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순수한 뜻 접겠다”…대선 불출마 전격 선언

입력 2017.02.01 (15:33) 수정 2017.02.0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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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뉴스7]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전격 선언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혔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오늘)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직접 작성해 온 회견문을 꺼낸 반 전 총장은 "저는 지난 1월 12일 귀국한 이후 여러 지방 도시들을 방문하여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을 만나고 민심을 들을 기회를 가졌다. 또한 종교, 사회, 학계 및 정치 분야의 여러 지도자를 두루 만나 그 분들의 얘기도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가 만난 모든 분들은 우리나라가 정치, 안보,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오랫동안 잘못된 정치로 인해서 쌓여온 적폐가 더 이상은 외면하거나 방치해둘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들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기에 최근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로 인한 국가 리더십의 위기가 겹쳤다. 특히 이러한 민생과 안보, 경제의 위기, 난국 앞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믿고 맡긴 의무는 저버린 채 목전의 좁은 이해관계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많은 분이 개탄과 좌절감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제가 10년간 나라 밖에서 지내면서 느껴왔던 우려가 피부로 와 닿는 시간이었다. 전 세계를 돌면서 성공한 나라와 실패한 나라를 보고 그들의 지도자를 본 저로서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에서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히 고려해 왔다"며 "그리하여 갈가리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협치와 분권의 정치문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린 것이었다. 이것이 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나 이러한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제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저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저 자신에게 혹독한 질책을 하고 싶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제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심경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과 그간 제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신 분들 그리고 저를 도와 가까이서 함께 일해 온 많은 분을 실망시켜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나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과 비전은 포기하지 않겠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유아독존식의 태도도 버려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우리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가야 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지난 10년간에 걸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헌신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가정에 부디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반 전 총장은 '언제 결정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오늘 오전에 결정했다.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한 뒤 국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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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1 15:33:43
    • 수정2017-02-01 19:06:23
    정치

[연관 기사] ☞ [뉴스7]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전격 선언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혔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오늘)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직접 작성해 온 회견문을 꺼낸 반 전 총장은 "저는 지난 1월 12일 귀국한 이후 여러 지방 도시들을 방문하여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을 만나고 민심을 들을 기회를 가졌다. 또한 종교, 사회, 학계 및 정치 분야의 여러 지도자를 두루 만나 그 분들의 얘기도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가 만난 모든 분들은 우리나라가 정치, 안보,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오랫동안 잘못된 정치로 인해서 쌓여온 적폐가 더 이상은 외면하거나 방치해둘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들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기에 최근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로 인한 국가 리더십의 위기가 겹쳤다. 특히 이러한 민생과 안보, 경제의 위기, 난국 앞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믿고 맡긴 의무는 저버린 채 목전의 좁은 이해관계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많은 분이 개탄과 좌절감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제가 10년간 나라 밖에서 지내면서 느껴왔던 우려가 피부로 와 닿는 시간이었다. 전 세계를 돌면서 성공한 나라와 실패한 나라를 보고 그들의 지도자를 본 저로서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에서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히 고려해 왔다"며 "그리하여 갈가리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협치와 분권의 정치문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린 것이었다. 이것이 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나 이러한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제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저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저 자신에게 혹독한 질책을 하고 싶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제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심경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과 그간 제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신 분들 그리고 저를 도와 가까이서 함께 일해 온 많은 분을 실망시켜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나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과 비전은 포기하지 않겠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유아독존식의 태도도 버려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우리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가야 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지난 10년간에 걸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헌신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가정에 부디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반 전 총장은 '언제 결정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오늘 오전에 결정했다.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한 뒤 국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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