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美 FBI 국장 해임 후폭풍 확산

입력 2017.05.11 (11:44) 수정 2017.05.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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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美 FBI 국장 해임 후폭풍 확산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美 FBI 국장 해임 후폭풍 확산


[연관 기사] [뉴스9] FBI 국장 해임 후폭풍…야당, 특검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적으로 해임한 사건의 후폭풍이 미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민주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불법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는 시도라며 특별검사 지명을 통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직접 코미 전 국장 해임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 언론 등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고 한동안 잠잠했던 트럼프 반대 시위가 다시 시작되는 등 사태의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할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시민들이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코미 연방 수사국 국장의 해임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미국 시민들이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코미 연방 수사국 국장의 해임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하자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앞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다시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탄핵을 시작하자!' 등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코미 전 국장 해임을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또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대한 미국 연방 수사국의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FBI 국장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FBI 국장

트럼프, “매우 간단하다. 코미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전 국장 해임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 매우 간단하다. 그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인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지휘하는 코미 전 국장의 해임 배경을 직접 설명하기는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코미는 워싱턴(정치권)과 공화당, 민주당의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잃었다"면서 "사태가 진정되면 그들은 내게 고마워할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은 코미가 해임돼야 한다는 사실을 포함한 최악의 상황들을 언급했지만, 지금은 매우 슬픈 척 연기하고 있다.","민주당은 코미에 대해 수개월 동안 계속 불평해 왔는데 그가 정작 해고되고 나니 이제 와 분개하는 척한다. 가짜 위선자들!"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트럼프 트위터 캡처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날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 코미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대선에서 승리에 대통령에 당선된 날부터 코미 국장 해임을 고려해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트럼프, 자신에 대한 수사 차단하려 코미 해임”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코미 전 국장을 해고한 것이라고 반발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압박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전날 독립적인 특별검사 지명을 공개로 요구한 데 이어 10일(현지시각)에는 차기 대선의 '트럼프 대항마'로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워런 의원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모든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코미를 해임한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또 "이는 미국이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수사가 독립적이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더라도 법을 따라야 한다는 게 미국이 작동하는 방식인 만큼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감독하는 최고위직인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코미 전 국장이 지난주 법무부에 정확히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의회에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코미 전 국장 해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10일(현지시각) '뮌헨안보회의 핵심그룹 소속 외교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해임은 "전례 없는 조치"라고 비판하면서 "스캔들은 계속 진행된다. 이전에도 봐 왔는데 앞으로 더 터져 나올 일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성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해임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내가 그동안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 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의회 특별위원회 구성을 지속해서 촉구해 왔는데 이번 코미 해임은 그런 특위 구성의 시급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 "코미 해임 전 러시아 커넥션 수사 인력 보강 요구"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이 코미 국장이 해임되기 직전 법무부에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위한 예산과 인력 보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커넥션'의 수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으로 경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복수의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지난주 법무부에 더욱 많은 수사 자원을 요구했다"며 "그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과 지난주 회동에서 이러한 요구를 한 데 이어 8일 상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선캠프 출신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거리를 두고 있어 현재 미 정부에서 이 수사를 감독하는 최고 책임자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다.

뉴욕타임스도 이런 사실을 전하면서 코미 전 국장이 의회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배당된 예산을 놓고 좌절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위해 더욱 많은 예산과 다른 자원을 요구했다는 보도는 완전히 오보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오른쪽)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AP)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오른쪽)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AP)

코미 해임 다음날 '내통 의혹' 러시아 대사 만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현지시각)에도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을 만나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백악관 측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만난 러시아 측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특히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도 이 자리에 참석했지만,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또 관례를 깨고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의 접견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접견 후 기자들과 잠시 만나 라브로프 장관과는 양국 관계와 시리아 분쟁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고만 전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도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대선 개입 의혹 제기를 '술주정'이라고 일축했고, 코미 FBI 국장 해임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그건 미국의 국내 문제"라고 강조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 만남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코미·매케이브, 美 상원서 '러시아 스캔들' 증언 주목

날로 확산하고 있는 코미 전 국장의 전격 해임 파문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 측은 오는 16일 정보위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에 대해 증언하도록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코미 전 국장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까지 확인된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대해 자세히 증언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소환장을 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소환장을 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앞두고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경질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NSC)에 대해 10일(현지시각 ) 소환장을 발부했다. 상원 정보위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첫 증인 강제소환이다. 플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작년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경제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 3월 의회 청문회에서 러시아 커넥션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공식으로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외교정책 자문으로 활동했던 카터 페이지가 지난해 7월 러시아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해 친(親) 러시아 발언을 한 게 FBI에 의해 포착된 것이 이번 수사가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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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美 FBI 국장 해임 후폭풍 확산
    • 입력 2017-05-11 11:44:17
    • 수정2017-05-11 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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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FBI 국장 해임 후폭풍…야당, 특검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적으로 해임한 사건의 후폭풍이 미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민주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불법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는 시도라며 특별검사 지명을 통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직접 코미 전 국장 해임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 언론 등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고 한동안 잠잠했던 트럼프 반대 시위가 다시 시작되는 등 사태의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할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시민들이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코미 연방 수사국 국장의 해임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하자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앞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다시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탄핵을 시작하자!' 등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코미 전 국장 해임을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또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대한 미국 연방 수사국의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FBI 국장
트럼프, “매우 간단하다. 코미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전 국장 해임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 매우 간단하다. 그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인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지휘하는 코미 전 국장의 해임 배경을 직접 설명하기는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코미는 워싱턴(정치권)과 공화당, 민주당의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잃었다"면서 "사태가 진정되면 그들은 내게 고마워할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은 코미가 해임돼야 한다는 사실을 포함한 최악의 상황들을 언급했지만, 지금은 매우 슬픈 척 연기하고 있다.","민주당은 코미에 대해 수개월 동안 계속 불평해 왔는데 그가 정작 해고되고 나니 이제 와 분개하는 척한다. 가짜 위선자들!"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날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 코미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대선에서 승리에 대통령에 당선된 날부터 코미 국장 해임을 고려해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트럼프, 자신에 대한 수사 차단하려 코미 해임”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코미 전 국장을 해고한 것이라고 반발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압박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전날 독립적인 특별검사 지명을 공개로 요구한 데 이어 10일(현지시각)에는 차기 대선의 '트럼프 대항마'로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워런 의원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모든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코미를 해임한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또 "이는 미국이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수사가 독립적이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더라도 법을 따라야 한다는 게 미국이 작동하는 방식인 만큼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감독하는 최고위직인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코미 전 국장이 지난주 법무부에 정확히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의회에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코미 전 국장 해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10일(현지시각) '뮌헨안보회의 핵심그룹 소속 외교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해임은 "전례 없는 조치"라고 비판하면서 "스캔들은 계속 진행된다. 이전에도 봐 왔는데 앞으로 더 터져 나올 일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성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해임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내가 그동안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 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의회 특별위원회 구성을 지속해서 촉구해 왔는데 이번 코미 해임은 그런 특위 구성의 시급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 "코미 해임 전 러시아 커넥션 수사 인력 보강 요구"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이 코미 국장이 해임되기 직전 법무부에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위한 예산과 인력 보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커넥션'의 수사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으로 경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복수의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지난주 법무부에 더욱 많은 수사 자원을 요구했다"며 "그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과 지난주 회동에서 이러한 요구를 한 데 이어 8일 상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선캠프 출신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거리를 두고 있어 현재 미 정부에서 이 수사를 감독하는 최고 책임자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다.

뉴욕타임스도 이런 사실을 전하면서 코미 전 국장이 의회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배당된 예산을 놓고 좌절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위해 더욱 많은 예산과 다른 자원을 요구했다는 보도는 완전히 오보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오른쪽)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AP)
코미 해임 다음날 '내통 의혹' 러시아 대사 만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현지시각)에도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을 만나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백악관 측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만난 러시아 측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특히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도 이 자리에 참석했지만,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또 관례를 깨고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의 접견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접견 후 기자들과 잠시 만나 라브로프 장관과는 양국 관계와 시리아 분쟁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고만 전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도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대선 개입 의혹 제기를 '술주정'이라고 일축했고, 코미 FBI 국장 해임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그건 미국의 국내 문제"라고 강조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 만남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코미·매케이브, 美 상원서 '러시아 스캔들' 증언 주목

날로 확산하고 있는 코미 전 국장의 전격 해임 파문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 측은 오는 16일 정보위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에 대해 증언하도록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코미 전 국장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까지 확인된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대해 자세히 증언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소환장을 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앞두고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경질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NSC)에 대해 10일(현지시각 ) 소환장을 발부했다. 상원 정보위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첫 증인 강제소환이다. 플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작년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경제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 3월 의회 청문회에서 러시아 커넥션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공식으로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외교정책 자문으로 활동했던 카터 페이지가 지난해 7월 러시아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해 친(親) 러시아 발언을 한 게 FBI에 의해 포착된 것이 이번 수사가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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