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軍 “‘흑표’ 전차, 100대 추가 도입”…“예산낭비”

<앵커 멘트>

우리 육군의 최신예 전차인 K-2 흑표입니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것은 물론 시속 70km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4m 깊이의 강도 건널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당초 이 흑표를 600여 대 도입하려다 예산 부족 등을 고려해 200대만 전력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군이 최근 북한이 신형 전차를 보급하는 등 기갑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흑표 100여 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현대전의 양상을 볼 때 고가의 전차를 대량 도입하는 건 예산 낭비라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텔스기와 B-52 등 미국의 압도적인 공중 폭격으로 시작된 1차 걸프전, 전쟁의 대미를 장식한 건 수백 대의 전차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25년 동안 전차 간 대규모 교전은 종적을 감췄습니다.

현대전에선 지상군이 투입된 전면전 대신, 원거리 정밀 타격과 공중전으로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나기 때문입니다.

국방부가 K2 흑표 전차 100대를 추가 배치한다며 내세운 이유는 '선군호' 등 북한 신형 전차의 위협입니다.

하지만 우리 최신예 전차는 이미 양과 질적 측면에서 모두 북한의 전차 전력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보다 핵무기와 잠수함탄도미사일 등 비대칭전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전차 전력 강화의 설득력을 떨어뜨립니다.

8천억 원에 이르는 예산도 문제입니다.

예산이 한정된 만큼 정작 현대전에 필요한 첨단 장비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재래식 무기에 너무 많은 돈을 빨리 집행하면 결국 기존 킬체인, K-AMD 사업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북한 군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전차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 지 정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