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깨러 갔다 악취에 당황…노상방뇨 일상화

입력 2016.11.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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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아찔한 경험을 해본 운전자들은 도로 중간중간에 보이는 '졸음쉼터'의 소중함을 한번쯤은 느꼈을 법하다.

[연관 기사] ☞ [뉴스광장] 운전자 40% 졸음운전 경험…음주운전보다 위험

그런데 운전중 졸음을 쫒기 위해 정작 졸음쉼터를 찾아가보면 황당한 경우가 많다. 화장실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악취에 진동하는 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이 있는 졸음쉼터도 관리가 제대로 안돼 악취가 진동하는 곳도 많다.

졸음을 깨러 갔다가 악취에 당황해 그냥 쉼터를 빠져나오는 운전자들이 많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부 고속도로 졸음쉼터에는 원두막과 운동기구, 벤치 등이 갖춰져 있어 운전자가 졸음을 쫒으며 잠깐 쉴 수 있다. 사진은 2년 전 설치된 마창대교 톨게이트 창원방향 졸음쉼터.일부 고속도로 졸음쉼터에는 원두막과 운동기구, 벤치 등이 갖춰져 있어 운전자가 졸음을 쫒으며 잠깐 쉴 수 있다. 사진은 2년 전 설치된 마창대교 톨게이트 창원방향 졸음쉼터.

경찰청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3부터 2015년까지 3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81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93명이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졸음운전에 의한 사망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졸음운전 방지와 휴식공간 제공 등을 위해 고속도로에 설치된 것이 바로 '졸음쉼터'다.

하지만 졸음쉼터의 절반 이상은 화장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졸음쉼터' 54%가 화장실 없어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졸음쉼터는 모두 190곳인데, 이 가운데 화장실이 있는 쉼터는 87곳에 불과하다.

전체 졸음쉼터 가운데 46%만 화장실이 설치된 것이다. 나머지 졸음쉼터에는 화장실이 없어 운전자들의 노상방뇨가 일상화 됐다.


실제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한 졸음쉼터 주변 풀숲에는 운전자들이 용변을 봤던 화장지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고속도로 졸음쉼터를 자주 이용하는데 화장실이 없는 곳이 많아 인근에서 대소변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어느 화물차 운전자의 얘기가 그냥 나오는 불만이 아니다.

고속도로측에서는 졸음쉼터의 쓰레기는 매일 한 번씩 청소하고 화장실도 관리한다고 얘기하지만 이용자들이 화장실을 함부로 사용하고, 차 안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탓에 관리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졸음쉼터의 차량 진·출입로를 연장해 달라는 운전자들의 요구도 많다.

일부 국도에도 졸음쉼터가 조성돼 있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졸음쉼터 이용을 안내하는 현수막에도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일부 국도에도 졸음쉼터가 조성돼 있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졸음쉼터 이용을 안내하는 현수막에도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도로공사 뒤 늦게 일부 구간 화장실 확충 공사

차량 진·출입로가 짧아 갓길 주행을 해야 하고 추돌 사고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최근 감사원은 졸음쉼터 10곳 중 7곳의 진·출입로가 고속도로 내 버스정류장 기준(감속차로 200m·가속차로 220m)보다 짧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관 기사] ☞ 졸음운전 피하려다 교통사고 유발…졸음쉼터 개선한다

이 같은 민원이 이어지자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호남지선 고속도로 49.1㎞ 구간 북대전졸음쉼터(대전방향)를 폐쇄하고 화장실 개선공사에 들어간다.

또, 이보다 앞서 지난 7일부터 이미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당진졸음쉼터(목표기점 265.9㎞)를 일시 폐쇄해 화장실과 주차장 확충충공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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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음 깨러 갔다 악취에 당황…노상방뇨 일상화
    • 입력 2016-11-16 11:15:47
    취재K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아찔한 경험을 해본 운전자들은 도로 중간중간에 보이는 '졸음쉼터'의 소중함을 한번쯤은 느꼈을 법하다.

[연관 기사] ☞ [뉴스광장] 운전자 40% 졸음운전 경험…음주운전보다 위험

그런데 운전중 졸음을 쫒기 위해 정작 졸음쉼터를 찾아가보면 황당한 경우가 많다. 화장실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악취에 진동하는 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이 있는 졸음쉼터도 관리가 제대로 안돼 악취가 진동하는 곳도 많다.

졸음을 깨러 갔다가 악취에 당황해 그냥 쉼터를 빠져나오는 운전자들이 많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부 고속도로 졸음쉼터에는 원두막과 운동기구, 벤치 등이 갖춰져 있어 운전자가 졸음을 쫒으며 잠깐 쉴 수 있다. 사진은 2년 전 설치된 마창대교 톨게이트 창원방향 졸음쉼터.
경찰청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3부터 2015년까지 3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81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93명이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졸음운전에 의한 사망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졸음운전 방지와 휴식공간 제공 등을 위해 고속도로에 설치된 것이 바로 '졸음쉼터'다.

하지만 졸음쉼터의 절반 이상은 화장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졸음쉼터' 54%가 화장실 없어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졸음쉼터는 모두 190곳인데, 이 가운데 화장실이 있는 쉼터는 87곳에 불과하다.

전체 졸음쉼터 가운데 46%만 화장실이 설치된 것이다. 나머지 졸음쉼터에는 화장실이 없어 운전자들의 노상방뇨가 일상화 됐다.


실제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한 졸음쉼터 주변 풀숲에는 운전자들이 용변을 봤던 화장지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고속도로 졸음쉼터를 자주 이용하는데 화장실이 없는 곳이 많아 인근에서 대소변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어느 화물차 운전자의 얘기가 그냥 나오는 불만이 아니다.

고속도로측에서는 졸음쉼터의 쓰레기는 매일 한 번씩 청소하고 화장실도 관리한다고 얘기하지만 이용자들이 화장실을 함부로 사용하고, 차 안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탓에 관리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졸음쉼터의 차량 진·출입로를 연장해 달라는 운전자들의 요구도 많다.

일부 국도에도 졸음쉼터가 조성돼 있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졸음쉼터 이용을 안내하는 현수막에도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도로공사 뒤 늦게 일부 구간 화장실 확충 공사

차량 진·출입로가 짧아 갓길 주행을 해야 하고 추돌 사고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최근 감사원은 졸음쉼터 10곳 중 7곳의 진·출입로가 고속도로 내 버스정류장 기준(감속차로 200m·가속차로 220m)보다 짧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관 기사] ☞ 졸음운전 피하려다 교통사고 유발…졸음쉼터 개선한다

이 같은 민원이 이어지자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호남지선 고속도로 49.1㎞ 구간 북대전졸음쉼터(대전방향)를 폐쇄하고 화장실 개선공사에 들어간다.

또, 이보다 앞서 지난 7일부터 이미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당진졸음쉼터(목표기점 265.9㎞)를 일시 폐쇄해 화장실과 주차장 확충충공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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