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내터널의 기적’ 만든 시민 영웅 11명

입력 2016.09.08 (16:14) 수정 2016.09.0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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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7] ‘시민 영웅’ 11명 감사장…“할 일 했을 뿐”


'곰내터널의 기적'을 만든 시민 영웅 11명은 모두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지난 2일 부산 곰내터널 안에서 2차 사고위험을 무릅쓰고 옆으로 넘어진 버스 안에 갇혀 있는 유치원생들을 구조한 용감한 시민 11명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연관기사]
☞ 유치원생 차량 사고 전원 무사…시민 영웅들 있었다
☞ 유치원생 태우고 ‘꽝’…안전띠가 살렸다


곰내터널 어린이 구조한 시민 11명에게 감사장 전달

부산 경찰이 이들의 의로운 행동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계정 등을 통해 신원 확인에 나선지 하루 만인 7일 이들을 찾은데 이어, 오늘(8일) 이들을 초청해 감사장을 수여한 것이다.

11명 가운데 8명은 부산 사람이었고 3명은 전북 군산시, 경기도 안양시, 경남 창원시에 사는데 일 때문에 부산에 왔다가 사고현장을 목격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이는 17세부터 63세까지 다양했다. 회사원도 있었고, 건설업이나 전기공사를 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지난 2일 부산 곰내터널에서 넘어진 버스 안에 갇혀 있는 유치원생 21명을 구조한 뒤 홀연히 사라졌던 시민들이 8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의 감사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지난 2일 부산 곰내터널에서 넘어진 버스 안에 갇혀 있는 유치원생 21명을 구조한 뒤 홀연히 사라졌던 시민들이 8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의 감사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은 8일 오전 시민 영웅 11명과 사고 당시 침착하게 아이들을 돌봤던 유치원 교사 정모(23·여)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10대에서 60대의 평범한 시민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김수영(17)씨는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고, 보육교사 정씨도 아이들을 돌보느라 불참했다.

사고 당시 자신의 차에서 꺼내온 망치로 버스 뒷유리를 깼던 김호신(63·건설업)씨는 "사고가 나자마자 차를 정차하고 비상등을 켠 뒤 버스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벨트에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면서 "유리를 발로 찼지만 깨지지 않아 망치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사고를 목격하고 구조에 나선 시민들이 넘어진 버스의 유리창이 깨지지 않자 망치와 골프채를 꺼내러 자신들의 차량으로 급히 되돌아가고 있다.사고를 목격하고 구조에 나선 시민들이 넘어진 버스의 유리창이 깨지지 않자 망치와 골프채를 꺼내러 자신들의 차량으로 급히 되돌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다칠까 봐 버스 뒷유리 아래쪽부터 조심스럽게 깼는데 달려온 한 사람이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 사람은 신황수(50·회사원)씨다.

신씨는 "아이들의 상태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일부 깨진 유리를 발로 차고 들어갔다"면서 "아이들이 옆으로 매달려 있었고, 운전기사와 인솔교사가 앞쪽부터 아이들을 한 명씩 구해서 달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씨는 "크게 다친 아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안심하고 뒤에서부터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냈다"면서 "근처에 있던 다른 아저씨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서서 도왔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21 명의 어린이들을 모두 구조하고 이들을 공동구(터널 보수용 인도)로 대피시키고 있다. 제일 좌측으로 어린이를 안심시키는 보육교사의 모습도 보인다.시민들이 21 명의 어린이들을 모두 구조하고 이들을 공동구(터널 보수용 인도)로 대피시키고 있다. 제일 좌측으로 어린이를 안심시키는 보육교사의 모습도 보인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던 사람은 함진우(37·회사원)씨다.

함씨는 "아이들에게 '씩씩하다. 조금만 있으면 엄마도 오고, 경찰 아저씨와 소방관 아저씨들도 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당연히 해야할 일… 시민 영웅은 좀 쑥스럽다"

이들외에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 부닥치면 우리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시민영웅'이라는 말은 좀 쑥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전 부산 곰내터널에서 유치원생 21명을 태우고 달리던 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벽면을 충격한 후 넘어지는 모습과 뒤따라가던 차량의 운전자들이 신속하게 구조에 나서고 있다.지난 2일 오전 부산 곰내터널에서 유치원생 21명을 태우고 달리던 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벽면을 충격한 후 넘어지는 모습과 뒤따라가던 차량의 운전자들이 신속하게 구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기장군 철마면에서 정관읍 방향으로 달리던 25인승 유치원 버스(운전자 김모·76)가 곰내터널 편도 2차로를 달리다 300m 지점에서 옆으로 넘어졌다.

유치원생을 태운 버스는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벽면을 들이받고 다시 그 충격으로 튕겨나가 반대쪽 벽을 들이받은 다음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이 버스를 뒤따르던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겼다.


버스 넘어지자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 11명 신속 구조나서

이 버스는에는 인솔교사와 어린이 21명 등 총 23명이 탑승한 상태였는데 버스가 넘어지자 뒤에서 따라가던 차량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뛰쳐나왔다.

이내 아이들이 갇힌 상황이 확인되자 누군가는 망치를, 또 다른 시민은 골프채를 가져와 버스 뒷유리를 조심스럽게 깬 뒤 구조가 시작됐다.

넘어진 버스에서 구조된 유치원생들이 시민들의 도움으로 모두 버스에서 빠져나온 뒤 안전지역인 공동구에서 경찰과 119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넘어진 버스에서 구조된 유치원생들이 시민들의 도움으로 모두 버스에서 빠져나온 뒤 안전지역인 공동구에서 경찰과 119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치원생 21명을 차례로 버스 밖으로 구조하고 뒤이어 보육교사, 운전자까지 모두 구조했다.

이들은 경찰과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필요한 안전 조치를 모두 한 뒤 다시 차량을 타고 떠나 버렸다.

마치 영화 같은 이 장면은 사고 당일부터 방송 보도와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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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내터널의 기적’ 만든 시민 영웅 11명
    • 입력 2016-09-08 16:14:04
    • 수정2016-09-08 19:46:22
    사회

[연관기사] ☞ [뉴스7] ‘시민 영웅’ 11명 감사장…“할 일 했을 뿐”


'곰내터널의 기적'을 만든 시민 영웅 11명은 모두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지난 2일 부산 곰내터널 안에서 2차 사고위험을 무릅쓰고 옆으로 넘어진 버스 안에 갇혀 있는 유치원생들을 구조한 용감한 시민 11명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연관기사]
☞ 유치원생 차량 사고 전원 무사…시민 영웅들 있었다
☞ 유치원생 태우고 ‘꽝’…안전띠가 살렸다


곰내터널 어린이 구조한 시민 11명에게 감사장 전달

부산 경찰이 이들의 의로운 행동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계정 등을 통해 신원 확인에 나선지 하루 만인 7일 이들을 찾은데 이어, 오늘(8일) 이들을 초청해 감사장을 수여한 것이다.

11명 가운데 8명은 부산 사람이었고 3명은 전북 군산시, 경기도 안양시, 경남 창원시에 사는데 일 때문에 부산에 왔다가 사고현장을 목격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이는 17세부터 63세까지 다양했다. 회사원도 있었고, 건설업이나 전기공사를 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지난 2일 부산 곰내터널에서 넘어진 버스 안에 갇혀 있는 유치원생 21명을 구조한 뒤 홀연히 사라졌던 시민들이 8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의 감사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은 8일 오전 시민 영웅 11명과 사고 당시 침착하게 아이들을 돌봤던 유치원 교사 정모(23·여)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10대에서 60대의 평범한 시민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김수영(17)씨는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고, 보육교사 정씨도 아이들을 돌보느라 불참했다.

사고 당시 자신의 차에서 꺼내온 망치로 버스 뒷유리를 깼던 김호신(63·건설업)씨는 "사고가 나자마자 차를 정차하고 비상등을 켠 뒤 버스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벨트에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면서 "유리를 발로 찼지만 깨지지 않아 망치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사고를 목격하고 구조에 나선 시민들이 넘어진 버스의 유리창이 깨지지 않자 망치와 골프채를 꺼내러 자신들의 차량으로 급히 되돌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다칠까 봐 버스 뒷유리 아래쪽부터 조심스럽게 깼는데 달려온 한 사람이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 사람은 신황수(50·회사원)씨다.

신씨는 "아이들의 상태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일부 깨진 유리를 발로 차고 들어갔다"면서 "아이들이 옆으로 매달려 있었고, 운전기사와 인솔교사가 앞쪽부터 아이들을 한 명씩 구해서 달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씨는 "크게 다친 아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안심하고 뒤에서부터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냈다"면서 "근처에 있던 다른 아저씨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서서 도왔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21 명의 어린이들을 모두 구조하고 이들을 공동구(터널 보수용 인도)로 대피시키고 있다. 제일 좌측으로 어린이를 안심시키는 보육교사의 모습도 보인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던 사람은 함진우(37·회사원)씨다.

함씨는 "아이들에게 '씩씩하다. 조금만 있으면 엄마도 오고, 경찰 아저씨와 소방관 아저씨들도 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당연히 해야할 일… 시민 영웅은 좀 쑥스럽다"

이들외에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 부닥치면 우리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시민영웅'이라는 말은 좀 쑥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전 부산 곰내터널에서 유치원생 21명을 태우고 달리던 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벽면을 충격한 후 넘어지는 모습과 뒤따라가던 차량의 운전자들이 신속하게 구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기장군 철마면에서 정관읍 방향으로 달리던 25인승 유치원 버스(운전자 김모·76)가 곰내터널 편도 2차로를 달리다 300m 지점에서 옆으로 넘어졌다.

유치원생을 태운 버스는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벽면을 들이받고 다시 그 충격으로 튕겨나가 반대쪽 벽을 들이받은 다음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이 버스를 뒤따르던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겼다.


버스 넘어지자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 11명 신속 구조나서

이 버스는에는 인솔교사와 어린이 21명 등 총 23명이 탑승한 상태였는데 버스가 넘어지자 뒤에서 따라가던 차량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뛰쳐나왔다.

이내 아이들이 갇힌 상황이 확인되자 누군가는 망치를, 또 다른 시민은 골프채를 가져와 버스 뒷유리를 조심스럽게 깬 뒤 구조가 시작됐다.

넘어진 버스에서 구조된 유치원생들이 시민들의 도움으로 모두 버스에서 빠져나온 뒤 안전지역인 공동구에서 경찰과 119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치원생 21명을 차례로 버스 밖으로 구조하고 뒤이어 보육교사, 운전자까지 모두 구조했다.

이들은 경찰과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필요한 안전 조치를 모두 한 뒤 다시 차량을 타고 떠나 버렸다.

마치 영화 같은 이 장면은 사고 당일부터 방송 보도와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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