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에 최루가스…“통장 선출 갈등”

<앵커 멘트>

어젯밤 부산의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이 분말로 된 최루가스를 살포해 모여있던 9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마을 통장 선출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주민들이 회의를 한 직후 벌어진 일입니다.

보도에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마을회관입니다.

어젯밤 9시쯤 회관 1층에서 메케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마을 총회가 끝난 직후였습니다.

<인터뷰> 박희라(마을 주민) : "냄새가 너무 심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목이 따갑고 말을 못하겠고 숨쉬기가 곤란하고 피부가 따가운 거에요."

회관 1층에 있던 주민들은 급히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71살 김 모 씨 등 주민 9명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피해를 본 주민 대부분은 회의가 끝난 뒤 마을 회관 2층에 모여있던 60대 이상 노인분들입니다.

12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부산시의 폐기물 처리시설이 있는 곳으로, 마을 이주 문제를 놓고 주민들이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이 났을 때도 마을 통장의 신임 여부를 놓고 노인들 30여 명이 따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마을 통장의 형인 51살 구 모 씨가 통장을 다시 뽑으라는 주민들의 말에 격분해 회관 사무실에 있던 가스총의 분말을 복도에 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구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