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폭행에 빚더미까지…악덕 사장의 갑질

입력 2016.12.12 (08:34) 수정 2016.12.12 (09: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남성 두 명이 마치 벌을 서듯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들고 있고

누군가 이들을 향해 장난감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손을 든 남성들은 휴대전화 판매장 직원들이고, 총을 든 사람은 매장의 업주입니다.

업주는 야구방망이로 직원들을 위협하기도 했는데요.

심지어 직원들을 이렇게 속옷만 입힌 채 가죽 벨트로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업주는 판매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임금까지 착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은 영업실적을 채우기 위해 많게는 수천만 원씩 빚까지 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광주광역시 한 번화가.

이곳에 있는 한 휴대전화 매장은 지난해 전국 점포 가운데 손꼽히는 매출을 자랑했습니다.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전국에서 3등이라는 실적을 냈거든요. 광주, 전라남도, 충청도에서는 당연히 1등이었고요."

25살 A씨는 지난해부터 이 매장에 취업해 1년 반 동안 근무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성실하게 일해 온 A씨에겐 남은 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뿐입니다.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 /음성변조): "1년 반 근무하고 생긴 빚하고, 상환한 빚만 하면, 제가 2천만 원 정도를 상환했고, (지금) 남아있는 것이 4천만 원 정도 되고."

이곳에서 9개월간 일했던 대학생 B씨 역시 3천만 원의 빚을 졌습니다.

<녹취> B씨 가족 (음성변조) : "(지난해 11월) 그때 당시 빚이 한 3천만 원 정도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믿을 수가 없었죠.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3천만 원을 왜 주냐."

심지어 근무 판매 실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학교에도 나가지 못했다는데요.

<녹취> B씨 가족 (음성변조): "점장 한 명이 학교 나가지 마라, 어제도 판매를 못했는데 오늘이라도 팔아야지 (했대요.) 어느 날은 보니까 자기는 학교 안 가는 것이 당연시돼 버렸다. 교수님이 (B씨가) 학교에 오질 않는다. 전화도 안 받는다 (연락이 왔죠.)"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판매점과 수천만 원씩 빚을 지며 일하는 직원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 "(보조금이 금지된) 단통법이 있잖아요 지금. (불법으로) 지원금을 줘서라도 휴대전화를 팔게 해요. 부당영업, 부가 서비스를 강요한다든지, 고가요금제를 강요한다든지,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차액을 판매사가 부담하더라도 그렇게 판매를 하라 하고요."

업주 25살 강 모 씨는 대신 5만원에서 30만 원 정도 불법 지원금을 월급에 추가해주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녹취>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저희는 고스란히 그렇게 팔 수 밖에 없으니까 고객들이 저희한테 청구를 하는 것이죠. 돈을 주라고. (그래서) 저희는 월급을 받아도 남는 것이 단 한 푼도 없어요. 다 고객한테 나가니까."

또, 명의를 빌려서라도 하루 한 건 이상 실적을 채우도록 강요했다는데요,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직원들, 가족 명의, 지인 명의 이렇게 빌려서 개통을 해라. 거기에 다른 보수 챙겨준다 해서 직원들이 다 그렇게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한) 보수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개통한 휴대전화 요금이며 할부금, 이런 것 전부다 개통했던 직원이 떠안게 되는 것이고."

만약 직원들이 실적을 채우지 못할 경우 업주는 욕설은 물론,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B씨 가족 (음성변조) : "야구방망이로 맞고, 태블릿PC로 뺨 수시로 맞고. 엉덩이를 맞았다 그래요. 엎드리라 그런대요. (피해 직원들) 다 똑같이 얘기하던데요. 동네북 이었대요. 내가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직원들이 생활하는 숙소,

문신을 새긴 건장한 남성이 체구가 작은 직원을 상대로 폭행을 시작합니다.

<녹취>“하하하”

때리는 사람은 휴대전화 판매점의 동업자.

얼핏 보면 장난스러운 분위기지만 속옷 차림으로 폭행을 당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경직돼 있습니다.

<녹취> 전 판매 직원 (음성변조) : "형님 맞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허리띠를 돌리며 위협하는 남성

<녹취> “워! 워!”

엎드려 있는 직원의 엉덩이를 허리띠로 때립니다.

그만 때리라며 남성에게 매달려보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습니다.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 "차라리 못 본 체하고 싶어요. 눈으로 보고 있는데 뭐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직원들 다 보는 앞에 세워놓고 배를 때려서 배를 맞으면 애들이 못 일어나죠. 숨이 안 쉬어지니까. 그런 경우도 있었고. 장난식으로. (업주) 자기는 재밌겠죠."

심지어 직원들을 향해 장난감 총을 쏘기까지 했다는데요.

업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을 학대한 겁니다.

부당한 임금문제에 폭행까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지만,

직원들이 일을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C씨 아버지 (음성변조): "(아들이) 그만두려다 (업주)한테 폭행을 당한 것이죠. 뭐 뺨도 맞고 머리채 잡혀서 이렇게 뺨 맞고 나중에는 겁먹고 그만둬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했어요.)"

부모까지 나선 후에야 겨우 일을 그만둘 수 있었는데요,

일을 그만 둔지 1년이 지난 지금도 C씨는 자신이 무리하게 개통한 휴대전화 할부금을 갚고 있습니다.

<녹취> C씨 아버지 (음성변조) : "아이가 나중에 끝나고 보니까 휴대전화 6대인가 7대 있더라고요. 자기 명의로. (아드님이요?) 네. 지금도 뭐 (고지서) 날아와요. 지금도 뭐 한 3대인가 4대 남았더라고요. 자기 명의도 있고, 친구 명의도 있고. (고지서가) 우리 집으로 날아와요. 그런 아이들이 아마 수두룩할 거예요."

우연히 해당 매장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하던 경찰이 어딘가 이상하단 생각에 수사에 착수하면서 업주의 범행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업주 강 씨는 처음에는 장난이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강○○ (휴대전화 판매점 업주/음성변조): "(직원들이) 폭행이었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고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경찰수사결과 피해 직원은 모두 13명.

이들이 약 1년여 동안 갈취당한 돈은 1억 3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덕현 (경사 /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고객들의 신분증을 사본(복사)하지 않았을 때는 7만 원에서 15만 원, 개통한 고객이 3개월 유지하지 않을 경우에는 직원들에게 30만 원을 부과했어요 벌금을. (실적 압박 때문에) 이 친구들이 허위 개통을 많이 합니다. (나중에는)그것을 가지고 피의자들이 협박 아닌 협박을 하죠. 너희 사문서위조로 고소를 해버리겠다."

경찰은 직원들을 상습폭행하고, 돈을 착취한 혐의로 업주 강 씨를 구속하고, 강 씨의 동업자 2명을 함께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폭행에 빚더미까지…악덕 사장의 갑질
    • 입력 2016-12-12 08:36:17
    • 수정2016-12-12 09:09:1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남성 두 명이 마치 벌을 서듯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들고 있고

누군가 이들을 향해 장난감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손을 든 남성들은 휴대전화 판매장 직원들이고, 총을 든 사람은 매장의 업주입니다.

업주는 야구방망이로 직원들을 위협하기도 했는데요.

심지어 직원들을 이렇게 속옷만 입힌 채 가죽 벨트로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업주는 판매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임금까지 착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은 영업실적을 채우기 위해 많게는 수천만 원씩 빚까지 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광주광역시 한 번화가.

이곳에 있는 한 휴대전화 매장은 지난해 전국 점포 가운데 손꼽히는 매출을 자랑했습니다.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전국에서 3등이라는 실적을 냈거든요. 광주, 전라남도, 충청도에서는 당연히 1등이었고요."

25살 A씨는 지난해부터 이 매장에 취업해 1년 반 동안 근무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성실하게 일해 온 A씨에겐 남은 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뿐입니다.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 /음성변조): "1년 반 근무하고 생긴 빚하고, 상환한 빚만 하면, 제가 2천만 원 정도를 상환했고, (지금) 남아있는 것이 4천만 원 정도 되고."

이곳에서 9개월간 일했던 대학생 B씨 역시 3천만 원의 빚을 졌습니다.

<녹취> B씨 가족 (음성변조) : "(지난해 11월) 그때 당시 빚이 한 3천만 원 정도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믿을 수가 없었죠.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3천만 원을 왜 주냐."

심지어 근무 판매 실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학교에도 나가지 못했다는데요.

<녹취> B씨 가족 (음성변조): "점장 한 명이 학교 나가지 마라, 어제도 판매를 못했는데 오늘이라도 팔아야지 (했대요.) 어느 날은 보니까 자기는 학교 안 가는 것이 당연시돼 버렸다. 교수님이 (B씨가) 학교에 오질 않는다. 전화도 안 받는다 (연락이 왔죠.)"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판매점과 수천만 원씩 빚을 지며 일하는 직원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 "(보조금이 금지된) 단통법이 있잖아요 지금. (불법으로) 지원금을 줘서라도 휴대전화를 팔게 해요. 부당영업, 부가 서비스를 강요한다든지, 고가요금제를 강요한다든지,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차액을 판매사가 부담하더라도 그렇게 판매를 하라 하고요."

업주 25살 강 모 씨는 대신 5만원에서 30만 원 정도 불법 지원금을 월급에 추가해주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녹취>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저희는 고스란히 그렇게 팔 수 밖에 없으니까 고객들이 저희한테 청구를 하는 것이죠. 돈을 주라고. (그래서) 저희는 월급을 받아도 남는 것이 단 한 푼도 없어요. 다 고객한테 나가니까."

또, 명의를 빌려서라도 하루 한 건 이상 실적을 채우도록 강요했다는데요,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직원들, 가족 명의, 지인 명의 이렇게 빌려서 개통을 해라. 거기에 다른 보수 챙겨준다 해서 직원들이 다 그렇게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한) 보수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개통한 휴대전화 요금이며 할부금, 이런 것 전부다 개통했던 직원이 떠안게 되는 것이고."

만약 직원들이 실적을 채우지 못할 경우 업주는 욕설은 물론,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B씨 가족 (음성변조) : "야구방망이로 맞고, 태블릿PC로 뺨 수시로 맞고. 엉덩이를 맞았다 그래요. 엎드리라 그런대요. (피해 직원들) 다 똑같이 얘기하던데요. 동네북 이었대요. 내가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직원들이 생활하는 숙소,

문신을 새긴 건장한 남성이 체구가 작은 직원을 상대로 폭행을 시작합니다.

<녹취>“하하하”

때리는 사람은 휴대전화 판매점의 동업자.

얼핏 보면 장난스러운 분위기지만 속옷 차림으로 폭행을 당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경직돼 있습니다.

<녹취> 전 판매 직원 (음성변조) : "형님 맞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허리띠를 돌리며 위협하는 남성

<녹취> “워! 워!”

엎드려 있는 직원의 엉덩이를 허리띠로 때립니다.

그만 때리라며 남성에게 매달려보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습니다.

<녹취> A씨 (전 판매 직원/음성변조) : "차라리 못 본 체하고 싶어요. 눈으로 보고 있는데 뭐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직원들 다 보는 앞에 세워놓고 배를 때려서 배를 맞으면 애들이 못 일어나죠. 숨이 안 쉬어지니까. 그런 경우도 있었고. 장난식으로. (업주) 자기는 재밌겠죠."

심지어 직원들을 향해 장난감 총을 쏘기까지 했다는데요.

업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을 학대한 겁니다.

부당한 임금문제에 폭행까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지만,

직원들이 일을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C씨 아버지 (음성변조): "(아들이) 그만두려다 (업주)한테 폭행을 당한 것이죠. 뭐 뺨도 맞고 머리채 잡혀서 이렇게 뺨 맞고 나중에는 겁먹고 그만둬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했어요.)"

부모까지 나선 후에야 겨우 일을 그만둘 수 있었는데요,

일을 그만 둔지 1년이 지난 지금도 C씨는 자신이 무리하게 개통한 휴대전화 할부금을 갚고 있습니다.

<녹취> C씨 아버지 (음성변조) : "아이가 나중에 끝나고 보니까 휴대전화 6대인가 7대 있더라고요. 자기 명의로. (아드님이요?) 네. 지금도 뭐 (고지서) 날아와요. 지금도 뭐 한 3대인가 4대 남았더라고요. 자기 명의도 있고, 친구 명의도 있고. (고지서가) 우리 집으로 날아와요. 그런 아이들이 아마 수두룩할 거예요."

우연히 해당 매장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하던 경찰이 어딘가 이상하단 생각에 수사에 착수하면서 업주의 범행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업주 강 씨는 처음에는 장난이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강○○ (휴대전화 판매점 업주/음성변조): "(직원들이) 폭행이었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고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경찰수사결과 피해 직원은 모두 13명.

이들이 약 1년여 동안 갈취당한 돈은 1억 3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덕현 (경사 /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고객들의 신분증을 사본(복사)하지 않았을 때는 7만 원에서 15만 원, 개통한 고객이 3개월 유지하지 않을 경우에는 직원들에게 30만 원을 부과했어요 벌금을. (실적 압박 때문에) 이 친구들이 허위 개통을 많이 합니다. (나중에는)그것을 가지고 피의자들이 협박 아닌 협박을 하죠. 너희 사문서위조로 고소를 해버리겠다."

경찰은 직원들을 상습폭행하고, 돈을 착취한 혐의로 업주 강 씨를 구속하고, 강 씨의 동업자 2명을 함께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