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간 뮤지션들

입력 2017.03.26 (22:59) 수정 2017.03.2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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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기용(가수) : "제가 음악을 얼마나 원하는 지를 깨달았어요."

<인터뷰> 장필순(가수) : "제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음악을 다시)안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여성 포크록의 대표로 손꼽히는 가수 장필순.

1989년 데뷔 이래,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사랑 받는 명곡을 꾸준히 발표해왔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40대에 접어들던 12년 전, 갑자기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이돌 중심으로 변한 가요계와 디지털화된 음반 시장에서 그녀가 추구해왔던 음악적 가치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적어도 내가 이렇게 했을 때는 함께 좀 이런 걸 공감해주고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아쉬움 같은 거? 그런 게 좀 있었어요. 그래서 아, 여기서 내가 더는 할 건 없겠다."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을 찾다, 2005년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제주에 와서는 5~6년 동안 아예 음악을 손에서 놓았습니다.

애월읍 산기슭에 거처를 마련해 텃밭과 마당을 가꾸고 개와 고양이를 길렀습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밤에 우는 새소리도 좀 다른 소리로 들리고, 또 어느 계절이면 밤에 막 날아다니는 불빛 같은 것들, 반딧불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반딧불들이 한꺼번에 날아다니는 모습을 처음 봤거든요, 그런 작은 사건들이 저한텐 큰 사건으로 묶이는 거죠. 그래서 그다음부터 뭐 노랫말에도 그런 게 담기게 되고 저를 조금씩 변화시킨 거죠."

제주에서의 일상에서 마음을 치유한 그녀는 2013년, 11년 만에 세상에 다시 음반을 선보였습니다.

최근엔 디지털 싱글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속삭이는 듯한 창법으로 현대인의 외로움을 주로 노래했던 장필순.

제주의 바람 소리가 깃든, 더욱 깊어진 목소리로 제주에서 스스로 맞이한 외로움과 그 속에서 찾은 자유를 노래합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힘들어서 외로움이 아닌 힘든 외로움이 아닌 즐기는 외로움이니까 그런 것들도 함께 또 여러분들도 즐겨봤으면 하는 생각? 너무 정신없으니까…."

제주에 와서 다시 노래하게 된 가수가 또 있습니다.

제주에서도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김녕.

바닷가 앞 낡은 건물 지하에 록밴드 '허클베리 핀'의 연습실이 있습니다.

이기용이 이끄는 이 그룹은 홍대 인디 밴드 1세대입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모던록 밴드란 평가를 받지만 서울서 전업 음악인으로 생활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이기용(가수) : "음악만으로 생활하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제 그 방편으로 바를 차렸는데 점점 임대료가 올라가는 상황이 됐어요."

서울의 공간을 정리한 돈으로, 김녕에 3층짜리 펜션을 임대했습니다.

주거지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단은 마련했지만, 음악적 고향인 홍대를 떠난 삶은 낯설었습니다.

<인터뷰> 이기용(가수) : "스트레스들 뭐 이런 고통 이런 것들 때문에 한 1년 반에서 2년까지 아무것도 못 했어요. 근데 이제 아이러니하게도 그 생각이 정점으로 치닫고 지나가니까 여기 제주에서 제가 보는 풍광과 날씨 이런 것들이 제 몸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됐어요."

상처와 인내. 제주와의 교감은 음악적 변화로 나타났습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또 다른 밴드를 결성한 이 씨는 이제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서로 색깔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기용(가수) : "제주같이 이렇게 넓은 공간을 계속 바라보면서 만들어진 음악은 이제 또 다르고요 도시에서 꽉 막힌 도로, 또 사람들 간에 관계들, 스트레스 이런 걸 겪다 보니까 록음악의 필요성을, 강렬한 비트의 필요성을 또 깨닫게 되면서 각각의 음악이 정말로 필요하다. 욕망이 더 많이 생겼죠."

걸그룹 출신으로 솔로로 데뷔해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이효리.

결혼과 함께 제주로 내려와 음악인인 남편과 4년째 시골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기타를 든 음유 시인으로 불리는 가수 '루시드 폴'도 2014년 제주로 내려왔습니다.

얼마 전 새 앨범을 발매하면서 자신이 직접 재배한 귤을 홈쇼핑에 들고 나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12년 전 장필순 씨가 일찌감치 제주에 자리를 잡은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션들의 이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쿨의 이재훈, 이정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가수도 있고 포크 싱어송라이터 윤영배. 레게 뮤지션 태히언 등 숨은 실력파들도 있습니다.

최근엔 록 가수 강산에와 인디 가수 요조도 제주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아직은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쯤 되면 뮤지션의 제주 행은 마치 한 흐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왜 제주로 간 것일까요?

<인터뷰> 이기용(가수) : "그분들의 감성이라는 게 계속 만족하고, 안주하는 성질은 아닌 것 같거든요. 매혹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성향이 있기 때문에 제주라는 곳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롭게 발견됐다라고..."

특히 삶을 조용히 관조하고 타인을 아픔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드는 예술가들에게 도시는 더 이상 머물기 적합한 곳이 아니였던 겁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더 쉬워지려고 하고, 더 간단해지고, 더 빨라지고 막 이래야지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고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이렇게 바뀌다 보니까..."

제주의 어떤 점이 뮤지션들을 사로잡은 걸까요?

이들은 제주에 와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요?

절절하고 깊은 목소리로 '블루스 디바'로 불리는 가수 강허달림.

하늘과 바다에 이끌려 제주로 온 그녀는 제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허달림(가수) : "예전엔 무대 공포증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뭐 그냥 이런 오름에 올라와서 제가 이 평온한 바깥을 보면서 바람을 느끼면서 내가 노래를 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노래하면 더할 나위 없이 편하죠."

국내에선 생소한 블루스 음악.

소속 회사도 매니저도 없이 혼자 밴드를 꾸려나간, 도시에서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제주로 와서 딱히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마음엔 큰 여유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허달림(가수) : "정말 찾고 싶었던 그 초기에 제 밴드 했을 때 그렇게 음악에 집중해서 노래하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오랜 기간 없었었는데 요새 근래 들어와서 무대에서 그런 느낌을 받아요."

그녀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제주의 자연이 자신이 추구하는 블루스의 정신과 닮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허달림(가수) : "서울에 있을 땐 항상 같은 면만 있잖아요. 같은 건물 같은 나무 사람들 그럼 왠지 딱 틀에 박혀져 있는 모습만 볼 수 있다고 한다면/제주는 하루하루가 너무 달라요/한시도 파도가 잔잔할 때가 거의 없어요. 제주 바다는. 근데 꼭 그게 저 같아요."

하도리에 자리 잡은 피아니스트 임인건 씨의 공간.

임 씨는 전설적인 재즈 밴드 '야누스' 출신으로 우리 재즈계에서 독보적인 평가를 받는 연주자입니다.

청년 시절부터 제주 여행을 좋아했던 임 씨는 2013년 섬으로 들어왔습니다.

달라진 일상과 환경은 그에게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선사했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임인건(재즈 피아니스트) : "서울에서 굉장히 외로웠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와서도 똑같이 외로운데 외로움이 서울보다는 훨씬 더 달콤하고 그렇게 느껴져요."

무엇보다 연주와 작곡만 하던 임 씨가 이곳에 와서는 가사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임인건(재즈 피아니스트) : "'하도리 가는 길'이라는 곡이 4시간인가 5시간 만에 써졌거든요 아, 내가 가사를 쓸 수 있네...제가 쓴 게 아니라 제주도가 쓰게 해준 거라고 생각하고 있죠."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제주도로 온 가수들, 제주에서의 삶도 각기 다르고 음악적 장르와 스타일. 추구하는 방향성도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주의 파도와 낙조,오름이 자연스레 스며든 음악을 바람에 실어 육지로, 도시로 보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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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로 간 뮤지션들
    • 입력 2017-03-26 22:57:40
    • 수정2017-03-26 23:16:44
    취재파일K
<인터뷰> 이기용(가수) : "제가 음악을 얼마나 원하는 지를 깨달았어요."

<인터뷰> 장필순(가수) : "제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음악을 다시)안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여성 포크록의 대표로 손꼽히는 가수 장필순.

1989년 데뷔 이래,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사랑 받는 명곡을 꾸준히 발표해왔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40대에 접어들던 12년 전, 갑자기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이돌 중심으로 변한 가요계와 디지털화된 음반 시장에서 그녀가 추구해왔던 음악적 가치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적어도 내가 이렇게 했을 때는 함께 좀 이런 걸 공감해주고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아쉬움 같은 거? 그런 게 좀 있었어요. 그래서 아, 여기서 내가 더는 할 건 없겠다."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을 찾다, 2005년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제주에 와서는 5~6년 동안 아예 음악을 손에서 놓았습니다.

애월읍 산기슭에 거처를 마련해 텃밭과 마당을 가꾸고 개와 고양이를 길렀습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밤에 우는 새소리도 좀 다른 소리로 들리고, 또 어느 계절이면 밤에 막 날아다니는 불빛 같은 것들, 반딧불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반딧불들이 한꺼번에 날아다니는 모습을 처음 봤거든요, 그런 작은 사건들이 저한텐 큰 사건으로 묶이는 거죠. 그래서 그다음부터 뭐 노랫말에도 그런 게 담기게 되고 저를 조금씩 변화시킨 거죠."

제주에서의 일상에서 마음을 치유한 그녀는 2013년, 11년 만에 세상에 다시 음반을 선보였습니다.

최근엔 디지털 싱글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속삭이는 듯한 창법으로 현대인의 외로움을 주로 노래했던 장필순.

제주의 바람 소리가 깃든, 더욱 깊어진 목소리로 제주에서 스스로 맞이한 외로움과 그 속에서 찾은 자유를 노래합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힘들어서 외로움이 아닌 힘든 외로움이 아닌 즐기는 외로움이니까 그런 것들도 함께 또 여러분들도 즐겨봤으면 하는 생각? 너무 정신없으니까…."

제주에 와서 다시 노래하게 된 가수가 또 있습니다.

제주에서도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김녕.

바닷가 앞 낡은 건물 지하에 록밴드 '허클베리 핀'의 연습실이 있습니다.

이기용이 이끄는 이 그룹은 홍대 인디 밴드 1세대입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모던록 밴드란 평가를 받지만 서울서 전업 음악인으로 생활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이기용(가수) : "음악만으로 생활하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제 그 방편으로 바를 차렸는데 점점 임대료가 올라가는 상황이 됐어요."

서울의 공간을 정리한 돈으로, 김녕에 3층짜리 펜션을 임대했습니다.

주거지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단은 마련했지만, 음악적 고향인 홍대를 떠난 삶은 낯설었습니다.

<인터뷰> 이기용(가수) : "스트레스들 뭐 이런 고통 이런 것들 때문에 한 1년 반에서 2년까지 아무것도 못 했어요. 근데 이제 아이러니하게도 그 생각이 정점으로 치닫고 지나가니까 여기 제주에서 제가 보는 풍광과 날씨 이런 것들이 제 몸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됐어요."

상처와 인내. 제주와의 교감은 음악적 변화로 나타났습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또 다른 밴드를 결성한 이 씨는 이제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서로 색깔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기용(가수) : "제주같이 이렇게 넓은 공간을 계속 바라보면서 만들어진 음악은 이제 또 다르고요 도시에서 꽉 막힌 도로, 또 사람들 간에 관계들, 스트레스 이런 걸 겪다 보니까 록음악의 필요성을, 강렬한 비트의 필요성을 또 깨닫게 되면서 각각의 음악이 정말로 필요하다. 욕망이 더 많이 생겼죠."

걸그룹 출신으로 솔로로 데뷔해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이효리.

결혼과 함께 제주로 내려와 음악인인 남편과 4년째 시골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기타를 든 음유 시인으로 불리는 가수 '루시드 폴'도 2014년 제주로 내려왔습니다.

얼마 전 새 앨범을 발매하면서 자신이 직접 재배한 귤을 홈쇼핑에 들고 나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12년 전 장필순 씨가 일찌감치 제주에 자리를 잡은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션들의 이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쿨의 이재훈, 이정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가수도 있고 포크 싱어송라이터 윤영배. 레게 뮤지션 태히언 등 숨은 실력파들도 있습니다.

최근엔 록 가수 강산에와 인디 가수 요조도 제주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아직은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쯤 되면 뮤지션의 제주 행은 마치 한 흐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왜 제주로 간 것일까요?

<인터뷰> 이기용(가수) : "그분들의 감성이라는 게 계속 만족하고, 안주하는 성질은 아닌 것 같거든요. 매혹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성향이 있기 때문에 제주라는 곳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롭게 발견됐다라고..."

특히 삶을 조용히 관조하고 타인을 아픔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드는 예술가들에게 도시는 더 이상 머물기 적합한 곳이 아니였던 겁니다.

<인터뷰> 장필순(가수) : "더 쉬워지려고 하고, 더 간단해지고, 더 빨라지고 막 이래야지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고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이렇게 바뀌다 보니까..."

제주의 어떤 점이 뮤지션들을 사로잡은 걸까요?

이들은 제주에 와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요?

절절하고 깊은 목소리로 '블루스 디바'로 불리는 가수 강허달림.

하늘과 바다에 이끌려 제주로 온 그녀는 제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허달림(가수) : "예전엔 무대 공포증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뭐 그냥 이런 오름에 올라와서 제가 이 평온한 바깥을 보면서 바람을 느끼면서 내가 노래를 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노래하면 더할 나위 없이 편하죠."

국내에선 생소한 블루스 음악.

소속 회사도 매니저도 없이 혼자 밴드를 꾸려나간, 도시에서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제주로 와서 딱히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마음엔 큰 여유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허달림(가수) : "정말 찾고 싶었던 그 초기에 제 밴드 했을 때 그렇게 음악에 집중해서 노래하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오랜 기간 없었었는데 요새 근래 들어와서 무대에서 그런 느낌을 받아요."

그녀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제주의 자연이 자신이 추구하는 블루스의 정신과 닮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허달림(가수) : "서울에 있을 땐 항상 같은 면만 있잖아요. 같은 건물 같은 나무 사람들 그럼 왠지 딱 틀에 박혀져 있는 모습만 볼 수 있다고 한다면/제주는 하루하루가 너무 달라요/한시도 파도가 잔잔할 때가 거의 없어요. 제주 바다는. 근데 꼭 그게 저 같아요."

하도리에 자리 잡은 피아니스트 임인건 씨의 공간.

임 씨는 전설적인 재즈 밴드 '야누스' 출신으로 우리 재즈계에서 독보적인 평가를 받는 연주자입니다.

청년 시절부터 제주 여행을 좋아했던 임 씨는 2013년 섬으로 들어왔습니다.

달라진 일상과 환경은 그에게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선사했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임인건(재즈 피아니스트) : "서울에서 굉장히 외로웠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와서도 똑같이 외로운데 외로움이 서울보다는 훨씬 더 달콤하고 그렇게 느껴져요."

무엇보다 연주와 작곡만 하던 임 씨가 이곳에 와서는 가사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임인건(재즈 피아니스트) : "'하도리 가는 길'이라는 곡이 4시간인가 5시간 만에 써졌거든요 아, 내가 가사를 쓸 수 있네...제가 쓴 게 아니라 제주도가 쓰게 해준 거라고 생각하고 있죠."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제주도로 온 가수들, 제주에서의 삶도 각기 다르고 음악적 장르와 스타일. 추구하는 방향성도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주의 파도와 낙조,오름이 자연스레 스며든 음악을 바람에 실어 육지로, 도시로 보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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