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나간 흔적이 없다”…신혼부부 ‘의문의 실종’

입력 2016.08.31 (08:34) 수정 2016.08.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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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결혼한 지 6개월 된 신혼부부가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가족과 경찰이 찾아 나섰지만 부부의 행방은 3개월째 오리무중입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엔 부부가 집에 들어가는 모습은 포착됐지만 집 밖으로 나가는 장면은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동업자와 지인들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만 보면 부부에겐 말 못할 사정이 있던 걸로 보이는데요.

경찰이 조사에 나섰지만 무려 3개월 동안이나 부부가 돈을 인출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한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부를 기다리는 가족과 지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대체 이들 부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35세 동갑내기 부부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는 걸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은 신랑 전 모 씨의 부친이었습니다.

지난 5월 28일부터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은 건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아들에게 장에 좋은 건강 보조식품을 전해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아들이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합니다. 한 세 번 정도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나중에 (가게로) 직접 찾아갔다고 하셨어요."

아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아들이 동업자와 운영하던 가게를 찾아간 부친, 그곳에서 황당한 얘기를 듣게 되는데요.

동업자 역시 5월 28일 이후 전 씨를 만나지 못했다는 겁니다.

<녹취> 남편 전 씨의 동업자(음성변조) : “5월 28일 처음에 저한테 문자가 와서, 오늘 가게 하루 쉬자고 이렇게 문자가 왔었고······.”

집에 일이 생겨서 하루 쉬어야겠다는 전 씨의 문자.

평소 진중한 성격의 전 씨이기에 동업자는 급한 사정이 있겠거니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전 씨가 갑자기 가게 운영비를 보내왔다는 겁니다.

<녹취> 남편 전씨의 동업자(음성변조) : “말일 날, 가게 결제일이거든요. 통장을 형이 들고 있었단 말이에요. (가게) 은행 계좌도 형 이름으로 되어 있고 또 하나는 공동명의로 되어 있어서, 일요일에 저한테 돈을 다 보냈거든요.”

이상하다 싶어 전화를 걸었더니 전 씨는 당분간 가게에 나갈 수 없다며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을 구하라고도 했다는 겁니다.

<녹취> 남편 전씨의 동업자(음성변조) : “제가 그때는 물어봤어요. 형, 근데 무슨 일이기에 그러냐(했더니), 갔다 와서 얘기해 준다고 했거든요. 이게 해결되면 내가 다시 와서 얘기해 줄게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뭔가 해결할 일이 생겼다는 전 씨.

대체 무슨 일이기에 일 년간 공들여 키워 온 가게에서 손을 떼야 할 정도로 급박했던 걸까.

남편 전 씨는 6월 2일 아버지에게 “괜찮아요.”란 문자를 마지막으로 남긴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아내 최 씨 역시 지인들과 연락이 끊긴 것은 그즈음이었습니다.

연극배우였던 최 씨.

지난 5월 27일 연극 무대를 잘 마치고 돌아갔던 그녀가 다음 날 돌연 이후 공연에 더는 참여 할 수 없다고 문자를 보낸 겁니다.

<녹취> 아내 최 씨의 극단 동료(음성변조) : “그럴만한 친구가 아니에요. 쭉 저희가 생활을 지켜봤을 땐 후배들한테도 바른 얘기하는 친구라서, 저희도 너무 황당해서 그때 당시에는 어떻게든 찾아서 공연을 시켜야겠다.”

공연에서 중요 배역을 맡고 있었던 최 씨.

극단 동료들이 설득해 보기 위해 다급히 찾아 나섰지만 그녀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5월 29일 남편 전 씨와 통화가 됐지만 아내가 공연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그 후 연락 두절이 된 부부.

결국, 부부의 가족과 지인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부부의 행적에 이상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부부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의 CCTV 영상.

먼저 지난 5월 27일 밤 10시쯤 아내 최 모 씨가 간식거리를 사서 귀가했고, 그로부터 5시간 후인 5월 28일 새벽 3시 즈음 남편 전 모 씨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지막!

다시 밖으로 나오는 부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보통 자기가 15층이면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겠습니까, 그죠. 그게 아니면 결국 비상계단을 이용했다는 건데 그 자체가 이상한 거죠.”

게다가 아파트 외부에 설치된 CCTV에도 부부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CCTV가 여기 입구마다 다 되어 있어요. 후문에 두 군데 있고 저쪽에 계단에 있고 많아요.”

그런데 아파트의 구조상 CCTV를 피해 밖으로 나가는 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비상계단을 내려가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CCTV의 사각지대를 통해 이동하면 흔적을 남기지 않고 빠져나갈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삼자가 외부에서 은밀히 부부의 집에 접근할 수도 있다는 가정도 가능합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감식도 여러 번 해봤는데 집안 내부는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어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 같은 건 전혀 없는 상황이고요. 혈흔 같은 것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게다가 아내 최 씨가 장을 봐온 물건들은 식탁 위에 놓여있었고, 부부가 타고 다니던 승용차도 아파트 주차장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부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6월 2일!

남편 전 씨의 휴대전화가 오전 9시쯤 부산 기장군에서 부인 최 씨의 휴대전화는 같은 날 밤 10시쯤 서울 강동구에서 신호가 사라졌습니다.

그 후 3개월간 신용카드와 인터넷 사용 기록이 없으며 부부의 여권이 사라졌지만 해외로 출국한 기록도 없었습니다.

부부는 말 그대로 마치 증발한 듯 사라져 버린 겁니다.

부부가 스스로 종적을 감춘 것이라는 가정도 해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해결할 일이 있다는 남편 전 씨의 말은 혹시 돈 문제는 아닐까?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남편) 가게는 동업을 했는데, 영업이 굉장히 잘 됐다고 하고요. 양가 부모님들이 굉장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세요.“

경찰 역시 채무 관계에도 별다른 특이점은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실종 기간이 장기화하자 부부의 가족과 지인들의 불안감은 커집니다.

전문가들은 부부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여성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걱정하거나 가족이 걱정하는 거에 대해서 그걸 해소해주려는 욕구가 남성에 비해 훨씬 강하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부분들을 완전히 무시한 채로 종적을 감춘다는 것은 여성 심리적 차원에서 쉬운 부분은 아니라는 얘기에요. 단순 실종이나 단순 가출도 있을 수 있지만 범죄 사건에 대해서도 추리나 추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 거죠.”

경찰은 전담반을 꾸려 부부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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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나간 흔적이 없다”…신혼부부 ‘의문의 실종’
    • 입력 2016-08-31 08:35:59
    • 수정2016-08-31 09: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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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결혼한 지 6개월 된 신혼부부가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가족과 경찰이 찾아 나섰지만 부부의 행방은 3개월째 오리무중입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엔 부부가 집에 들어가는 모습은 포착됐지만 집 밖으로 나가는 장면은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동업자와 지인들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만 보면 부부에겐 말 못할 사정이 있던 걸로 보이는데요.

경찰이 조사에 나섰지만 무려 3개월 동안이나 부부가 돈을 인출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한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부를 기다리는 가족과 지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대체 이들 부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35세 동갑내기 부부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는 걸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은 신랑 전 모 씨의 부친이었습니다.

지난 5월 28일부터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은 건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아들에게 장에 좋은 건강 보조식품을 전해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아들이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합니다. 한 세 번 정도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나중에 (가게로) 직접 찾아갔다고 하셨어요."

아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아들이 동업자와 운영하던 가게를 찾아간 부친, 그곳에서 황당한 얘기를 듣게 되는데요.

동업자 역시 5월 28일 이후 전 씨를 만나지 못했다는 겁니다.

<녹취> 남편 전 씨의 동업자(음성변조) : “5월 28일 처음에 저한테 문자가 와서, 오늘 가게 하루 쉬자고 이렇게 문자가 왔었고······.”

집에 일이 생겨서 하루 쉬어야겠다는 전 씨의 문자.

평소 진중한 성격의 전 씨이기에 동업자는 급한 사정이 있겠거니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전 씨가 갑자기 가게 운영비를 보내왔다는 겁니다.

<녹취> 남편 전씨의 동업자(음성변조) : “말일 날, 가게 결제일이거든요. 통장을 형이 들고 있었단 말이에요. (가게) 은행 계좌도 형 이름으로 되어 있고 또 하나는 공동명의로 되어 있어서, 일요일에 저한테 돈을 다 보냈거든요.”

이상하다 싶어 전화를 걸었더니 전 씨는 당분간 가게에 나갈 수 없다며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을 구하라고도 했다는 겁니다.

<녹취> 남편 전씨의 동업자(음성변조) : “제가 그때는 물어봤어요. 형, 근데 무슨 일이기에 그러냐(했더니), 갔다 와서 얘기해 준다고 했거든요. 이게 해결되면 내가 다시 와서 얘기해 줄게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뭔가 해결할 일이 생겼다는 전 씨.

대체 무슨 일이기에 일 년간 공들여 키워 온 가게에서 손을 떼야 할 정도로 급박했던 걸까.

남편 전 씨는 6월 2일 아버지에게 “괜찮아요.”란 문자를 마지막으로 남긴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아내 최 씨 역시 지인들과 연락이 끊긴 것은 그즈음이었습니다.

연극배우였던 최 씨.

지난 5월 27일 연극 무대를 잘 마치고 돌아갔던 그녀가 다음 날 돌연 이후 공연에 더는 참여 할 수 없다고 문자를 보낸 겁니다.

<녹취> 아내 최 씨의 극단 동료(음성변조) : “그럴만한 친구가 아니에요. 쭉 저희가 생활을 지켜봤을 땐 후배들한테도 바른 얘기하는 친구라서, 저희도 너무 황당해서 그때 당시에는 어떻게든 찾아서 공연을 시켜야겠다.”

공연에서 중요 배역을 맡고 있었던 최 씨.

극단 동료들이 설득해 보기 위해 다급히 찾아 나섰지만 그녀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5월 29일 남편 전 씨와 통화가 됐지만 아내가 공연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그 후 연락 두절이 된 부부.

결국, 부부의 가족과 지인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부부의 행적에 이상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부부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의 CCTV 영상.

먼저 지난 5월 27일 밤 10시쯤 아내 최 모 씨가 간식거리를 사서 귀가했고, 그로부터 5시간 후인 5월 28일 새벽 3시 즈음 남편 전 모 씨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지막!

다시 밖으로 나오는 부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보통 자기가 15층이면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겠습니까, 그죠. 그게 아니면 결국 비상계단을 이용했다는 건데 그 자체가 이상한 거죠.”

게다가 아파트 외부에 설치된 CCTV에도 부부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CCTV가 여기 입구마다 다 되어 있어요. 후문에 두 군데 있고 저쪽에 계단에 있고 많아요.”

그런데 아파트의 구조상 CCTV를 피해 밖으로 나가는 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비상계단을 내려가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CCTV의 사각지대를 통해 이동하면 흔적을 남기지 않고 빠져나갈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삼자가 외부에서 은밀히 부부의 집에 접근할 수도 있다는 가정도 가능합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감식도 여러 번 해봤는데 집안 내부는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어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 같은 건 전혀 없는 상황이고요. 혈흔 같은 것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게다가 아내 최 씨가 장을 봐온 물건들은 식탁 위에 놓여있었고, 부부가 타고 다니던 승용차도 아파트 주차장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부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6월 2일!

남편 전 씨의 휴대전화가 오전 9시쯤 부산 기장군에서 부인 최 씨의 휴대전화는 같은 날 밤 10시쯤 서울 강동구에서 신호가 사라졌습니다.

그 후 3개월간 신용카드와 인터넷 사용 기록이 없으며 부부의 여권이 사라졌지만 해외로 출국한 기록도 없었습니다.

부부는 말 그대로 마치 증발한 듯 사라져 버린 겁니다.

부부가 스스로 종적을 감춘 것이라는 가정도 해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해결할 일이 있다는 남편 전 씨의 말은 혹시 돈 문제는 아닐까?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남편) 가게는 동업을 했는데, 영업이 굉장히 잘 됐다고 하고요. 양가 부모님들이 굉장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세요.“

경찰 역시 채무 관계에도 별다른 특이점은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실종 기간이 장기화하자 부부의 가족과 지인들의 불안감은 커집니다.

전문가들은 부부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여성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걱정하거나 가족이 걱정하는 거에 대해서 그걸 해소해주려는 욕구가 남성에 비해 훨씬 강하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부분들을 완전히 무시한 채로 종적을 감춘다는 것은 여성 심리적 차원에서 쉬운 부분은 아니라는 얘기에요. 단순 실종이나 단순 가출도 있을 수 있지만 범죄 사건에 대해서도 추리나 추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 거죠.”

경찰은 전담반을 꾸려 부부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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