 공개하며 위협을 구체화하고 있는 점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인터뷰>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굉장히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당 대회를 정치적 이벤트로 아주 성공적으로 치러야 되는 그런 타이밍이죠. 따라서 서로 일련의 어떤 이벤트를 앞두고 짜여진 형태로 핵무기 고도화의 모습들을 아주 잘 보여주는...."

KBS 남북의창 제작진이 올 들어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4차 핵실험 이후 공개된 현지지도는, 모두 22건, 이 중 핵미사일이나 군과 관련된 행보가 모두 16건입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는 횟수가 크게 는 것은 물론, 현지지도의 내용이나 장소도 모두, 핵과 군사에 집중돼 있습니다.

<인터뷰>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군, 특히 이제 핵무기 고도화를 가장 통치의 근간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지도의 행보를 보면 대체적으로 그런 핵무기 고도화와 관련된 군부대 특히 이제 전략군이라든가 미사일부대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발표된 북한의 성명은 모두 18건. 이중 14건이 핵미사일 과시 또는 미국과 우리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군 최고사령부 중대 성명(지난달 23일) : "1차 타격 대상은 동족대결의 모략소굴인 청와대와 반동 통치 기관들이다."

청와대 타격을 위협한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중대 성명을 시작으로, 외무성 담화에 이어 국방위원회와 총참모부 성명, 그리고 정부 등의 특별 성명까지 발표 주체와 형식을 달리해가며 위협의 무게감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핵 고도화의 일정에 맞춰서 대외적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는 과정에서 그것의 격에 맞춰서 긴장도를 계속 높여가는 차원에서 성명의 수준도 계속 높여가는 그런 어떤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갈수록 노골화, 구체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 위협 공세에 대해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입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재진입 기술은) 탄도복합 소재 기술을 갖고 있느냐 또 삭마 기술이라든가 종말유도 기술 이러한 것들을 의미하는데, 북한이 아직까지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평가 절하한 채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바꿀 때까지 당분간 북한에 대한 경고와 압박을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국무회의/지난 15일) : "국제사회에 대한 강한 대립을 속하면서 변화의 길로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것이 될 것입니다."

미국 정부 역시 대북 제재법의 시행령 격인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동해 힘을 실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없던 북한 근로자의 해외 송출이 처음 규제 대상에 올랐고,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도 보다 구체화됐습니다.

반면, 군사 전문가들 상당수는 북한의 주장이 상당 부분 과장됐지만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북한이 당장 뭐 ICBM을 정말 실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없고의 차원을 떠나서 그러한 능력을 곧 가지게 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얼마의 시간이 남아있느냐의 문제인데 저는 그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북한의 행보는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핵폭탄 모형이나 핵탄두 내열 실험 같은 민감한 군사정보를 보란 듯이 공개하고, 특히 그 전면에 김정은이 있는데요,

김정은의 행보 뒤에는 과연 어떤 전략적 의도가 있는 걸까요?

공중 폭격과 해군 함포의 화력 지원 속에 장갑차가 거침없이 해안에 상륙합니다.

적진에 침투한 우리 군은 내륙지역의 전략 거점을 확보하는 최종 작전 단계에 돌입합니다.

김정은의 잇따른 군사 행보와 위협적 발언에는 이번 주 정점에 달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이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계산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참수작전 등 과거와는 달리 레짐 체인지, 북한 정권의 변화를 유도하고 기획하는 군사작전이 실전처럼 수행됨으로써 북한 입장에서 위협을 느끼고 또 이에 대응해서 북한도 서울해방작전이라는 과거의 6.25 전쟁에 썼던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심리전에서도 밀리지 않겠다."

고강도의 핵 위협으로 미국과 중국을 압박해 현 제재 국면을 전환하려는 출구 찾기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 1호 전투태세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린 뒤, 최룡해를 중국에 특사로 깜짝 파견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안보리 결의안 2270 이후에 중러가 유엔과 또 미국, 일본 등과 이 대화 국면을 전환시키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실험으로 인해서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측면의 다목적용 메시지를 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론 김정은이 끝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내세울만한 뚜렷한 업적이 없는 상황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김정은 시대의 상징으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아시다시피 북한은 4차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국제사회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선택을 한 겁니다. 이것은 결국은 무슨 희생을 치러서라도 반드시 핵보유국가가 되겠다는 북한의 그러한 어떤 지도부의 결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고...."

김일성의 생일, 이른바 태양절인 다음달 15일이나, 5월초 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맞서 보란 듯이 연일 핵 위협을 쏟아내고 있는 북한, 확연히 달라진, 그리고 심상치 않은 김정은의 핵 위협 행보는 북한 벼랑 끝 전술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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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19 06:56:48
    • 수정2016-03-19 14: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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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3월 19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집중 분석하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핵폭탄 모형에 이은 미사일 탄두 재진입 실험 공개, 여기에 잇단 미사일 발사까지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현장마다 최고 권력자 김정은이 직접 나서 주목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김정은의 핵 위협 행보와 그 속에 담긴 전략적 의도를 짚어봤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철재 시험대에 매달린 미사일 엔진. 그 아래로 장거리 미사일 탄두로 보이는 물체가 놓여 있습니다.

잠시 뒤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군데군데 그을린 채, 잿빛으로 변한 탄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15일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탄두 내열 실험 장면입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직접 거론하며,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5일) : "대기권 재돌입 (재진입) 기술을 자력자강의 힘으로 당당히 확보함으로써 탄도 로켓 기술에서 커다란 전진이 이룩되었으며...."

실험을 참관한 김정은은 더 나아가 조만간 핵탄두 폭발 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을 쏠 때마다 우주 개발 목적의 ‘위성 발사’로 포장해온 그동안의 주장마저 버린 채 노골적으로 핵 위협을 쏟아내고 있는 겁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은, 이처럼 미사일이 일단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대기권 안으로 다시 들어오게 되는데요,

이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ICBM 개발의 관건입니다.

워낙 어려운 기술인만큼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소수의 핵무기 국가들만 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새벽, 북한은 동해상으로 노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 발사했습니다.

군 당국은 한 발은 8백 킬로미터를 날아가 북한과 일본 사이 공해상에 떨어졌고, 한 발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천3백 킬로미터인 중거리 미사일로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쏜 건 2014년 3월 이후 2년 만입니다.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에 이어 중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북한의 핵 위협이 하나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무력시위로 구체화되는 양상입니다.

<녹취> ‘정부·정당·단체’특별성명(지난 17일) : "우리 군대의 섬멸적인 선제 타격전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서 김정은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즐비한 군사 시설을 찾아 처음으로 핵폭탄의 모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고강도의 유엔 안보리 제재와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뒤 최근 2~3주 사이 본격화된 전례 없는 핵 위협입니다.

김정은이 전면에서 핵 위협을 주도하고 있고, 핵폭탄 모형에 핵탄두 내열 실험까지 공개하며 위협을 구체화하고 있는 점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인터뷰>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굉장히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당 대회를 정치적 이벤트로 아주 성공적으로 치러야 되는 그런 타이밍이죠. 따라서 서로 일련의 어떤 이벤트를 앞두고 짜여진 형태로 핵무기 고도화의 모습들을 아주 잘 보여주는...."

KBS 남북의창 제작진이 올 들어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4차 핵실험 이후 공개된 현지지도는, 모두 22건, 이 중 핵미사일이나 군과 관련된 행보가 모두 16건입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는 횟수가 크게 는 것은 물론, 현지지도의 내용이나 장소도 모두, 핵과 군사에 집중돼 있습니다.

<인터뷰>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군, 특히 이제 핵무기 고도화를 가장 통치의 근간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지도의 행보를 보면 대체적으로 그런 핵무기 고도화와 관련된 군부대 특히 이제 전략군이라든가 미사일부대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발표된 북한의 성명은 모두 18건. 이중 14건이 핵미사일 과시 또는 미국과 우리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군 최고사령부 중대 성명(지난달 23일) : "1차 타격 대상은 동족대결의 모략소굴인 청와대와 반동 통치 기관들이다."

청와대 타격을 위협한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중대 성명을 시작으로, 외무성 담화에 이어 국방위원회와 총참모부 성명, 그리고 정부 등의 특별 성명까지 발표 주체와 형식을 달리해가며 위협의 무게감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핵 고도화의 일정에 맞춰서 대외적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는 과정에서 그것의 격에 맞춰서 긴장도를 계속 높여가는 차원에서 성명의 수준도 계속 높여가는 그런 어떤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갈수록 노골화, 구체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 위협 공세에 대해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입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재진입 기술은) 탄도복합 소재 기술을 갖고 있느냐 또 삭마 기술이라든가 종말유도 기술 이러한 것들을 의미하는데, 북한이 아직까지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평가 절하한 채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바꿀 때까지 당분간 북한에 대한 경고와 압박을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국무회의/지난 15일) : "국제사회에 대한 강한 대립을 속하면서 변화의 길로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것이 될 것입니다."

미국 정부 역시 대북 제재법의 시행령 격인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동해 힘을 실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없던 북한 근로자의 해외 송출이 처음 규제 대상에 올랐고,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도 보다 구체화됐습니다.

반면, 군사 전문가들 상당수는 북한의 주장이 상당 부분 과장됐지만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북한이 당장 뭐 ICBM을 정말 실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없고의 차원을 떠나서 그러한 능력을 곧 가지게 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얼마의 시간이 남아있느냐의 문제인데 저는 그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북한의 행보는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핵폭탄 모형이나 핵탄두 내열 실험 같은 민감한 군사정보를 보란 듯이 공개하고, 특히 그 전면에 김정은이 있는데요,

김정은의 행보 뒤에는 과연 어떤 전략적 의도가 있는 걸까요?

공중 폭격과 해군 함포의 화력 지원 속에 장갑차가 거침없이 해안에 상륙합니다.

적진에 침투한 우리 군은 내륙지역의 전략 거점을 확보하는 최종 작전 단계에 돌입합니다.

김정은의 잇따른 군사 행보와 위협적 발언에는 이번 주 정점에 달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이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계산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참수작전 등 과거와는 달리 레짐 체인지, 북한 정권의 변화를 유도하고 기획하는 군사작전이 실전처럼 수행됨으로써 북한 입장에서 위협을 느끼고 또 이에 대응해서 북한도 서울해방작전이라는 과거의 6.25 전쟁에 썼던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심리전에서도 밀리지 않겠다."

고강도의 핵 위협으로 미국과 중국을 압박해 현 제재 국면을 전환하려는 출구 찾기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 1호 전투태세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린 뒤, 최룡해를 중국에 특사로 깜짝 파견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안보리 결의안 2270 이후에 중러가 유엔과 또 미국, 일본 등과 이 대화 국면을 전환시키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실험으로 인해서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측면의 다목적용 메시지를 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론 김정은이 끝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내세울만한 뚜렷한 업적이 없는 상황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김정은 시대의 상징으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아시다시피 북한은 4차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국제사회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선택을 한 겁니다. 이것은 결국은 무슨 희생을 치러서라도 반드시 핵보유국가가 되겠다는 북한의 그러한 어떤 지도부의 결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고...."

김일성의 생일, 이른바 태양절인 다음달 15일이나, 5월초 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맞서 보란 듯이 연일 핵 위협을 쏟아내고 있는 북한, 확연히 달라진, 그리고 심상치 않은 김정은의 핵 위협 행보는 북한 벼랑 끝 전술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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