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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해발 650미터에서 열린 사진전
입력 2017.04.15 (11:00) 취재후
[취재후] 해발 650미터에서 열린 사진전
세상의 모든 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요즘, 입김이 나도록 시린 사진이 있습니다. 지난겨울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우리나라 1호 산장. 북한산 해발 650미터에 자리 잡은 백운산장의 전경입니다.


등산화 끈을 매며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환경분야를 담당하다가 문화분야로 옮겨온 지 이제 한 달 반, 더는 취재하면서 등산화 신고 고생할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또다시 등산화를 신고 있는 제 모습이라니…….

서울 우이동 도선사 앞에서 산고양이들, 이른바 '산냥이'들의 배웅을 받은 뒤 곧바로 '깔딱고개'로 진입했습니다. 웅장한 인수봉 전경을 눈에 담을 여유도 없이 헉헉대며 네발로 기다시피 한 시간 반.

곡소리가 절로 날 때쯤 가파른 고갯마루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이 보였습니다. 3대째 백운산장을 꾸려오고 있는 산장지기 이영구 씨(86)입니다.


앞뜰에 식탁 8개가 놓여있는 180제곱미터 규모의 2층 석조 건물. 백운산장은 1924년 매점으로 시작해 6·25와 1992년 화재 뒤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93년 세월 동안 산악인들의 쉼터로 때로는 대형 조난사고의 구조본부로 또 인수봉 등반의 베이스캠프로 우리의 산악역사와 함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사진작가 임채욱 씨는 지난 1년간 이곳 백운산장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산장지기 이영구 씨 가족의 일상과 매일같이 산장에 가득 찬 사람들의 모습이 흑백으로 남았습니다. 담백한 흑백의 대조 속에서 오히려 산장의 훈훈함이 피어오르네요.



임채욱 작가가 '강추'하는 산장 국수도 사진에 담겼고 양지바른 곳보다 그늘만 찾아가던 강아지의 모습도 남았습니다. 그야말로 산장의 소소한 일상입니다. 바라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0여 장의 사진은 액자에 담겨 5월 31일까지 백운산장 안에서 전시됩니다. 산장 안에서 열리는 산장사진전, 등산화를 다시 신은 게 후회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진전 '인터뷰 설악산'(클릭)을 통해 선 굵은 작품세계를 선보였던 임채욱 작가는 왜 소소한 산장의 일상으로 작품전을 하게 된 것일까요?

백운산장이 다음 달 23일 국가에 귀속되기 때문입니다. 기부채납 기한이 끝나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유로 넘어간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산악인들은 우이산장이나 북한산장의 전례처럼, 국가에 귀속되는 산장은 결국 헐리고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채욱 작가는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했습니다. 원래 오는 6월 백운산장까지 포함한 북한산 인수봉 사진전을 예정했지만, 국가귀속 소식을 듣고 백운산장 사진전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산악인의 추억이 서린 곳을 그냥 없애버리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화자산을 없애는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진전을 통해 백운산장의 영구보전을 원하는 산악인들의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산이 부르기 시작하는 계절, 백운산장 사진전을 보면서 추억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취재후] 해발 650미터에서 열린 사진전
    • 입력 2017.04.15 (11:00)
    취재후
[취재후] 해발 650미터에서 열린 사진전
세상의 모든 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요즘, 입김이 나도록 시린 사진이 있습니다. 지난겨울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우리나라 1호 산장. 북한산 해발 650미터에 자리 잡은 백운산장의 전경입니다.


등산화 끈을 매며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환경분야를 담당하다가 문화분야로 옮겨온 지 이제 한 달 반, 더는 취재하면서 등산화 신고 고생할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또다시 등산화를 신고 있는 제 모습이라니…….

서울 우이동 도선사 앞에서 산고양이들, 이른바 '산냥이'들의 배웅을 받은 뒤 곧바로 '깔딱고개'로 진입했습니다. 웅장한 인수봉 전경을 눈에 담을 여유도 없이 헉헉대며 네발로 기다시피 한 시간 반.

곡소리가 절로 날 때쯤 가파른 고갯마루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이 보였습니다. 3대째 백운산장을 꾸려오고 있는 산장지기 이영구 씨(86)입니다.


앞뜰에 식탁 8개가 놓여있는 180제곱미터 규모의 2층 석조 건물. 백운산장은 1924년 매점으로 시작해 6·25와 1992년 화재 뒤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93년 세월 동안 산악인들의 쉼터로 때로는 대형 조난사고의 구조본부로 또 인수봉 등반의 베이스캠프로 우리의 산악역사와 함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사진작가 임채욱 씨는 지난 1년간 이곳 백운산장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산장지기 이영구 씨 가족의 일상과 매일같이 산장에 가득 찬 사람들의 모습이 흑백으로 남았습니다. 담백한 흑백의 대조 속에서 오히려 산장의 훈훈함이 피어오르네요.



임채욱 작가가 '강추'하는 산장 국수도 사진에 담겼고 양지바른 곳보다 그늘만 찾아가던 강아지의 모습도 남았습니다. 그야말로 산장의 소소한 일상입니다. 바라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0여 장의 사진은 액자에 담겨 5월 31일까지 백운산장 안에서 전시됩니다. 산장 안에서 열리는 산장사진전, 등산화를 다시 신은 게 후회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진전 '인터뷰 설악산'(클릭)을 통해 선 굵은 작품세계를 선보였던 임채욱 작가는 왜 소소한 산장의 일상으로 작품전을 하게 된 것일까요?

백운산장이 다음 달 23일 국가에 귀속되기 때문입니다. 기부채납 기한이 끝나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유로 넘어간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산악인들은 우이산장이나 북한산장의 전례처럼, 국가에 귀속되는 산장은 결국 헐리고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채욱 작가는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했습니다. 원래 오는 6월 백운산장까지 포함한 북한산 인수봉 사진전을 예정했지만, 국가귀속 소식을 듣고 백운산장 사진전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산악인의 추억이 서린 곳을 그냥 없애버리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화자산을 없애는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진전을 통해 백운산장의 영구보전을 원하는 산악인들의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산이 부르기 시작하는 계절, 백운산장 사진전을 보면서 추억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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