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없는 학교폭력위…성폭력 해결 취약

입력 2016.04.07 (07:41) 수정 2016.04.0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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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에서 학생 간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려 사건을 전담하게 돼 있는데요.

정작 위원회에 청소년 전문가 등 외부인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적 장애 2급인 전 모 양은 4년 전, 정신적 충격을 받고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전 양은 같은 반 남학생이 화장실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고, 학부모는 즉시 학교에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부실한 학교 측 조사를 토대로 가해 학생을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은 조사과정에서 전 양에게 귀신이나 유령을 본 것 아니냐고 묻고, 가해 학생과 함께 화장실에서 재연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피해 학부모는 말합니다.

<인터뷰> 권○○(피해 학생 학부모) : "귀신 봤니, 유령 봤니, 꿈꿨니' 그렇게 아이를 몰고 갔었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그날 밤에 잠을 못 잤어요. 벌떡벌떡 일어나고."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구성에 관한 규정상, 학부모를 절반 이상 둬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원 대부분이 학부모와 교사로 구성되고, 전문적 지식이 있는 외부위원인 의료인이나 청소년 전문가는 각 1%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정엽(학교 폭력 전문 행정사)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성폭력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경험해본 분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2차 피해를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타당하게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그런 전문성을 갖추는 자치위원회로 구성돼야 합니다."

서울에서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심의한 학교 성범죄는 해마다 100건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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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07 07:56:52
    • 수정2016-04-07 08: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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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학생 간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려 사건을 전담하게 돼 있는데요.

정작 위원회에 청소년 전문가 등 외부인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적 장애 2급인 전 모 양은 4년 전, 정신적 충격을 받고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전 양은 같은 반 남학생이 화장실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고, 학부모는 즉시 학교에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부실한 학교 측 조사를 토대로 가해 학생을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은 조사과정에서 전 양에게 귀신이나 유령을 본 것 아니냐고 묻고, 가해 학생과 함께 화장실에서 재연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피해 학부모는 말합니다.

<인터뷰> 권○○(피해 학생 학부모) : "귀신 봤니, 유령 봤니, 꿈꿨니' 그렇게 아이를 몰고 갔었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그날 밤에 잠을 못 잤어요. 벌떡벌떡 일어나고."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구성에 관한 규정상, 학부모를 절반 이상 둬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원 대부분이 학부모와 교사로 구성되고, 전문적 지식이 있는 외부위원인 의료인이나 청소년 전문가는 각 1%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정엽(학교 폭력 전문 행정사)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성폭력 관련해서 전문적으로 경험해본 분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2차 피해를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타당하게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그런 전문성을 갖추는 자치위원회로 구성돼야 합니다."

서울에서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심의한 학교 성범죄는 해마다 100건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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