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이끄는 ‘페이커 이상혁’

입력 2016.07.14 (15:40) 수정 2016.07.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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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e스포츠' 인기 말이다. 게임 전문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e-스포츠' 경기를 통해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긴 했지만, 직접 찾아간 현장의 열기는 생각 이상으로 대단했다.

취재를 위해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OGN e스타디움'은 경기를 보기 위해 몰린 팬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늦은 시간인 저녁 8시에 시작하는 경기지만 8백 석에 이르는 경기장에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e스포츠'를 이끄는 페이커 이상혁

취재를 간 날은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 일명 롤)라는 'e스포츠'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롤이라는 게임은 월 간 전세계 6천7백만 명 이상이 접속해 즐기는 최고 인기 게임 중 하나다. 이 종목에서 한국의 실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특히, '페이커(Faker)'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상혁 선수가 소속된 'SKT T1'은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SKT T1은 롤이라는 종목에서 가장 큰 대회라고 할 수 있는 '롤드컵'에서 2013년과 2015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 올 5월에는 상하이에서 열린 2016 MSI(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롤 종목 최초 그랜드슬램(롤드컵, MSI, 롤올스타전 모두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e스포츠 선수들은 매 경기 전 이렇게 메이크업을 받는다. e스포츠 선수들은 매 경기 전 이렇게 메이크업을 받는다.


SKT T1과 상대팀인 롱주의 경기를 찾은 팬들 가운데 다수는 이상혁이 소속된 SKT T1의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이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누구를 보러 왔냐고 물어보니 페이커를 보기 위해 왔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네덜란드에서 왔다는 아이날 티마 씨는 "페이커는 전설이에요. 프로게이머가 된 뒤에 모두를 물리쳤어요. 저는 페이커처럼 되고 싶고, 플레이 해보고 싶어요."라며 응원을 피켓을 흔들며 페이커를 연호했다.

흥미로운 점은 'e스포츠'라고 하면 왠지 남자들만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여성 팬들도 많았다. 특히 고가의 카메라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모습은 인기 아이돌의 행사장에서나 볼법한 모습이었다. 

'페이커' 전설의 시작

e스포츠 선수가 되기 전 이상혁은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롤'이라는 게임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롤'은 기본적으로 랭킹 시스템을 추구하는데 이상혁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상위 랭크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2013년 18살이었던 이상혁은 새로 창단한 SKT T1과 함께 리그에 데뷔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데뷔 첫 해 8월 열린 핫식스 LOL 챔피언스 서머 2013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10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황제의 등장이었다.

이후 이상혁이 버티는 SKT T1은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2015 e스포츠대상을 차지하는 등 페이커 이상혁의 명성은 높아져만 갔다. 이상혁이 e스포츠에서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을 결정하고 e스포츠 선수로 활동하겠다는 아들의 결심에 부모님은 믿고 따라주셨다.



데뷔 이후 통산 승률 73.9%. 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상혁은 데뷔 때나 지금이나 하루 10시간 이상의 연습을 뻬먹지 않는다. 이상혁이 롤에 등장하는 100여 개의 캐릭터 대부분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도 이런 철저한 연습 덕이다.

 이상혁은 평소 따로 운동을 하진 않는다고 한다. 대신 그가 선택한 유일한 건강 관리 방법은 전동 안마기에서 안마를 받는 것이다. 이상혁은 평소 따로 운동을 하진 않는다고 한다. 대신 그가 선택한 유일한 건강 관리 방법은 전동 안마기에서 안마를 받는 것이다.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이상혁은 아직도 소망이 있다. 바로 한국 사회에 팽배한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상혁은 "앞으로 있을 대회를 최대한 우승하는 게 목표다. 또, e스포츠가 건전한 스포츠고 세계 경쟁력 있는 스포츠란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하나의 스포츠로 성장한 e스포츠

이상혁과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한국은 'e스포츠'계의 브라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세계적인 인기는 세계적으로 그만큼 해외의 관심도 뜨겁다. 미국의 ESPN이나 CNN는 우리나라 e스포츠 선수에 대해 심층 보도했고, 영국 BBC도 한국 e스포츠의 명암을 조명하는 기사를 방송하기도 할 정도다.



해외 유명 언론들이 이토록 한국 e스포츠를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폭발적 성장세 때문이다. 실례로 2014년 월드시리즈는 평균 1,400만 명이 시청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2013년 LA에서 열린 한 e스포츠 대회의 결승전은 3,200만 명이 지켜봤다.

[연관기사] ☞ [뉴스9] ‘e-스포츠 최강자’ 이상혁, 新스포츠 한류 이끈다

실제로 e스포츠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설명자료를 보면, e스포츠 전문 조사기관 Newzoo의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e스포츠 전 세계 매출은 약 2억 달러, 2015년에는 64.7% 성장한 3억2,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전문 조사기관 '수퍼데이터(Superdata)는 2015년 7억4800만 달러 규모로 평가 받는 e스포츠 시장은 2018년까지 19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을 내놓았다. 2015년까지는 아시아 시장이 가장 큰 e스포츠 시장이었지만 2018년에는 북미시장과 유럽시장에서 e스포츠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들은 e스포츠 시장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하는 나라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한국의 대한체육회는 한국e스포츠협회(KeSPA)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에는 러시아와 이탈리아가 e스포츠 협회를 자국 체육회의 정식체육단체로 인증하는 등 유럽 국가들의 e스포츠협회 창설이나 정식체육단체 인증이 확대되고 있다.

또 독일의 프로축구클럽 샬케04는 롤 팀을 창단했고, 스페인의 발렌시아는 하스스톤이란 e스포츠종목의 팀을 창단하는 등 유럽의 축구구단들도 e스포츠 팀을 창단하거나 선수를 영입하는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e스포츠 협회 김종성 과장은 "이미 국내에서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프로야구나 농구배구와 필적하는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며 "해외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으로 야구는 미국, 축구는 영국, e스포츠는 한국이라는 인식이 전세계에 통용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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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e스포츠’ 이끄는 ‘페이커 이상혁’
    • 입력 2016-07-14 15:40:34
    • 수정2016-07-14 15:47:14
    취재K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e스포츠' 인기 말이다. 게임 전문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e-스포츠' 경기를 통해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긴 했지만, 직접 찾아간 현장의 열기는 생각 이상으로 대단했다.

취재를 위해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OGN e스타디움'은 경기를 보기 위해 몰린 팬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늦은 시간인 저녁 8시에 시작하는 경기지만 8백 석에 이르는 경기장에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e스포츠'를 이끄는 페이커 이상혁

취재를 간 날은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 일명 롤)라는 'e스포츠'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롤이라는 게임은 월 간 전세계 6천7백만 명 이상이 접속해 즐기는 최고 인기 게임 중 하나다. 이 종목에서 한국의 실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특히, '페이커(Faker)'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상혁 선수가 소속된 'SKT T1'은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SKT T1은 롤이라는 종목에서 가장 큰 대회라고 할 수 있는 '롤드컵'에서 2013년과 2015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 올 5월에는 상하이에서 열린 2016 MSI(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롤 종목 최초 그랜드슬램(롤드컵, MSI, 롤올스타전 모두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e스포츠 선수들은 매 경기 전 이렇게 메이크업을 받는다.

SKT T1과 상대팀인 롱주의 경기를 찾은 팬들 가운데 다수는 이상혁이 소속된 SKT T1의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이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누구를 보러 왔냐고 물어보니 페이커를 보기 위해 왔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네덜란드에서 왔다는 아이날 티마 씨는 "페이커는 전설이에요. 프로게이머가 된 뒤에 모두를 물리쳤어요. 저는 페이커처럼 되고 싶고, 플레이 해보고 싶어요."라며 응원을 피켓을 흔들며 페이커를 연호했다.

흥미로운 점은 'e스포츠'라고 하면 왠지 남자들만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여성 팬들도 많았다. 특히 고가의 카메라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모습은 인기 아이돌의 행사장에서나 볼법한 모습이었다. 

'페이커' 전설의 시작

e스포츠 선수가 되기 전 이상혁은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롤'이라는 게임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롤'은 기본적으로 랭킹 시스템을 추구하는데 이상혁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상위 랭크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2013년 18살이었던 이상혁은 새로 창단한 SKT T1과 함께 리그에 데뷔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데뷔 첫 해 8월 열린 핫식스 LOL 챔피언스 서머 2013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10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황제의 등장이었다.

이후 이상혁이 버티는 SKT T1은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2015 e스포츠대상을 차지하는 등 페이커 이상혁의 명성은 높아져만 갔다. 이상혁이 e스포츠에서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을 결정하고 e스포츠 선수로 활동하겠다는 아들의 결심에 부모님은 믿고 따라주셨다.



데뷔 이후 통산 승률 73.9%. 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상혁은 데뷔 때나 지금이나 하루 10시간 이상의 연습을 뻬먹지 않는다. 이상혁이 롤에 등장하는 100여 개의 캐릭터 대부분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도 이런 철저한 연습 덕이다.

 이상혁은 평소 따로 운동을 하진 않는다고 한다. 대신 그가 선택한 유일한 건강 관리 방법은 전동 안마기에서 안마를 받는 것이다.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이상혁은 아직도 소망이 있다. 바로 한국 사회에 팽배한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상혁은 "앞으로 있을 대회를 최대한 우승하는 게 목표다. 또, e스포츠가 건전한 스포츠고 세계 경쟁력 있는 스포츠란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하나의 스포츠로 성장한 e스포츠

이상혁과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한국은 'e스포츠'계의 브라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세계적인 인기는 세계적으로 그만큼 해외의 관심도 뜨겁다. 미국의 ESPN이나 CNN는 우리나라 e스포츠 선수에 대해 심층 보도했고, 영국 BBC도 한국 e스포츠의 명암을 조명하는 기사를 방송하기도 할 정도다.



해외 유명 언론들이 이토록 한국 e스포츠를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폭발적 성장세 때문이다. 실례로 2014년 월드시리즈는 평균 1,400만 명이 시청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2013년 LA에서 열린 한 e스포츠 대회의 결승전은 3,200만 명이 지켜봤다.

[연관기사] ☞ [뉴스9] ‘e-스포츠 최강자’ 이상혁, 新스포츠 한류 이끈다

실제로 e스포츠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설명자료를 보면, e스포츠 전문 조사기관 Newzoo의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e스포츠 전 세계 매출은 약 2억 달러, 2015년에는 64.7% 성장한 3억2,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전문 조사기관 '수퍼데이터(Superdata)는 2015년 7억4800만 달러 규모로 평가 받는 e스포츠 시장은 2018년까지 19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을 내놓았다. 2015년까지는 아시아 시장이 가장 큰 e스포츠 시장이었지만 2018년에는 북미시장과 유럽시장에서 e스포츠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들은 e스포츠 시장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하는 나라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한국의 대한체육회는 한국e스포츠협회(KeSPA)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에는 러시아와 이탈리아가 e스포츠 협회를 자국 체육회의 정식체육단체로 인증하는 등 유럽 국가들의 e스포츠협회 창설이나 정식체육단체 인증이 확대되고 있다.

또 독일의 프로축구클럽 샬케04는 롤 팀을 창단했고, 스페인의 발렌시아는 하스스톤이란 e스포츠종목의 팀을 창단하는 등 유럽의 축구구단들도 e스포츠 팀을 창단하거나 선수를 영입하는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e스포츠 협회 김종성 과장은 "이미 국내에서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프로야구나 농구배구와 필적하는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며 "해외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으로 야구는 미국, 축구는 영국, e스포츠는 한국이라는 인식이 전세계에 통용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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