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괜찮아 잘 될 거야”…탈북 청소년 합창단

입력 2016.12.10 (08:21) 수정 2016.12.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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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해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어린이가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사진 기억하시나요?

네, 시리아 난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죠? 그런데 이들 시리아 난민을 위한 공연이 최근 국내에서도 열렸다면서요?

네, 여기에 탈북민 청소년들이 참가해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는데요.

시리아처럼 세습 독재를 하는 북한을 탈출한 만큼 난민들과 공감하는 바도 컸을 듯 합니다.

네, 시리아 난민들을 응원하는 탈북민 청소년 합창단을 홍은지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탈북민 대안학교.

수업이 모두 끝난 시간이지만, 강당에 모여 춤과 노래 연습이 한창인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와글와글 합창단’인데요.

와글와글 웃고 떠들며 밝게 자라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대부분 탈북 과정에서 부모를 잃거나 이산가족이 된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공연을 위해 한 달 째 연습 중이라는데, 과연 어떤 공연일까요?

<인터뷰> 황윤미(15살/와글와글 합창단) :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합창을 준비했는데... 이렇게 부르다 보면 뭔가 소절 소절이 뭔가 느낌이 있어요.”

<인터뷰> 박신향(가명,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자유시간도 뺏기고 저녁에 잘 때 좀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뭐 좋은 일 하는 거니까 괜찮아요.”

3년 전 결성된 와글와글 합창단은 탈북 과정에서 저마다의 아픔을 갖게 된 탈북 청소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 이들이 자신보다 더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겠다는 건데요.

아름다운 마음이 담긴 합창,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이번 공연은 시리아 난민을 위한 자선 행사의 일부인데요.

작은 규모의 공연이지만, 아이들에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녹취> 함기훈(한국아트미션NGO 대표) : “(시리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서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라는 말을 하는 거예요.”

지난 40여 년 동안 북한과 마찬가지로 세습 독재가 이뤄지고 있는 시리아.

2011년 발생한 내전으로 수많은 국민이 난민이 되어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데요.

그들의 심정을 이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유나(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우리 처지랑 비슷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들이 고향이 있는데 고향에는 못 가고... 저희가 열심히 웃으면서 (노래)한다면 될 것 같아요, 힘이.”

<인터뷰> 김명주(합창단 지도교사/탈북민) : “(공연) 제의를 받으면서 그 시리아 난민들에 대해서 더 공부를 하게 됐고 그 친구들한테도 이제 힘이 되는 뭔가를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이제 들어서 저희가 너무 기쁘게 이걸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아랍어를 쓰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아랍어 합창!

공연을 녹화해서 해외 시리아 난민캠프에도 보낼 예정입니다.

그런데, 평생 처음 듣는 아랍어로 노래하려니 생각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녹취> 진경호(난민인권센터 자원봉사자) : “빌라나담... ‘빌라담’하면 안 되고 ‘빌라나담’...”

그래도 단어 하나하나 귀로 듣고, 마음에 새겨 노래하는 아이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불러주는 노래 한 소절이 큰 위로가 될 거라는 생각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릅니다.

다음날, 아이들을 다시 만난 곳은 한 민간단체가 마련한 ‘시리아 난민의 날’ 행사장.

먼저 시리아 난민의 현실을 알리는 영상이 상영됐는데요.

저항하는 시민들을 납치, 고문, 살해하고 급기야 독가스 살포와 미사일 공격까지 감행하는 독재 정권...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참혹한 현실에 아이들은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명주(합창단 지도교사/탈북민) : "북한하고 비슷한 그런 아픔을 겪는 것 같아서 너무 눈물이 났고요. 그래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인터뷰> 박신향(가명,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오늘 오신 분들은 그냥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의 삶에 감사하고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곳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자선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입니다.

와글와글 합창단도 곧 무대에 오를 텐데요.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우리 친구들, 잘 할 수 있겠죠?

여러 단체에서 한마음으로 준비한 연주와 노래들이 차례로 이어지는데요.

두근두근, 객석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와글와글 합창단!

드디어 무대에 오를 시간입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춘 춤과 노래 덕분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이어지는 아랍어 합창 순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건넵니다.

<녹취>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인터뷰> 서정(15살/와글와글 합창단) : “가사처럼 괜찮다고 잘 될 거라고, 이렇게 고생 끝에서는, 뒤에서는 꼭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

아이들의 진심어린 노래는 보는 이들 모두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압둘와합(헬프시리아 사무국장) :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진실을 느꼈어요. 따뜻한 옷 많이 필요한데 이거 보다는 정말 필요한 것은 영혼이 필요합니다. 영혼이 있는 도움... 이런 영상 만들어서 난민들한테 보내면 난민들 엄청나게 정말 어려운 시간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생각해요.”

<인터뷰> 이주연(경기도 동두천시) : “그 친구들이 그 시리아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 서로 위로하는 마음으로 또 같이 이런 행사에 참여해 주니까 너무 감사하네요.”

한 달 여의 연습 끝에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아이들, 소감이 어떨까요?

<인터뷰> 박신향(가명,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생각보다 좀 떨렸던 것 같고요. 저희 공연을 보고 힘 낼 시리아 난민 분들 그리고 친구들을 생각하니까 주말이지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한때,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꼈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만큼 단단해진 와글와글 합창단 아이들.

‘괜찮아, 잘 될 거야...’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 평화로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그들의 마음이 담긴 노랫말.

이들의 노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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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괜찮아 잘 될 거야”…탈북 청소년 합창단
    • 입력 2016-12-10 08:24:44
    • 수정2016-12-10 08: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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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해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어린이가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사진 기억하시나요?

네, 시리아 난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죠? 그런데 이들 시리아 난민을 위한 공연이 최근 국내에서도 열렸다면서요?

네, 여기에 탈북민 청소년들이 참가해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는데요.

시리아처럼 세습 독재를 하는 북한을 탈출한 만큼 난민들과 공감하는 바도 컸을 듯 합니다.

네, 시리아 난민들을 응원하는 탈북민 청소년 합창단을 홍은지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탈북민 대안학교.

수업이 모두 끝난 시간이지만, 강당에 모여 춤과 노래 연습이 한창인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와글와글 합창단’인데요.

와글와글 웃고 떠들며 밝게 자라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대부분 탈북 과정에서 부모를 잃거나 이산가족이 된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공연을 위해 한 달 째 연습 중이라는데, 과연 어떤 공연일까요?

<인터뷰> 황윤미(15살/와글와글 합창단) :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합창을 준비했는데... 이렇게 부르다 보면 뭔가 소절 소절이 뭔가 느낌이 있어요.”

<인터뷰> 박신향(가명,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자유시간도 뺏기고 저녁에 잘 때 좀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뭐 좋은 일 하는 거니까 괜찮아요.”

3년 전 결성된 와글와글 합창단은 탈북 과정에서 저마다의 아픔을 갖게 된 탈북 청소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 이들이 자신보다 더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겠다는 건데요.

아름다운 마음이 담긴 합창,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이번 공연은 시리아 난민을 위한 자선 행사의 일부인데요.

작은 규모의 공연이지만, 아이들에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녹취> 함기훈(한국아트미션NGO 대표) : “(시리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서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라는 말을 하는 거예요.”

지난 40여 년 동안 북한과 마찬가지로 세습 독재가 이뤄지고 있는 시리아.

2011년 발생한 내전으로 수많은 국민이 난민이 되어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데요.

그들의 심정을 이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유나(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우리 처지랑 비슷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들이 고향이 있는데 고향에는 못 가고... 저희가 열심히 웃으면서 (노래)한다면 될 것 같아요, 힘이.”

<인터뷰> 김명주(합창단 지도교사/탈북민) : “(공연) 제의를 받으면서 그 시리아 난민들에 대해서 더 공부를 하게 됐고 그 친구들한테도 이제 힘이 되는 뭔가를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이제 들어서 저희가 너무 기쁘게 이걸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아랍어를 쓰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아랍어 합창!

공연을 녹화해서 해외 시리아 난민캠프에도 보낼 예정입니다.

그런데, 평생 처음 듣는 아랍어로 노래하려니 생각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녹취> 진경호(난민인권센터 자원봉사자) : “빌라나담... ‘빌라담’하면 안 되고 ‘빌라나담’...”

그래도 단어 하나하나 귀로 듣고, 마음에 새겨 노래하는 아이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불러주는 노래 한 소절이 큰 위로가 될 거라는 생각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릅니다.

다음날, 아이들을 다시 만난 곳은 한 민간단체가 마련한 ‘시리아 난민의 날’ 행사장.

먼저 시리아 난민의 현실을 알리는 영상이 상영됐는데요.

저항하는 시민들을 납치, 고문, 살해하고 급기야 독가스 살포와 미사일 공격까지 감행하는 독재 정권...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참혹한 현실에 아이들은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명주(합창단 지도교사/탈북민) : "북한하고 비슷한 그런 아픔을 겪는 것 같아서 너무 눈물이 났고요. 그래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인터뷰> 박신향(가명,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오늘 오신 분들은 그냥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의 삶에 감사하고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곳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자선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입니다.

와글와글 합창단도 곧 무대에 오를 텐데요.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우리 친구들, 잘 할 수 있겠죠?

여러 단체에서 한마음으로 준비한 연주와 노래들이 차례로 이어지는데요.

두근두근, 객석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와글와글 합창단!

드디어 무대에 오를 시간입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춘 춤과 노래 덕분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이어지는 아랍어 합창 순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건넵니다.

<녹취>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인터뷰> 서정(15살/와글와글 합창단) : “가사처럼 괜찮다고 잘 될 거라고, 이렇게 고생 끝에서는, 뒤에서는 꼭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

아이들의 진심어린 노래는 보는 이들 모두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압둘와합(헬프시리아 사무국장) :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진실을 느꼈어요. 따뜻한 옷 많이 필요한데 이거 보다는 정말 필요한 것은 영혼이 필요합니다. 영혼이 있는 도움... 이런 영상 만들어서 난민들한테 보내면 난민들 엄청나게 정말 어려운 시간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생각해요.”

<인터뷰> 이주연(경기도 동두천시) : “그 친구들이 그 시리아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 서로 위로하는 마음으로 또 같이 이런 행사에 참여해 주니까 너무 감사하네요.”

한 달 여의 연습 끝에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아이들, 소감이 어떨까요?

<인터뷰> 박신향(가명,16살/와글와글 합창단) : “생각보다 좀 떨렸던 것 같고요. 저희 공연을 보고 힘 낼 시리아 난민 분들 그리고 친구들을 생각하니까 주말이지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한때,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꼈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만큼 단단해진 와글와글 합창단 아이들.

‘괜찮아, 잘 될 거야...’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 평화로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그들의 마음이 담긴 노랫말.

이들의 노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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