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공 확장·뇌파 요동’…이래도 터널 내 차선 변경 하시겠습니까?

입력 2016.08.26 (16:46) 수정 2016.08.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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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뉴스9] [앵커&리포트] ‘터널 사고’ 왜 치명적일까?

오늘(26일) 오전 4시 56분쯤, 경기도 수원시 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광교터널 안에서 6톤짜리 LPG 탱크로리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에는 LPG 가스 5.4톤가량이 실려 있었다. 다행히 가스 누출은 없었다.

이 사고로 강릉 방향 광교터널 1·2차로는 2시간여 동안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게다가 탱크로리 사고가 난 광교터널 1·2차로 바로 옆 3·4차로 광교터널에서도 또 다른 접촉사고가 발생해 출근길 주변 교통 혼잡은 극심해졌다.

최근 터널 내부 교통사고가 늘고 있고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사망률이 일반 도로보다 2배 이상 높다. 어둡고 좁은 터널 특성 때문에 사고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8월 14일 오후 2시10분쯤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엑스포장 방향으로 달리던 트레일러와 승용차 등 10대의 차량이 추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8월 14일 오후 2시10분쯤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엑스포장 방향으로 달리던 트레일러와 승용차 등 10대의 차량이 추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 '터널 사고 사망률, 일반 도로보다 2배 이상 높아'

운전자들은 "터널에 들어갈 때 안 보여요. 순간적으로 까매서 안 보이지요. 밝은데서 터널로 들어 가면은...", "터널 안에서는 추월을 하면 안 되는데 그런 경우가 있어요."라고 말하며 터널 운전의 어려움, 위험성을 이구동성으로 털어놓는다.

터널 안에서 가장 많은 사고 유형은 뒤에서 갑자기 들이받는 추돌사고다. 그뿐만 아니라 단독으로 뒤집어지는 전복사고, 그리고 화재 등 2차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들도 빈번하다.

문제는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났을 때 사망률이 평균 5% 정도로 일반 도로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왜 터널 안에서 대형사고가 많을까? 터널 내부가 어두운 것과 관련 있을까?

■ 터널 진입하자 동공 확장... '일시적 시야 혼란, 사고 위험 커져'

실제 도로 상황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실험해 봤다.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터널로 들어갔을 때 눈의 동공 변화를 살펴봤다.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자 동공에 변화가 일어난다. 외부에 있을 때보다 동공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에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의 동공에 비해, 왼쪽 터널 내부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동공이 확대되는 모습을 실험 결과 확인할 수 있다.오른쪽에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의 동공에 비해, 왼쪽 터널 내부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동공이 확대되는 모습을 실험 결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동공 변화로 운전자는 터널 안에서 안전거리가 확보 됐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앞 차와 더 가깝게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또 시야의 혼란이 오면 속도감이 떨어져 무의식적으로 과속을 하기 쉽고 그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대형사고가 잦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외부에선 여유롭게 운전하다가 터널로 들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변화가 있는지 뇌파 측정기를 달고 모의 운전을 해봤다.

■ 터널 들어서며 뇌파 요동... '긴장·흥분, 사고 위험 커져'

일반 도로에선 비교적 안정적이던 뇌파가 터널 앞에선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한다. 긴장과 흥분 상태일 때 나타나는 급격한 피크 형태의 뇌파가 나타나기도 한다. 박세진 박사는 "터널을 진입할 때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이 굉장히 긴장을 하게 된다. 그 긴장 상태가 특히 초보 운전일 경우에는 사고 유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 '규정 속도보다 10km 낮춰주고... 터널 내 차선 변경 금물'

터널 내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것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한 행동이니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차선은 터널 진입하기 전에 미리 변경하고 계기판으로 속도를 확인해 규정 속도보다 10km 정도 낮춰주는 것이 안전하다.

또 터널에 들어서기 전에 선글라스는 반드시 벗어야 한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터널 내부는 일반 도로와 다르게 갓길이라든가 여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사고 상황에서 차량을 회피할 수가 없고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동시에 추돌하게 되는 연쇄 추돌 사고로 발생해서 상당히 위험성이 높다고 말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터널 운전은 일반 도로보다 생체학적으로, 구조적으로 위험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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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공 확장·뇌파 요동’…이래도 터널 내 차선 변경 하시겠습니까?
    • 입력 2016-08-26 16:46:50
    • 수정2016-08-26 21:44:45
    취재K
[연관 기사] ☞ [뉴스9] [앵커&리포트] ‘터널 사고’ 왜 치명적일까? 오늘(26일) 오전 4시 56분쯤, 경기도 수원시 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광교터널 안에서 6톤짜리 LPG 탱크로리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에는 LPG 가스 5.4톤가량이 실려 있었다. 다행히 가스 누출은 없었다. 이 사고로 강릉 방향 광교터널 1·2차로는 2시간여 동안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게다가 탱크로리 사고가 난 광교터널 1·2차로 바로 옆 3·4차로 광교터널에서도 또 다른 접촉사고가 발생해 출근길 주변 교통 혼잡은 극심해졌다. 최근 터널 내부 교통사고가 늘고 있고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사망률이 일반 도로보다 2배 이상 높다. 어둡고 좁은 터널 특성 때문에 사고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8월 14일 오후 2시10분쯤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엑스포장 방향으로 달리던 트레일러와 승용차 등 10대의 차량이 추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 '터널 사고 사망률, 일반 도로보다 2배 이상 높아' 운전자들은 "터널에 들어갈 때 안 보여요. 순간적으로 까매서 안 보이지요. 밝은데서 터널로 들어 가면은...", "터널 안에서는 추월을 하면 안 되는데 그런 경우가 있어요."라고 말하며 터널 운전의 어려움, 위험성을 이구동성으로 털어놓는다. 터널 안에서 가장 많은 사고 유형은 뒤에서 갑자기 들이받는 추돌사고다. 그뿐만 아니라 단독으로 뒤집어지는 전복사고, 그리고 화재 등 2차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들도 빈번하다. 문제는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났을 때 사망률이 평균 5% 정도로 일반 도로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왜 터널 안에서 대형사고가 많을까? 터널 내부가 어두운 것과 관련 있을까? ■ 터널 진입하자 동공 확장... '일시적 시야 혼란, 사고 위험 커져' 실제 도로 상황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실험해 봤다.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터널로 들어갔을 때 눈의 동공 변화를 살펴봤다.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자 동공에 변화가 일어난다. 외부에 있을 때보다 동공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에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의 동공에 비해, 왼쪽 터널 내부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동공이 확대되는 모습을 실험 결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동공 변화로 운전자는 터널 안에서 안전거리가 확보 됐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앞 차와 더 가깝게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또 시야의 혼란이 오면 속도감이 떨어져 무의식적으로 과속을 하기 쉽고 그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대형사고가 잦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외부에선 여유롭게 운전하다가 터널로 들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변화가 있는지 뇌파 측정기를 달고 모의 운전을 해봤다. ■ 터널 들어서며 뇌파 요동... '긴장·흥분, 사고 위험 커져' 일반 도로에선 비교적 안정적이던 뇌파가 터널 앞에선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한다. 긴장과 흥분 상태일 때 나타나는 급격한 피크 형태의 뇌파가 나타나기도 한다. 박세진 박사는 "터널을 진입할 때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이 굉장히 긴장을 하게 된다. 그 긴장 상태가 특히 초보 운전일 경우에는 사고 유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 '규정 속도보다 10km 낮춰주고... 터널 내 차선 변경 금물' 터널 내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것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한 행동이니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차선은 터널 진입하기 전에 미리 변경하고 계기판으로 속도를 확인해 규정 속도보다 10km 정도 낮춰주는 것이 안전하다. 또 터널에 들어서기 전에 선글라스는 반드시 벗어야 한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터널 내부는 일반 도로와 다르게 갓길이라든가 여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사고 상황에서 차량을 회피할 수가 없고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동시에 추돌하게 되는 연쇄 추돌 사고로 발생해서 상당히 위험성이 높다고 말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터널 운전은 일반 도로보다 생체학적으로, 구조적으로 위험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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