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적] “3분이면 열쇠 위조”…도난 차 밀수출 속수무책

입력 2016.07.07 (21:24) 수정 2016.07.0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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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에서 일 년에 많게는 만 대 이상의 차량이 도난되고 이 중 상당수는 외국으로 밀수출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형식적인 수출통관 절차와 폐차장의 불법행위가 도난차량의 밀수출을 방조하고 있는데요.

도난 차량의 밀수출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깜깜한 공터에서 차량이 컨테이너에 실리고 있습니다.

어둠 속 은밀한 작업입니다.

다음날 경찰과 함께 확인해봤습니다.

몽골로 수출될 화물차 2대가 나옵니다.

<녹취> 차량 밀수출 용의자(음성변조) : "나는 심부름만 해 주는 거뿐이에요."

해당 자동차를 조회해봤습니다.

<녹취> 자치단체 자동차 관리과 담당자(음성변조) : "도난으로 신고돼서 자진 말소됐고 본인이 오셔서 신고했어요."

2대 모두, 최근에 도난당한 차들입니다.

<녹취> 도난 차량 주인 : "CCTV 카메라도 사실 몇 대가 주위에 있고 해서 걱정 없이 세워뒀던 건데 아침에 나왔더니 차가 없더라고요. "

차량 절도는 순식간에 이뤄집니다.

최근 가장 도난이 잦은 차종입니다. 잠겨있습니다. 이 차를 열쇠 업체에 열어달라고 의뢰해봤습니다.

열쇠 구멍을 확인하고 휴대용 제작 기계에 차종과 숫자를 입력하자 불과 3분 만에 열쇠가 완성됩니다.

문도 열리고 시동까지 걸립니다.

<인터뷰> 열쇠 기술자 : "(기계에) 입력만 하면 다 알아서 깎으니까 금방 배우죠. 좀 어려운 차들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된 차들은 좀 쉬운 편이고..."

훔친 차들은 어떻게 수출될까?

<인터뷰> 도난 차량 수출 대행업자(음성변조) : "컨테이너 적재를 내가 이 마당에 갖다 놓고 여기서 적재할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 시스템이 지금 그걸 통제 못 하는 거예요."

관세청에 제출한 수출 신고서에는 오래된 연식의 차량으로 신고하고 실제로 컨테이너에는 도난 차를 실어 수출하는 것입니다.

컨테이너 안을 일일이 확인 못 하는 통관의 허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출된 도난 차량 대신 국내에 남겨진 노후 차량은 어떻게 처리할까?

한 폐차장에 수출 신고된 차량이 주차돼 있습니다.

차량 절도범 일당이 밀수출 도난 차량 대신 폐차하라고 맡긴 차입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차가 말소된 거니까 차 사라 그러면은 누구라도 사죠. (그러니까 (폐차 신고된 줄 알고) 속아서 (차를) 사셨다는 거예요?) 네. 그러니까 저희는 확인할 길이 없잖아요."

폐차 신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산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수출 예정이지 폐차가 아니잖아요? (저도 지금 (폐차 신고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오늘 처음 본 거예요."

밀수출된 도난 차 대신 10여 대의 노후 차를 무단 폐차했다고 결국 실토합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저희는 폐차하고 그냥 해체했죠. 죄송해요."

취재가 시작된 뒤 서울 동작 경찰서는 차량 절도 밀수출 일당과 폐차업자 등 6명을 검거하고 불법 대포차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연간 도난 차량은 많게는 만여 대, 피해액도 800억 원으로 이 넘습니다.

도난 차 대부분은 밀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서재용(관세청 통관기획과장) : "컨테이너에 대해서 우리가 수출 나가는 물품에 대해서 끄집어내서 이렇게 검사하는 부분에 대해서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죠."

이런 문제점이 드러나자 관세청은 뒤늦게 도난 차량 바꿔치기를 막기 위해 컨테이너 적재를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도록 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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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7 21:33:11
    • 수정2016-07-07 21: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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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 년에 많게는 만 대 이상의 차량이 도난되고 이 중 상당수는 외국으로 밀수출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형식적인 수출통관 절차와 폐차장의 불법행위가 도난차량의 밀수출을 방조하고 있는데요.

도난 차량의 밀수출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깜깜한 공터에서 차량이 컨테이너에 실리고 있습니다.

어둠 속 은밀한 작업입니다.

다음날 경찰과 함께 확인해봤습니다.

몽골로 수출될 화물차 2대가 나옵니다.

<녹취> 차량 밀수출 용의자(음성변조) : "나는 심부름만 해 주는 거뿐이에요."

해당 자동차를 조회해봤습니다.

<녹취> 자치단체 자동차 관리과 담당자(음성변조) : "도난으로 신고돼서 자진 말소됐고 본인이 오셔서 신고했어요."

2대 모두, 최근에 도난당한 차들입니다.

<녹취> 도난 차량 주인 : "CCTV 카메라도 사실 몇 대가 주위에 있고 해서 걱정 없이 세워뒀던 건데 아침에 나왔더니 차가 없더라고요. "

차량 절도는 순식간에 이뤄집니다.

최근 가장 도난이 잦은 차종입니다. 잠겨있습니다. 이 차를 열쇠 업체에 열어달라고 의뢰해봤습니다.

열쇠 구멍을 확인하고 휴대용 제작 기계에 차종과 숫자를 입력하자 불과 3분 만에 열쇠가 완성됩니다.

문도 열리고 시동까지 걸립니다.

<인터뷰> 열쇠 기술자 : "(기계에) 입력만 하면 다 알아서 깎으니까 금방 배우죠. 좀 어려운 차들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된 차들은 좀 쉬운 편이고..."

훔친 차들은 어떻게 수출될까?

<인터뷰> 도난 차량 수출 대행업자(음성변조) : "컨테이너 적재를 내가 이 마당에 갖다 놓고 여기서 적재할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 시스템이 지금 그걸 통제 못 하는 거예요."

관세청에 제출한 수출 신고서에는 오래된 연식의 차량으로 신고하고 실제로 컨테이너에는 도난 차를 실어 수출하는 것입니다.

컨테이너 안을 일일이 확인 못 하는 통관의 허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출된 도난 차량 대신 국내에 남겨진 노후 차량은 어떻게 처리할까?

한 폐차장에 수출 신고된 차량이 주차돼 있습니다.

차량 절도범 일당이 밀수출 도난 차량 대신 폐차하라고 맡긴 차입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차가 말소된 거니까 차 사라 그러면은 누구라도 사죠. (그러니까 (폐차 신고된 줄 알고) 속아서 (차를) 사셨다는 거예요?) 네. 그러니까 저희는 확인할 길이 없잖아요."

폐차 신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산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수출 예정이지 폐차가 아니잖아요? (저도 지금 (폐차 신고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오늘 처음 본 거예요."

밀수출된 도난 차 대신 10여 대의 노후 차를 무단 폐차했다고 결국 실토합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저희는 폐차하고 그냥 해체했죠. 죄송해요."

취재가 시작된 뒤 서울 동작 경찰서는 차량 절도 밀수출 일당과 폐차업자 등 6명을 검거하고 불법 대포차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연간 도난 차량은 많게는 만여 대, 피해액도 800억 원으로 이 넘습니다.

도난 차 대부분은 밀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서재용(관세청 통관기획과장) : "컨테이너에 대해서 우리가 수출 나가는 물품에 대해서 끄집어내서 이렇게 검사하는 부분에 대해서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죠."

이런 문제점이 드러나자 관세청은 뒤늦게 도난 차량 바꿔치기를 막기 위해 컨테이너 적재를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도록 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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