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新풍속도] (8)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입력 2016.04.02 (10:02) 수정 2016.06.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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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 important meeting of the day. #LeanInTogether

Mark Zuckerberg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3월 24일 목요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미국 언론에서 화제다.

'딸 바보'로 알려진 저커버그가 게시한 사진은 어린 딸 맥시마에게 우유를 먹이는 모습, 평범한 줄무늬 옷을 입은 맥시마는 아빠를 바라보며 젖병을 빨고 있고, 그런 딸을 바라보는 저커버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저커버그의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

저커버그는 이 사진에 한 줄 설명을 붙였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미팅 시간'이라고…. 딸에게 수유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일과라니!

우리에겐 다소 낯선 표현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저커버그에겐 진심일 것 같다. 이미 갓 태어난 딸을 위해, 그 딸이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전 재산을 기부한 아빠가 아닌가?



4개월 전 딸이 태어나자마자 저커버그는 곧바로 두 달 동안 출산 휴가를 내고 육아에 동참해 아이를 둔 세계 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번 게시물도 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가 시작한 양성평등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서이다.

함께 올린 해시태그(#Leanin Together)는 양성평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남성들이 SNS를 통해 서로 소통하자는 운동, 같은 날 샌드버그는 "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아빠들이 키운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란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양성평등을 위한 강연 중인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양성평등을 위한 강연 중인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미 NBA 스타들도 샌드버그의 'Leanin Together'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미 NBA 스타들도 샌드버그의 'Leanin Together'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한 워킹맘들



한 손은 유모차를 끌고, 다른 한 손은 업무용 가방을 들고 시간과의 사투를 벌인다. 일하랴, 아이 챙기랴, 살림 신경 쓰랴,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이는 이런 워킹맘의 모습, 우리도 출퇴근길 너무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보면 우리 워킹맘들의 육아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워킹맘이 무슨 죄?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양육 참여 시간, 남편들은 평일에 0.96시간, 휴일에 2.13시간을 아이 돌보기에 쓰는 반면 아내는 평일 2.48시간, 휴일에는 4.21 시간을 육아에 사용하고 있다. 아내가 남편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아내들은 온갖 집안 살림까지 대부분 떠안고 있지 않은가?

육아에 일까지 병행하는 워킹맘들, 직장에서는 어떨까?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되고, 승진에서 빠지고, 연봉 인상에서 차별을 받고, 육아휴직을 하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혹시나 일자리를 잃을까 봐 많은 워킹맘들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다.



육아로 인한 행복감의 상실

이와 관련해 유엔이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발간한 '세계 행복 보고서 2016'에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다.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면 남녀 모두 행복감이 떨어지는데, 특히 여성들이 느끼는 행복감의 손실이 훨씬 심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국가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바로가기] ☞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 2016

보고서는 또 연령대가 낮은 부모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더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출산 직후,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특히 여성들의 행복지수가 바닥으로 떨어짐을 말해준다.

새 학기가 시작하는 3, 4월을 워킹맘들은 '공포의 달'이라고 부른다. 입학식을 하랴, 부모 모임에 참석하랴, 과제물을 챙기랴, 동시다발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손이 아니라 몸이 여러 개라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직장에서 아이의 선생님과 통화할 일이 생겨도 동료들의 눈을 피해 복도나 화장실로 향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너무 힘들어 워킹맘 4명 중 1명은 한 주에 한 번 이상 눈물을 흘린다는 미국의 조사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워킹맘들은 '아이의 웃음이 마약'이라며 참고 이겨낸다.

남편들은 자녀 돌보기나 집안 살림을 좀 더 분담하고, 동료들은 따뜻한 눈길과 말로 힘을 북돋아 주자. 우리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공동체, 저커버그가 강조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보다 나은 세상'이다.

[사무실 新풍속도]⑨ 직장인과 나폴레옹 컴플렉스가 곧 이어집니다.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 ① “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거야”
☞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세균 폭탄’…그곳에서 음식을?
☞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 ⑤ 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NASA의 ‘26분’ 법칙
☞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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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新풍속도] (8)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 입력 2016-04-02 10:02:43
    • 수정2016-06-17 11:33:12
    사무실 新 풍속도 시즌1

Most important meeting of the day. #LeanInTogether

Mark Zuckerberg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3월 24일 목요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미국 언론에서 화제다. '딸 바보'로 알려진 저커버그가 게시한 사진은 어린 딸 맥시마에게 우유를 먹이는 모습, 평범한 줄무늬 옷을 입은 맥시마는 아빠를 바라보며 젖병을 빨고 있고, 그런 딸을 바라보는 저커버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저커버그의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 저커버그는 이 사진에 한 줄 설명을 붙였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미팅 시간'이라고…. 딸에게 수유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일과라니! 우리에겐 다소 낯선 표현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저커버그에겐 진심일 것 같다. 이미 갓 태어난 딸을 위해, 그 딸이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전 재산을 기부한 아빠가 아닌가? 4개월 전 딸이 태어나자마자 저커버그는 곧바로 두 달 동안 출산 휴가를 내고 육아에 동참해 아이를 둔 세계 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번 게시물도 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가 시작한 양성평등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서이다. 함께 올린 해시태그(#Leanin Together)는 양성평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남성들이 SNS를 통해 서로 소통하자는 운동, 같은 날 샌드버그는 "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아빠들이 키운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란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양성평등을 위한 강연 중인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미 NBA 스타들도 샌드버그의 'Leanin Together'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한 워킹맘들 한 손은 유모차를 끌고, 다른 한 손은 업무용 가방을 들고 시간과의 사투를 벌인다. 일하랴, 아이 챙기랴, 살림 신경 쓰랴,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이는 이런 워킹맘의 모습, 우리도 출퇴근길 너무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보면 우리 워킹맘들의 육아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워킹맘이 무슨 죄?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양육 참여 시간, 남편들은 평일에 0.96시간, 휴일에 2.13시간을 아이 돌보기에 쓰는 반면 아내는 평일 2.48시간, 휴일에는 4.21 시간을 육아에 사용하고 있다. 아내가 남편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아내들은 온갖 집안 살림까지 대부분 떠안고 있지 않은가? 육아에 일까지 병행하는 워킹맘들, 직장에서는 어떨까?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되고, 승진에서 빠지고, 연봉 인상에서 차별을 받고, 육아휴직을 하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혹시나 일자리를 잃을까 봐 많은 워킹맘들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다. 육아로 인한 행복감의 상실 이와 관련해 유엔이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발간한 '세계 행복 보고서 2016'에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다.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면 남녀 모두 행복감이 떨어지는데, 특히 여성들이 느끼는 행복감의 손실이 훨씬 심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국가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바로가기] ☞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 2016 보고서는 또 연령대가 낮은 부모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더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출산 직후,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특히 여성들의 행복지수가 바닥으로 떨어짐을 말해준다. 새 학기가 시작하는 3, 4월을 워킹맘들은 '공포의 달'이라고 부른다. 입학식을 하랴, 부모 모임에 참석하랴, 과제물을 챙기랴, 동시다발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손이 아니라 몸이 여러 개라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직장에서 아이의 선생님과 통화할 일이 생겨도 동료들의 눈을 피해 복도나 화장실로 향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너무 힘들어 워킹맘 4명 중 1명은 한 주에 한 번 이상 눈물을 흘린다는 미국의 조사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워킹맘들은 '아이의 웃음이 마약'이라며 참고 이겨낸다. 남편들은 자녀 돌보기나 집안 살림을 좀 더 분담하고, 동료들은 따뜻한 눈길과 말로 힘을 북돋아 주자. 우리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공동체, 저커버그가 강조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보다 나은 세상'이다. [사무실 新풍속도]⑨ 직장인과 나폴레옹 컴플렉스가 곧 이어집니다.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 ① “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거야” ☞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세균 폭탄’…그곳에서 음식을? ☞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 ⑤ 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NASA의 ‘26분’ 법칙 ☞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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