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이지리아의 ‘석유 재앙’…복원에 30년

입력 2017.03.11 (21:28) 수정 2017.03.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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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원유 유출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낡은 시추시설과 송유관에서 새어나온 원유가 강과 토양은 물론 지하수까지 오염시키면서, 사람들에게도 직접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덕훈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이지리아 남부의 나이저 델타.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원유를 채굴해 온 아프리카 최대의 석유매장지대입니다.

하지만 강 곳곳에 낡은 시추시설이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기름 50만 배럴이 유출되면서 인근 지역이 모두 오염됐습니다.

수면은 온통 기름막으로 덮혀 있고, 자정 능력을 잃은 뻘은 오염된 기름을 표면으로 밀어냅니다.

새들도 기름을 뒤집어 썼습니다.

<녹취> 파이어스 팡고(어민) : "고기가 많이 안 잡혀요. 잡은 고기들도 기름 냄새가 나서 팔 수가 없고요."

이곳은 한 때 망그로브 나무로 이뤄진 울창한 숲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름 유출이 본격화 된 이후부터는 이렇게 나무 한 그루 남지 않고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노후 송유관에선 새나온 원유는 토지에도 스며 들었습니다.

뿌리 작물인 카사바를 뽑아봤습니다.

보통 카사바 크기의 1/3에 불과합니다.

식수원인 우물은 폐쇄된지 오래입니다.

<녹취> 에릭 두(고이 마을 촌장) : "여기서는 더 이상 물을 얻을 수 없어요. 다른 마을까지 가서 물을 길어야 합니다. (이웃 마을 물은 안전한가요?) 전혀 아니죠. 그런데 방법이 없잖아요."

이 지역 지하수 3분의 2가 원유 성분인 탄화수소에 오염됐다는 유엔환경계획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복원에만 30년 간 1조 2천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원주민들은 석유기업과 나이지리아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습니다.

나이저 삼각주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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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나이지리아의 ‘석유 재앙’…복원에 30년
    • 입력 2017-03-11 21:28:42
    • 수정2017-03-11 21: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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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원유 유출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낡은 시추시설과 송유관에서 새어나온 원유가 강과 토양은 물론 지하수까지 오염시키면서, 사람들에게도 직접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덕훈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이지리아 남부의 나이저 델타.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원유를 채굴해 온 아프리카 최대의 석유매장지대입니다.

하지만 강 곳곳에 낡은 시추시설이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기름 50만 배럴이 유출되면서 인근 지역이 모두 오염됐습니다.

수면은 온통 기름막으로 덮혀 있고, 자정 능력을 잃은 뻘은 오염된 기름을 표면으로 밀어냅니다.

새들도 기름을 뒤집어 썼습니다.

<녹취> 파이어스 팡고(어민) : "고기가 많이 안 잡혀요. 잡은 고기들도 기름 냄새가 나서 팔 수가 없고요."

이곳은 한 때 망그로브 나무로 이뤄진 울창한 숲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름 유출이 본격화 된 이후부터는 이렇게 나무 한 그루 남지 않고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노후 송유관에선 새나온 원유는 토지에도 스며 들었습니다.

뿌리 작물인 카사바를 뽑아봤습니다.

보통 카사바 크기의 1/3에 불과합니다.

식수원인 우물은 폐쇄된지 오래입니다.

<녹취> 에릭 두(고이 마을 촌장) : "여기서는 더 이상 물을 얻을 수 없어요. 다른 마을까지 가서 물을 길어야 합니다. (이웃 마을 물은 안전한가요?) 전혀 아니죠. 그런데 방법이 없잖아요."

이 지역 지하수 3분의 2가 원유 성분인 탄화수소에 오염됐다는 유엔환경계획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복원에만 30년 간 1조 2천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원주민들은 석유기업과 나이지리아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습니다.

나이저 삼각주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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