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이 상습 성희롱” SNS 폭로 잇따라

입력 2016.10.22 (07:36) 수정 2016.10.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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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은교’ 작가 박범신 성희롱 논란

문인들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폭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에서 잇따르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2010년 소설 '은교'를 발표한 박범신(70) 작가다. 전직 출판 편집자라고 밝힌 A씨는 21일 트위터에 박범신 작가가 출판사 편집자와 방송작가 등을 추행·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작가의 수필집을 편집할 당시 자신을 포함한 편집팀과 방송작가·팬 2명 등 여성 7명이 박 작가의 강권으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박 작가가 옆자리에 앉은 방송작가와 팬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여성 편집자에 대한 남성 작가의 성폭력이 권력 차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공론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의 글이 확산되자, 또다른 출판 편집자 B씨도 박범신 작가와 술자리에서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경험을 공개했다.







박범신 작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팩트를 놓고 다투고 싶지는 않다. 나이 든 내가 마음을 일일이 헤아리지 못했다. 나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받았다면 나이 많은 내 잘못이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목숨', '아라리', '식물의 밤' 등 세 권의 시집을 낸 박진성(38) 시인도 상습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C씨는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박진성 시인이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다. C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미성년자였던 지난해 시를 배우기 위해 연락을 주고받던 중 박 시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들었다.

C씨는 이어 성폭력을 고발한 자신의 글을 보고 박 시인이 연락해왔다며, 박 시인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박 시인에게 비슷한 성폭력을 당했다는 다른 이들의 폭로가 잇따랐다.

피해자들은 주로 시를 습작하거나 박 시인의 시에 관심이 많은 이들로, 박 시인과 SNS로 처음 연락했다가 만난 자리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년 전 박 시인의 시집을 출판한 문학과지성사는 "피해자 분들의 고통을 가슴 아파하며 참담한 마음으로 유감을 표명한다. 사실을 조속히 조사하고 확인해 사회적 정의와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입장을 밝히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남성 예술가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증언은 '#문단_내_성폭력'에 그치지 않고, '#문화계_내_성폭력', '#예술계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되고 있다. 지난 달 제기된 문단 내 여성혐오 논쟁이 이번에는 예술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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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인들이 상습 성희롱” SNS 폭로 잇따라
    • 입력 2016-10-22 07:36:57
    • 수정2016-10-22 22:10:10
    문화
[연관기사] ☞ [뉴스9] ‘은교’ 작가 박범신 성희롱 논란 문인들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폭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에서 잇따르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2010년 소설 '은교'를 발표한 박범신(70) 작가다. 전직 출판 편집자라고 밝힌 A씨는 21일 트위터에 박범신 작가가 출판사 편집자와 방송작가 등을 추행·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작가의 수필집을 편집할 당시 자신을 포함한 편집팀과 방송작가·팬 2명 등 여성 7명이 박 작가의 강권으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박 작가가 옆자리에 앉은 방송작가와 팬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여성 편집자에 대한 남성 작가의 성폭력이 권력 차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공론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의 글이 확산되자, 또다른 출판 편집자 B씨도 박범신 작가와 술자리에서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경험을 공개했다.
박범신 작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팩트를 놓고 다투고 싶지는 않다. 나이 든 내가 마음을 일일이 헤아리지 못했다. 나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받았다면 나이 많은 내 잘못이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목숨', '아라리', '식물의 밤' 등 세 권의 시집을 낸 박진성(38) 시인도 상습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C씨는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박진성 시인이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다. C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미성년자였던 지난해 시를 배우기 위해 연락을 주고받던 중 박 시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들었다. C씨는 이어 성폭력을 고발한 자신의 글을 보고 박 시인이 연락해왔다며, 박 시인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박 시인에게 비슷한 성폭력을 당했다는 다른 이들의 폭로가 잇따랐다. 피해자들은 주로 시를 습작하거나 박 시인의 시에 관심이 많은 이들로, 박 시인과 SNS로 처음 연락했다가 만난 자리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년 전 박 시인의 시집을 출판한 문학과지성사는 "피해자 분들의 고통을 가슴 아파하며 참담한 마음으로 유감을 표명한다. 사실을 조속히 조사하고 확인해 사회적 정의와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입장을 밝히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남성 예술가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증언은 '#문단_내_성폭력'에 그치지 않고, '#문화계_내_성폭력', '#예술계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되고 있다. 지난 달 제기된 문단 내 여성혐오 논쟁이 이번에는 예술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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