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나라와 이혼”…외신 ‘탄핵 한국’ 분석

입력 2016.12.10 (14:16) 수정 2016.12.1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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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외신 “탄핵 한국, 정치·경제 불확실성 가중”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어제 국회에서 가결된 후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정치·경제부터 외교 안보 분야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통령이 빨리 사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도 일본과 영국 언론에 실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핵안 가결로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이 불확실성의 새 시기를 열었다"고 전했다.

WSJ은 영국 브렉시트,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이어 한국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글로벌 정치 질서를 강타한 새로운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미 타임지도 한국이 '정치적 림보'(Political limbo)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분명한 리더십의 부재로 지역 안보 차원에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킹스칼리지런던(KCL)의 방문교수인 데이비드 마틴 존슨 역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헌법상 위기는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과의 고통스러운 관계에도 함의를 가진다"며 한국의 정치 위기가 북한과 중국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의 안정을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법적 권리는 보장돼야 하지만 그의 임기가 2018년 2월인 만큼 탄핵이 기각돼도 남은 임기는 매우 짧고, 리더십 회복은 어렵다"며 "(국정 정상화를 위해) 사심을 버리고 빨리 사임 결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원인을 만든 사람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며 "박 대통령은 우선 특검에서 있는 그대로 증언을 해야 하며, 자신의 진퇴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오늘 예정된 촛불집회 예고 기사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 전까지는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될 뿐 대통령이라는 타이틀과 불소추특권은 유지된다"며 "대통령이 즉각 사임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확고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리즈대학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아이단 포스터-카터 연구원의 '박대통령이 한국을 위해 지금 하야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한국이라는 배가 방향타를 잃고 표류할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에서 "재벌을 피해자가 아닌 정부의 공동 공모자로 보는 게 대중의 대체적인 정서"라며 앞으로 기업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 특집호에서 박 대통령을 테레사 메이(영국 총리), 힐러리 클린턴(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등 20명과 함께 올해의 여성 인물로 꼽았다.

FT의 브라이언 해리스 기자는 미혼인 박 대통령이 2012년 자신을 '나라와 결혼했다'고 얘기하는 지지자들의 성원 속에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며 "역대 최저치의 지지율과 이미 진행된 탄핵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국가 사이의) 관계가 이혼으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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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나라와 이혼”…외신 ‘탄핵 한국’ 분석
    • 입력 2016-12-10 14:16:57
    • 수정2016-12-10 22:26:02
    국제
[연관기사] ☞ [뉴스9] 외신 “탄핵 한국, 정치·경제 불확실성 가중”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어제 국회에서 가결된 후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정치·경제부터 외교 안보 분야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통령이 빨리 사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도 일본과 영국 언론에 실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핵안 가결로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이 불확실성의 새 시기를 열었다"고 전했다. WSJ은 영국 브렉시트,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이어 한국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글로벌 정치 질서를 강타한 새로운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미 타임지도 한국이 '정치적 림보'(Political limbo)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분명한 리더십의 부재로 지역 안보 차원에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킹스칼리지런던(KCL)의 방문교수인 데이비드 마틴 존슨 역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헌법상 위기는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과의 고통스러운 관계에도 함의를 가진다"며 한국의 정치 위기가 북한과 중국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의 안정을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법적 권리는 보장돼야 하지만 그의 임기가 2018년 2월인 만큼 탄핵이 기각돼도 남은 임기는 매우 짧고, 리더십 회복은 어렵다"며 "(국정 정상화를 위해) 사심을 버리고 빨리 사임 결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원인을 만든 사람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며 "박 대통령은 우선 특검에서 있는 그대로 증언을 해야 하며, 자신의 진퇴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오늘 예정된 촛불집회 예고 기사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 전까지는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될 뿐 대통령이라는 타이틀과 불소추특권은 유지된다"며 "대통령이 즉각 사임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확고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리즈대학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아이단 포스터-카터 연구원의 '박대통령이 한국을 위해 지금 하야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한국이라는 배가 방향타를 잃고 표류할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에서 "재벌을 피해자가 아닌 정부의 공동 공모자로 보는 게 대중의 대체적인 정서"라며 앞으로 기업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 특집호에서 박 대통령을 테레사 메이(영국 총리), 힐러리 클린턴(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등 20명과 함께 올해의 여성 인물로 꼽았다. FT의 브라이언 해리스 기자는 미혼인 박 대통령이 2012년 자신을 '나라와 결혼했다'고 얘기하는 지지자들의 성원 속에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며 "역대 최저치의 지지율과 이미 진행된 탄핵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국가 사이의) 관계가 이혼으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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