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그램] 각국 피겨 선수권에 얽힌 사연

입력 2017.01.09 (08:47) 수정 2017.01.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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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포츠그램시간입니다.

지난 주말 피겨종합선수권이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피겨 선진국들의 피겨선수권 대회는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평창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피겨 종합선수권은 큰 의미가 있죠?

<답변>
한국 피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바로 열악한 환경인데요.

평창의 시설은 예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제 1회 피겨종합선수권이 열린 것이 1955년인데, 초창기엔 대부분 야외에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피겨선수권 대회 장소를 보면 1회는 화천, 2회는 연천,3회는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곳은 바로 한강인데요.

당시 사진이 나오고 있는데 가마니로 벽을 쳐서 바람을 막고 지붕은 천막을 쳐서 햇빛을 가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도 실내 링크가 드물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피겨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그 당시 관중이 사실 지금보다 더 많은 정도거든요.

당시에는 스포츠가 아닌 사회 뉴스로 다뤄졌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대회 이름이 피겨종합선수권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
피겨에는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나이 별로 노비스와 주니어 시니어로 나뉘는데, 그런 구분 없이 치러진다고 해서 종합선수권이란 명칭을 갖게 됐습니다.

실제 지난해 유영 선수가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요.

다른 대회 같으면 초등학교부 우승이었을텐데, 종합선수권이기 때문에 여자부 우승자가 됐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중학교 1학년 때 우승한 적이 있고, 김해진 선수는 최초로 초등학생으로 우승했고요.

유영 선수가 초등학생이면서, 최연소 우승기록까지 깨뜨렸습니다.

<질문>
그런데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종합선수권이란 명칭을 사용하나요?

<답변>
저는 예전부터 종합선수권 대신 한국피겨선수권이라는 명칭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 러시아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국피겨선수권 US national championship이고요.

캐나다나 러시아 역시 같은 용어를 사용합니다.

일본은 전일본피겨선수권, 중국도 전국피겨선수권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나라만 종합선수권이란 명칭을 쓸고 있습니다.

피겨 팬들이 아닌 사람이 종합선수권이란 말을 들으면 무슨 대회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한국피겨선수권이란 명칭을 쓴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질문>
미국은 다음 주에 미국피겨선수권이 열리는데, 미국 피겨 선수권만의 특이점이 있다죠?

<답변>
미국피겨선수권은 전 세계 대회 중 유일하게 4위까지 메달을 수여합니다.

금은동메달은 다른 대회와 같지만, 4위에게는 납으로 된 납메달을 주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피겨선수권의 시상식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요.

사진을 보면 4명이 메달을 걸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피겨 팬들도 미국선수권이 4위에게 시상하는 걸 알지 못합니다.

실제 미국의 스케이팅 포럼에서도, 4등에게 시상을 한다고 하니 거짓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경험담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이 메달은 퓨터(pewter)라고 해서 납으로 만든 메달입니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진짜로 기억하지 않는 것은 바로 4등인데요.

미국피겨선수권은 4등까지 챙겨주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질문>
4등까지 챙긴다는 것이 굉장히 특이한데요.

4위에게 메달을 주는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미국 피겨선수권의 방식 때문입니다.

미국은 주별로 상위권 선수들을 추린 뒤에, 지역 예선을 거쳐서 미국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는데요.

상위 라운드로 가는 기준이 4명이었습니다.

그것에서 유래가 되어서 4명이 메달을 받는 전통이 만들어져 졌습니다.

<질문>
전일본피겨선수권에서는 무려 62년 연속 출전한 사람이 있다고요? 이것이 가능한가요?

<답변>
일본 피겨의 전설이라고 하는 사토 노부오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토 노부오는 아사다 마오의 코치로도 유명한데요.

선수와 코치로 62년 연속 출전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사토 노부오 코치가 42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는 76세가 됐는데요.

열한 살 때부터 전일본선수권에 출전했습니다.

15살 때 처음 남자부 1위를 차지한 뒤에, 10년 연속 일본선수권 우승을 이어갔습니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에는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했는데요.

지난해 말 열렸던 대회까지 무려 62년 연속 전일본피겨선수권에 출전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사토 코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일본 선수권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요.

이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질문>
62년 연속 출전이라는 게 정말 대단한데요. 우리나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네요?

<답변>
러시아 피겨선수권은 1회 대회가 1878년에 열렸거든요.

피겨 역사에 전통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한참 늦은 편인데요.

김연아 선수가 불모지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차준화 유영 같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량은 올라갔지만 대회 운영 능력 등은 한참 뒤쳐져있는데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피겨선수권의 역사와 전통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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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9 08:48:13
    • 수정2017-01-09 10: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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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포츠그램시간입니다.

지난 주말 피겨종합선수권이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피겨 선진국들의 피겨선수권 대회는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평창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피겨 종합선수권은 큰 의미가 있죠?

<답변>
한국 피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바로 열악한 환경인데요.

평창의 시설은 예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제 1회 피겨종합선수권이 열린 것이 1955년인데, 초창기엔 대부분 야외에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피겨선수권 대회 장소를 보면 1회는 화천, 2회는 연천,3회는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곳은 바로 한강인데요.

당시 사진이 나오고 있는데 가마니로 벽을 쳐서 바람을 막고 지붕은 천막을 쳐서 햇빛을 가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도 실내 링크가 드물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피겨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그 당시 관중이 사실 지금보다 더 많은 정도거든요.

당시에는 스포츠가 아닌 사회 뉴스로 다뤄졌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대회 이름이 피겨종합선수권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
피겨에는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나이 별로 노비스와 주니어 시니어로 나뉘는데, 그런 구분 없이 치러진다고 해서 종합선수권이란 명칭을 갖게 됐습니다.

실제 지난해 유영 선수가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요.

다른 대회 같으면 초등학교부 우승이었을텐데, 종합선수권이기 때문에 여자부 우승자가 됐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중학교 1학년 때 우승한 적이 있고, 김해진 선수는 최초로 초등학생으로 우승했고요.

유영 선수가 초등학생이면서, 최연소 우승기록까지 깨뜨렸습니다.

<질문>
그런데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종합선수권이란 명칭을 사용하나요?

<답변>
저는 예전부터 종합선수권 대신 한국피겨선수권이라는 명칭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 러시아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국피겨선수권 US national championship이고요.

캐나다나 러시아 역시 같은 용어를 사용합니다.

일본은 전일본피겨선수권, 중국도 전국피겨선수권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나라만 종합선수권이란 명칭을 쓸고 있습니다.

피겨 팬들이 아닌 사람이 종합선수권이란 말을 들으면 무슨 대회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한국피겨선수권이란 명칭을 쓴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질문>
미국은 다음 주에 미국피겨선수권이 열리는데, 미국 피겨 선수권만의 특이점이 있다죠?

<답변>
미국피겨선수권은 전 세계 대회 중 유일하게 4위까지 메달을 수여합니다.

금은동메달은 다른 대회와 같지만, 4위에게는 납으로 된 납메달을 주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피겨선수권의 시상식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요.

사진을 보면 4명이 메달을 걸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피겨 팬들도 미국선수권이 4위에게 시상하는 걸 알지 못합니다.

실제 미국의 스케이팅 포럼에서도, 4등에게 시상을 한다고 하니 거짓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경험담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이 메달은 퓨터(pewter)라고 해서 납으로 만든 메달입니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진짜로 기억하지 않는 것은 바로 4등인데요.

미국피겨선수권은 4등까지 챙겨주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질문>
4등까지 챙긴다는 것이 굉장히 특이한데요.

4위에게 메달을 주는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미국 피겨선수권의 방식 때문입니다.

미국은 주별로 상위권 선수들을 추린 뒤에, 지역 예선을 거쳐서 미국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는데요.

상위 라운드로 가는 기준이 4명이었습니다.

그것에서 유래가 되어서 4명이 메달을 받는 전통이 만들어져 졌습니다.

<질문>
전일본피겨선수권에서는 무려 62년 연속 출전한 사람이 있다고요? 이것이 가능한가요?

<답변>
일본 피겨의 전설이라고 하는 사토 노부오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토 노부오는 아사다 마오의 코치로도 유명한데요.

선수와 코치로 62년 연속 출전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사토 노부오 코치가 42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는 76세가 됐는데요.

열한 살 때부터 전일본선수권에 출전했습니다.

15살 때 처음 남자부 1위를 차지한 뒤에, 10년 연속 일본선수권 우승을 이어갔습니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에는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했는데요.

지난해 말 열렸던 대회까지 무려 62년 연속 전일본피겨선수권에 출전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사토 코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일본 선수권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요.

이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질문>
62년 연속 출전이라는 게 정말 대단한데요. 우리나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네요?

<답변>
러시아 피겨선수권은 1회 대회가 1878년에 열렸거든요.

피겨 역사에 전통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한참 늦은 편인데요.

김연아 선수가 불모지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차준화 유영 같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량은 올라갔지만 대회 운영 능력 등은 한참 뒤쳐져있는데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피겨선수권의 역사와 전통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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