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매직넘버’ 달성…당선 가능성은?

입력 2016.05.27 (15:36) 수정 2016.05.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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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트럼프, ‘매직 넘버’ 달성…클린턴은 곳곳 악재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마침내 대선 후보 공식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했다. 이로써 올해 11월 대선을 겨냥한 공화당 당내 경선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으며 오는 7월 중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를 공식후보로 추대하는 형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과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 등 미국 언론들의 공식 집계를 보면 트럼프는 지난 24일 워싱턴 주에서 대의원 40명을 확보함으로써 전체 대의원 2,472명 가운데 과반인 1,239명을 확보했다. 후보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 1,237명보다 두 명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 공화당 경선은 다음 달 7일 캘리포니아주 등 5개 지역이 남아있지만, 이 지역의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를 거머쥐게 됐다.



트럼프, 미 대선 역사 새로 쓰다.

부동산 재벌로서 단 한 번도 선출직에 진출하지 못했던 정치 문외한이자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건 지난해 6월이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멕시코 사람들을 '강간범'으로 비하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쌓겠다고 선언하는 등 선거운동 과정에서 막말과 폭언을 일삼았지만, 트럼프의 인기는 시들지 않았다.

선거경험이 거의 없고 조직력이 약한 트럼프가 지난 2월 1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넉 달간 진행된 경선에서 무려 16명이나 되는 후보들을 꺾고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현재까지의 결과만으로도 그는 미국 대선은 물론 미국 정치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매직넘버를 확보한 직후인 26일(현지시각)노스 다코다 주 비스마르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린다. 정말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7월 전당대회까지 갈 것으로 생각했고, 심지어 많은 사람이 전당대회에서조차 지명이 확정되지 못하고 8월에 새로운 전당대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경선이 일찌감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후보가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 트럼프는 후보가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또다시 낙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힐러리가 쉽게 끝냈어야 할 경선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지켜보고 있다"'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힐러리 후보가 이메일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미 국무부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에도 '낙마론'을 제기한 바 있다.



힐러리, “안전장치 풀린 대포가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의 후보 확정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안전장치가 풀린 대포가 사정거리 안에서 세계를 겨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선 여론 조사

트럼프가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함에 따라 이제는 실제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 언론들과 조사 기관들이 실시하고 있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과 초박빙을 승부를 펼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발표된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40%의 지지율을 보인 힐러리에 비해 불과 1% 포인트 뒤진 39% 지지율을 보였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다섯 번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힐러리가 3번, 트럼프가 두 번 앞섰지만 다섯 번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정치 전문 매체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분석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가 출마 선언한 직후인 지난해 7월에는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 무려 20% 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현재는 평균 지지율이 힐러리 43.8%, 트럼프 42.8%로 불과 1%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5개월 전 여론조사 신뢰도는 시기상조”

초박빙의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미국 뉴욕 타임스는 최근 실제 대선이 5개월이나 남은 시점의 여론조사 신뢰도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11월 8일 치러지는 대선을 160여 일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1980년 이래 역대 대선 여론조사 평균치와 최종 대선 결과를 비교한 결과 오차가 8.8% 포인트에 달해 아직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대선 100일 전에 치러지는 전당대회까지 여론조사 평균치와 최종 대선 결과의 격차가 일시적으로 출렁이지만 대선 두 달 전부터는 일정한 비율을 유지해 선거 전날에는 3.5% 포인트 오차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두 후보가 대부분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현재로썬 11월에 실제로 누가 웃을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이다.

클린턴의 최대 약점은 ‘E-MAIL 스캔들’

그렇다면 앞으로 선거 운동 과정에서의 가장 큰 변수는 뭘까? 미국의 언론들은 이번 미 대선 선거운동의 쟁점이 정책이 아닌 후보들의 '도덕성'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메일 스캔들’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공식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신뢰의 문제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도 거듭되는 '탈세 의혹'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 국무부 감사관실이 "클린턴이 국무부를 떠나기 전 업무에 사용했던 이메일 기록을 모두 제출하지 않은 것은 국무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견이 실린 83쪽짜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휴대 전화를 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 힐러리 후보의 국무부 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이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AP)휴대 전화를 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 힐러리 후보의 국무부 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이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보고서에는 지난 2010년 국무부의 기록물 담당 관리들이 클린턴 전 장관의 사설 이메일 사용을 우려하는 내용을 상관에게 전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미 정부 차원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국무부 규정을 어기고 사설 이메일로 문서를 다뤘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서 그의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 년 넘게 전국을 누비며 그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있지만, 문제는 유권자들이 더는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에도 사실상 변명으로 일관했다. 역대 다른 국무부 장관들도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으며 허가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 "자신이 떠난 이후에 모든 규정이 분명해졌다.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그건 단순한 실수였고, 그때로 돌아가면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클린턴 낙마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남부 애너하임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나는 힐러리와 경쟁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미치광이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와 겨룰 수도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점점 더 확산되는 트럼프의 ‘탈세 의혹’

트럼프 역시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은 탈세 의혹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했다며 그 근거로 트럼프의 서명이 들어간 편지 사본을 공개했다.

트럼프가 미 부동산개발 회사 베이록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세금 수천만 달러를 회피했다는 것이다.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프로젝트 핵심 참여자로서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조세 회피를 용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납세내용 공개를 거부하는 트럼프를 향해 서둘러 자료를 제출하라며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클린턴 후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이 들통 날까 걱정돼 자신의 납세내용 공개를 두려워하는 대선후보가 있다면 이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개혁성·경제는 트럼프, 외교는 클린턴이 높은 평가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뉴스가 지난 15∼19일 미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개혁성과 경제 분야에서 강점을 인정받고 클린턴 전 장관은 외교정책을 잘할 것으로 평가됐다. '누가 워싱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5%가 트럼프를 꼽았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22%에 그쳐 무려 33%포인트 차이가 났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트럼프에 불리할 듯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말이지만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트럼프를 강력히 비판했다.

26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 등 정상들이 카메라를 보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26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 등 정상들이 카메라를 보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


일본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각종 공약을 거론하면서 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때문에 외국 정상들이 매우 놀라고 있다"면서 "그들(정상들)이 과연 트럼프의 공약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여러 타당한 이유로 당황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특히 "트럼프의 많은 공약이 미국의 안정과 번영은 물론 세상을 평온하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하기보다는 스스로 국제 현안에 무지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노스다코타 주(州) 비스마르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는 사업을 정말 모른다. 다른 나라들이 그동안 전적으로 미국을 학대하고 이용해왔기 때문에 그들 나라가 당황해 하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 "그들이 적의 없이 당황한 것이라면 그들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액 강연료. 월가와의 유착 의혹 등, 힐러리 약점 물고 늘어질 듯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인종차별·성차별적 발언으로 재미를 봤던 트럼프는 앞으로 힐러리와의 맞대결에서도 힐러리 약점에 대한 막말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한다. 고액 강연료 논란, 월가와의 유착 의혹, 등 힐러리의 약점은 곳곳에 널려있다. 미 대선 사상 가장 추악한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가 트럼프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재앙이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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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매직넘버’ 달성…당선 가능성은?
    • 입력 2016-05-27 15:36:33
    • 수정2016-05-28 10: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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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트럼프, ‘매직 넘버’ 달성…클린턴은 곳곳 악재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마침내 대선 후보 공식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했다. 이로써 올해 11월 대선을 겨냥한 공화당 당내 경선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으며 오는 7월 중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를 공식후보로 추대하는 형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과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 등 미국 언론들의 공식 집계를 보면 트럼프는 지난 24일 워싱턴 주에서 대의원 40명을 확보함으로써 전체 대의원 2,472명 가운데 과반인 1,239명을 확보했다. 후보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 1,237명보다 두 명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 공화당 경선은 다음 달 7일 캘리포니아주 등 5개 지역이 남아있지만, 이 지역의 경선 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를 거머쥐게 됐다.



트럼프, 미 대선 역사 새로 쓰다.

부동산 재벌로서 단 한 번도 선출직에 진출하지 못했던 정치 문외한이자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건 지난해 6월이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멕시코 사람들을 '강간범'으로 비하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쌓겠다고 선언하는 등 선거운동 과정에서 막말과 폭언을 일삼았지만, 트럼프의 인기는 시들지 않았다.

선거경험이 거의 없고 조직력이 약한 트럼프가 지난 2월 1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넉 달간 진행된 경선에서 무려 16명이나 되는 후보들을 꺾고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현재까지의 결과만으로도 그는 미국 대선은 물론 미국 정치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매직넘버를 확보한 직후인 26일(현지시각)노스 다코다 주 비스마르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린다. 정말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7월 전당대회까지 갈 것으로 생각했고, 심지어 많은 사람이 전당대회에서조차 지명이 확정되지 못하고 8월에 새로운 전당대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경선이 일찌감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후보가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또다시 낙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힐러리가 쉽게 끝냈어야 할 경선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지켜보고 있다"'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힐러리 후보가 이메일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미 국무부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에도 '낙마론'을 제기한 바 있다.



힐러리, “안전장치 풀린 대포가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의 후보 확정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안전장치가 풀린 대포가 사정거리 안에서 세계를 겨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선 여론 조사

트럼프가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확보함에 따라 이제는 실제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 언론들과 조사 기관들이 실시하고 있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과 초박빙을 승부를 펼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발표된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40%의 지지율을 보인 힐러리에 비해 불과 1% 포인트 뒤진 39% 지지율을 보였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다섯 번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힐러리가 3번, 트럼프가 두 번 앞섰지만 다섯 번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정치 전문 매체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분석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가 출마 선언한 직후인 지난해 7월에는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 무려 20% 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현재는 평균 지지율이 힐러리 43.8%, 트럼프 42.8%로 불과 1%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5개월 전 여론조사 신뢰도는 시기상조”

초박빙의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미국 뉴욕 타임스는 최근 실제 대선이 5개월이나 남은 시점의 여론조사 신뢰도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11월 8일 치러지는 대선을 160여 일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1980년 이래 역대 대선 여론조사 평균치와 최종 대선 결과를 비교한 결과 오차가 8.8% 포인트에 달해 아직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대선 100일 전에 치러지는 전당대회까지 여론조사 평균치와 최종 대선 결과의 격차가 일시적으로 출렁이지만 대선 두 달 전부터는 일정한 비율을 유지해 선거 전날에는 3.5% 포인트 오차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두 후보가 대부분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현재로썬 11월에 실제로 누가 웃을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이다.

클린턴의 최대 약점은 ‘E-MAIL 스캔들’

그렇다면 앞으로 선거 운동 과정에서의 가장 큰 변수는 뭘까? 미국의 언론들은 이번 미 대선 선거운동의 쟁점이 정책이 아닌 후보들의 '도덕성'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메일 스캔들’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공식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신뢰의 문제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도 거듭되는 '탈세 의혹'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 국무부 감사관실이 "클린턴이 국무부를 떠나기 전 업무에 사용했던 이메일 기록을 모두 제출하지 않은 것은 국무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견이 실린 83쪽짜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휴대 전화를 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 힐러리 후보의 국무부 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이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보고서에는 지난 2010년 국무부의 기록물 담당 관리들이 클린턴 전 장관의 사설 이메일 사용을 우려하는 내용을 상관에게 전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미 정부 차원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국무부 규정을 어기고 사설 이메일로 문서를 다뤘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서 그의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 년 넘게 전국을 누비며 그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있지만, 문제는 유권자들이 더는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에도 사실상 변명으로 일관했다. 역대 다른 국무부 장관들도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으며 허가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 "자신이 떠난 이후에 모든 규정이 분명해졌다.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그건 단순한 실수였고, 그때로 돌아가면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클린턴 낙마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남부 애너하임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나는 힐러리와 경쟁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미치광이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와 겨룰 수도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점점 더 확산되는 트럼프의 ‘탈세 의혹’

트럼프 역시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은 탈세 의혹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했다며 그 근거로 트럼프의 서명이 들어간 편지 사본을 공개했다.

트럼프가 미 부동산개발 회사 베이록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세금 수천만 달러를 회피했다는 것이다.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프로젝트 핵심 참여자로서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조세 회피를 용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납세내용 공개를 거부하는 트럼프를 향해 서둘러 자료를 제출하라며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클린턴 후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이 들통 날까 걱정돼 자신의 납세내용 공개를 두려워하는 대선후보가 있다면 이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개혁성·경제는 트럼프, 외교는 클린턴이 높은 평가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뉴스가 지난 15∼19일 미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개혁성과 경제 분야에서 강점을 인정받고 클린턴 전 장관은 외교정책을 잘할 것으로 평가됐다. '누가 워싱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5%가 트럼프를 꼽았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22%에 그쳐 무려 33%포인트 차이가 났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트럼프에 불리할 듯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말이지만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트럼프를 강력히 비판했다.

26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 등 정상들이 카메라를 보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

일본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각종 공약을 거론하면서 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때문에 외국 정상들이 매우 놀라고 있다"면서 "그들(정상들)이 과연 트럼프의 공약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여러 타당한 이유로 당황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특히 "트럼프의 많은 공약이 미국의 안정과 번영은 물론 세상을 평온하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하기보다는 스스로 국제 현안에 무지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노스다코타 주(州) 비스마르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는 사업을 정말 모른다. 다른 나라들이 그동안 전적으로 미국을 학대하고 이용해왔기 때문에 그들 나라가 당황해 하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 "그들이 적의 없이 당황한 것이라면 그들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액 강연료. 월가와의 유착 의혹 등, 힐러리 약점 물고 늘어질 듯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인종차별·성차별적 발언으로 재미를 봤던 트럼프는 앞으로 힐러리와의 맞대결에서도 힐러리 약점에 대한 막말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한다. 고액 강연료 논란, 월가와의 유착 의혹, 등 힐러리의 약점은 곳곳에 널려있다. 미 대선 사상 가장 추악한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가 트럼프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재앙이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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