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 지진 나면

입력 2016.10.23 (22:58) 수정 2016.10.23 (23: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 건물은 지난달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울산의 한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곳곳에 균열이 가 있고 기둥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상황에서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지진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국내 건축물의 내진 설계는 미비한 상황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주거 안전과 직결된 저층 다세대 주택의 내진 설계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경주를 중심으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달 12일 밤.

울산의 다세대주택 3층에 사는 성찬영 씨는 그날 밤 들었던 굉음을 잊지 못합니다.

건물이 흔들리면서 콘크리트 내부의 철골 구조물이 부서지는 소리였습니다.

<인터뷰> 성찬영(울산 동구) : "철근이 터지는 소리가 나서 큰 굉음이 나고, 세 번째는 집이 앞으로 숙이는 이런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면서 바닥이 저렇게 올라왔어요. 바닥이 올라오고 이 집은 또 앞으로 자빠지고. 그래가지고 아주머니하고 집에 있던 분이 튀어나왔어요."

뒤틀리고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물은 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아 대피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성찬영(울산광역시 동구) : "문짝이 비틀어져서 문이 안 열렸어요. 그래서 그라인더로 갈아가지고 (탈출했죠.)"

35가구 100여 명이 거주하는 이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은 지난 1983년 준공됐습니다.

당시에는 내진 설계 의무가 없어 건물에 내진 설계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한 달 남짓 지난 현재 이 건물은 어떤 상태일까.

건물 전체가 기울면서 지면 아래로 10센티미터 넘게 가라앉았습니다.

<녹취> 한진원(건축구조기술사) : "침하된 것이 이 정도 처진 것이 중요한 겁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1층 복도 바닥은 부풀어 오르면서 깨져버렸습니다.

바닥과 벽을 가릴 것 없이 깊은 균열이 가득합니다.

갈라진 콘크리트에 손을 대자 힘없이 허물어져 내립니다.

건물 구조전문가는 건물의 무게를 떠받치는 지하 1층의 기둥과 보가 파손된 것이 건물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한진원(건축구조기술사) : "지하에 들어가 보면 1층 바닥을 '전이 층'으로, 또는 '전이 구조'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1층 바닥에 보로 하중이 가서 그 보에 하중이 기둥으로 가서, 기초로 가는 이런 시스템으로 돼 있어요. 지진에 좀 취약한 구조죠."

이 다세대 주택처럼 지하 1층까지 기둥과 보를 짓고 그 위에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내력벽이 놓인 구조를 이른바 '전이구조'라고 합니다.

건물의 무게가 기둥과 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전이구조는 저층 다세대주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축 방식입니다.

<인터뷰> 한진원(건축구조기술사) : "다세대주택이나 원룸 이런 주택들이 거의 다 전이구조입니다. 1층을 필로티(기둥만 세우는 방식)로 해서 주차장을 쓰고 하는 이런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이구조로 많이 짓죠."

건물 1층에 기둥만 세우고 벽이 없는 공간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

1층의 기둥이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필로티 구조 역시 전이 구조 입니다.

전문가들은 암반이 많은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상 이런 전이 구조의 저층 건물이 고층 건물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홍근(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암반이 좋은 경우에는 지반 자체 (진동) 주기가 작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이 암반이 많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저층건물에 피해가 더 많고요. 그래서 이번 경주 지진에서도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저층 건물에 더 피해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지어진 저층 다세대주택은 어떤 상태일까.

2005년 이후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5백 제곱미터 이상인 건축물은 의무적으로 내진 설계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취재진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다세대주택이 가장 많이 지어진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 관악구의 내진설계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한해 이 3개 구에 건축된 5층 이하 다세대 주택은 모두 7백77동.

이 777동의 다세대 주택이 건축 허가를 받을 때 제출한 '내진설계 확인서'를 내진설계 전문가들이 검토해봤습니다.

검토 결과, 전체의 40%인 3백13건에서 설계상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내진 설계 확인서에 지진이 건물에 가하는 충격 정도가 잘못 계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을 찾아가봤습니다.

내진 설계 전문가는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1층 필로티 기둥의 폭과 기둥 위에 올려진 '보'의 두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내진설계에 대한 구조안전확인이 사실은 미약한 건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기둥의 폭이 굉장히 세단하고(얇고) 3백50에서 4백밀리미터 정도 밖에 안된 것으로 예상되고. 쉽게 말해 버스에서 혼자 서 있는 것과 애기를 업고 서 있을 때 흔들렸을 때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바로 이런 건물들이 내진에 대해서 상당히 취약하다고."

비파괴 검사 방식으로 기둥에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측정기기 화면에 검게 표시된 부분이 콘크리트에 들어간 철근입니다.

<녹취>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스캔, 이건 사람으로 치면 뼈를 촬영하는 것이거든요. 촬영하면 이게 가까이 있는게 철근이에요. 이 철근이 있고, 없고를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측정 기기에 나타난 철근 역시 지진에 대비하기에는 충분히 조밀하지 않다고 전문가는 진단합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30cm 이것은 후프근(기둥에 횡으로 감기는 철근) 조금 시공이 잘못된 이런 양상. 조밀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이게 보통 15cm 간격이 맞는것 같고요."

서울 광진구의 또 다른 다세대 주택입니다.

이 건물 역시 내진설계를 할 때 지진이 건물에 주는 충격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검사 결과, 철근의 배열이 지진에 대비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이 후프근(철근)가 300밀리미터 간격으로 되어있네요. 이런 특별지진 하중 건물은 후프근(철근)의 간격이 전체 간격에 다 동일하게 가야됩니다. 왜냐하면 이게 지진이 왔을 때 굉장히 큰 하중을 받을 수 있으니까."

건물 하중을 떠 받치는 1층 기둥의 숫자가 부족한 건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원(건축구조 기술사) : "하중을 기둥에서 전부 다 받게 되는 거죠. 제가 볼땐 이 정도 가운데 쯤에 기둥이 한 개 더 있다든가. 기둥 사이즈로봐서는 최소 6개 배치한다든가, 아니면 기둥 사이즈를 더 키운다든가(해야) 이 정도의 내진설계가 보강이 되겠죠."

이렇게 설계상 문제가 발견된 다세대 건축물에 규모 6.5의 지진이 닥치면 어떻게 될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화면 속 건물이 크게 요동치면서 필로티 기둥이 심하게 기울어집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 기술사) : "기둥이 지금 많이 변형이 일어났다는 것은 안전율을 확보 못했다는 게 바로 이런 부분들에 대한 힘, 지진이 작용했을 때 이런 부분 기둥머리에서 상부에서 기둥을 자르려고 아는 힘이, 이 기둥이 안전율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겁니다."

건축 허가를 내준 지방자치단체는 어떤 입장일까.

구청의 건축담당자는 확인서에 나타난 세부적인 내진 설계 오류에 대해서는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녹취> 구청 내진설계 담당자(음성변조) : "보기가 어렵죠. 확인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저층 다세대 주택에 대한 부실한 내진설계 확인 절차를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지진이 일어났을 때 큰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박홍근(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미국은 지방자치단체 카운티면 그 밑에 아예 설계회사를 둡니다. 다 확인합니다. 이게 내진설계가 되는지 안되는지. 적절한 사람이 검토했는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내진 대상 주택 모두 80만 6천여 동.

이 가운데 내진설계가 확보된 건물은 39%인 31만 4천여 동입니다.

내진설계가 된 건물이 10채 중 4채도 안 되지만 , 이마저도 현장 점검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설계에 따라 시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구경회(내진 설계 전문 시공업자) : "저층쪽은 그동안 (내진설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야죠. 저층이 상당히 취약한거죠 현재로써는."

경주 지진 이후 지진 공포는 현실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상원(울산 동구) : "지진도 견딜수 있게 강도를 7.0 정도로 해야될 겁니다. 7 정도로 강도를 높게 해서. 우리도 안심하고 살수 있게 끔 말이야."

<인터뷰> 노정례(서울 송파구) : "내진설계를 완벽하게 해서 우리들이 떨지 않고 이런거 와도 겁 안먹게 했으면 좋겠어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다세대주택, 지진 나면
    • 입력 2016-10-23 23:00:05
    • 수정2016-10-23 23:19:03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이 건물은 지난달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울산의 한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곳곳에 균열이 가 있고 기둥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상황에서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지진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국내 건축물의 내진 설계는 미비한 상황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주거 안전과 직결된 저층 다세대 주택의 내진 설계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경주를 중심으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달 12일 밤.

울산의 다세대주택 3층에 사는 성찬영 씨는 그날 밤 들었던 굉음을 잊지 못합니다.

건물이 흔들리면서 콘크리트 내부의 철골 구조물이 부서지는 소리였습니다.

<인터뷰> 성찬영(울산 동구) : "철근이 터지는 소리가 나서 큰 굉음이 나고, 세 번째는 집이 앞으로 숙이는 이런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면서 바닥이 저렇게 올라왔어요. 바닥이 올라오고 이 집은 또 앞으로 자빠지고. 그래가지고 아주머니하고 집에 있던 분이 튀어나왔어요."

뒤틀리고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물은 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아 대피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성찬영(울산광역시 동구) : "문짝이 비틀어져서 문이 안 열렸어요. 그래서 그라인더로 갈아가지고 (탈출했죠.)"

35가구 100여 명이 거주하는 이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은 지난 1983년 준공됐습니다.

당시에는 내진 설계 의무가 없어 건물에 내진 설계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한 달 남짓 지난 현재 이 건물은 어떤 상태일까.

건물 전체가 기울면서 지면 아래로 10센티미터 넘게 가라앉았습니다.

<녹취> 한진원(건축구조기술사) : "침하된 것이 이 정도 처진 것이 중요한 겁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1층 복도 바닥은 부풀어 오르면서 깨져버렸습니다.

바닥과 벽을 가릴 것 없이 깊은 균열이 가득합니다.

갈라진 콘크리트에 손을 대자 힘없이 허물어져 내립니다.

건물 구조전문가는 건물의 무게를 떠받치는 지하 1층의 기둥과 보가 파손된 것이 건물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한진원(건축구조기술사) : "지하에 들어가 보면 1층 바닥을 '전이 층'으로, 또는 '전이 구조'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1층 바닥에 보로 하중이 가서 그 보에 하중이 기둥으로 가서, 기초로 가는 이런 시스템으로 돼 있어요. 지진에 좀 취약한 구조죠."

이 다세대 주택처럼 지하 1층까지 기둥과 보를 짓고 그 위에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내력벽이 놓인 구조를 이른바 '전이구조'라고 합니다.

건물의 무게가 기둥과 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전이구조는 저층 다세대주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축 방식입니다.

<인터뷰> 한진원(건축구조기술사) : "다세대주택이나 원룸 이런 주택들이 거의 다 전이구조입니다. 1층을 필로티(기둥만 세우는 방식)로 해서 주차장을 쓰고 하는 이런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이구조로 많이 짓죠."

건물 1층에 기둥만 세우고 벽이 없는 공간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

1층의 기둥이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필로티 구조 역시 전이 구조 입니다.

전문가들은 암반이 많은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상 이런 전이 구조의 저층 건물이 고층 건물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홍근(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암반이 좋은 경우에는 지반 자체 (진동) 주기가 작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이 암반이 많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저층건물에 피해가 더 많고요. 그래서 이번 경주 지진에서도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저층 건물에 더 피해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지어진 저층 다세대주택은 어떤 상태일까.

2005년 이후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5백 제곱미터 이상인 건축물은 의무적으로 내진 설계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취재진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다세대주택이 가장 많이 지어진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 관악구의 내진설계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한해 이 3개 구에 건축된 5층 이하 다세대 주택은 모두 7백77동.

이 777동의 다세대 주택이 건축 허가를 받을 때 제출한 '내진설계 확인서'를 내진설계 전문가들이 검토해봤습니다.

검토 결과, 전체의 40%인 3백13건에서 설계상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내진 설계 확인서에 지진이 건물에 가하는 충격 정도가 잘못 계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을 찾아가봤습니다.

내진 설계 전문가는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1층 필로티 기둥의 폭과 기둥 위에 올려진 '보'의 두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내진설계에 대한 구조안전확인이 사실은 미약한 건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기둥의 폭이 굉장히 세단하고(얇고) 3백50에서 4백밀리미터 정도 밖에 안된 것으로 예상되고. 쉽게 말해 버스에서 혼자 서 있는 것과 애기를 업고 서 있을 때 흔들렸을 때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바로 이런 건물들이 내진에 대해서 상당히 취약하다고."

비파괴 검사 방식으로 기둥에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측정기기 화면에 검게 표시된 부분이 콘크리트에 들어간 철근입니다.

<녹취>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스캔, 이건 사람으로 치면 뼈를 촬영하는 것이거든요. 촬영하면 이게 가까이 있는게 철근이에요. 이 철근이 있고, 없고를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측정 기기에 나타난 철근 역시 지진에 대비하기에는 충분히 조밀하지 않다고 전문가는 진단합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30cm 이것은 후프근(기둥에 횡으로 감기는 철근) 조금 시공이 잘못된 이런 양상. 조밀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이게 보통 15cm 간격이 맞는것 같고요."

서울 광진구의 또 다른 다세대 주택입니다.

이 건물 역시 내진설계를 할 때 지진이 건물에 주는 충격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검사 결과, 철근의 배열이 지진에 대비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기술사) : "이 후프근(철근)가 300밀리미터 간격으로 되어있네요. 이런 특별지진 하중 건물은 후프근(철근)의 간격이 전체 간격에 다 동일하게 가야됩니다. 왜냐하면 이게 지진이 왔을 때 굉장히 큰 하중을 받을 수 있으니까."

건물 하중을 떠 받치는 1층 기둥의 숫자가 부족한 건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원(건축구조 기술사) : "하중을 기둥에서 전부 다 받게 되는 거죠. 제가 볼땐 이 정도 가운데 쯤에 기둥이 한 개 더 있다든가. 기둥 사이즈로봐서는 최소 6개 배치한다든가, 아니면 기둥 사이즈를 더 키운다든가(해야) 이 정도의 내진설계가 보강이 되겠죠."

이렇게 설계상 문제가 발견된 다세대 건축물에 규모 6.5의 지진이 닥치면 어떻게 될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화면 속 건물이 크게 요동치면서 필로티 기둥이 심하게 기울어집니다.

<인터뷰> 이호찬(건축구조 기술사) : "기둥이 지금 많이 변형이 일어났다는 것은 안전율을 확보 못했다는 게 바로 이런 부분들에 대한 힘, 지진이 작용했을 때 이런 부분 기둥머리에서 상부에서 기둥을 자르려고 아는 힘이, 이 기둥이 안전율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겁니다."

건축 허가를 내준 지방자치단체는 어떤 입장일까.

구청의 건축담당자는 확인서에 나타난 세부적인 내진 설계 오류에 대해서는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녹취> 구청 내진설계 담당자(음성변조) : "보기가 어렵죠. 확인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저층 다세대 주택에 대한 부실한 내진설계 확인 절차를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지진이 일어났을 때 큰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박홍근(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미국은 지방자치단체 카운티면 그 밑에 아예 설계회사를 둡니다. 다 확인합니다. 이게 내진설계가 되는지 안되는지. 적절한 사람이 검토했는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내진 대상 주택 모두 80만 6천여 동.

이 가운데 내진설계가 확보된 건물은 39%인 31만 4천여 동입니다.

내진설계가 된 건물이 10채 중 4채도 안 되지만 , 이마저도 현장 점검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설계에 따라 시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구경회(내진 설계 전문 시공업자) : "저층쪽은 그동안 (내진설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야죠. 저층이 상당히 취약한거죠 현재로써는."

경주 지진 이후 지진 공포는 현실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상원(울산 동구) : "지진도 견딜수 있게 강도를 7.0 정도로 해야될 겁니다. 7 정도로 강도를 높게 해서. 우리도 안심하고 살수 있게 끔 말이야."

<인터뷰> 노정례(서울 송파구) : "내진설계를 완벽하게 해서 우리들이 떨지 않고 이런거 와도 겁 안먹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