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부대 주원’도 함께한 ‘3일의 약속’ 추도행사

입력 2017.06.27 (18:31) 수정 2017.06.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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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부대 주원’도 함께한 ‘3일의 약속’ 추도행사

‘백골부대 주원’도 함께한 ‘3일의 약속’ 추도행사

6.25를 닷새 앞둔 지난 20일, KBS 「남북의 창」 취재진이 강원도 철원군 육군 백골부대를 찾았습니다. 6.25 전쟁 당시 이곳 백골부대에서 목숨을 걸고 중부전선을 지켜낸 함경북도 출신 전사 학도병들을 추모하는 행사 '3일의 약속 전우회'의 추도식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까마득한 백골부대 후배 장병들이 팔순을 훌쩍 넘긴 선배 노병들을 모시고 함께 묵념을 올리고, 탈북민 예술단이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위문공연 때도 곁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무르익어갈 무렵 KBS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낯익은 얼굴, 지난달 현역으로 입대한 배우 주원 씨였습니다.


동료 병사들과 함께 관객석 맨 앞줄에 앉은 주원 씨는 시종 늠름하고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박수도 치며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신병답게 각 잡힌 모습에 다소 긴장한 듯 보이기도 했지만, 행사가 끝난 뒤 그를 알아본 탈북민 공연팀의 요청에 거리낌 없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날 공연은 '3일의 약속 전우회' 어르신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였습니다. 1950년 12월 9일 함북 성진항에서 중공군과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는 국군 수송선에 올라 곧바로 입대해 백골부대에 배치됐던 156명의 학도병들... 제대로 된 훈련 한 번 받지 못하고 전장에 뛰어들어 가칠봉, 오대산, 662고지 등 격전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고, 생존자는 2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함경북도 집을 떠나며 가족에게 "3일 뒤에 돌아오겠노라"고 약속했지만 67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가슴 아픈 이야기는 생존자의 수기를 바탕으로 1991년 KBS 드라마 '3일의 약속'으로 제작돼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배우 주원 씨가 배치받은 부대이기도 한 백골부대는 6·25 전쟁 당시 낙동강까지 후퇴했던 국군이 반격을 하며 처음으로 38선을 돌파했을 때 가장 선봉에 섰던 부대입니다. 또 이제 단 열 분만이 생존해 계신 '3일의 약속 전우회' 학도병들의 아픈 사연이 담긴 부대이기도 합니다.

백골부대 동산에 세워진 전공비 겸 추모비가 전하는 이산과 실향의 아픔, 그리고 6·25 전쟁의 참혹함은 6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3일의 약속 전우회'가 지킨 이 땅의 자유를 북녘 동포들도 누릴 수 있기를, 그리고 전우회 어르신들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바랍니다.

[연관 기사] [남북의창-통일로 미래로] 67년째 지키지 못한 약속…3일의 약속 전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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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골부대 주원’도 함께한 ‘3일의 약속’ 추도행사
    • 입력 2017-06-27 18:31:21
    • 수정2017-06-28 11:30:33
    취재K
6.25를 닷새 앞둔 지난 20일, KBS 「남북의 창」 취재진이 강원도 철원군 육군 백골부대를 찾았습니다. 6.25 전쟁 당시 이곳 백골부대에서 목숨을 걸고 중부전선을 지켜낸 함경북도 출신 전사 학도병들을 추모하는 행사 '3일의 약속 전우회'의 추도식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까마득한 백골부대 후배 장병들이 팔순을 훌쩍 넘긴 선배 노병들을 모시고 함께 묵념을 올리고, 탈북민 예술단이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위문공연 때도 곁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무르익어갈 무렵 KBS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낯익은 얼굴, 지난달 현역으로 입대한 배우 주원 씨였습니다.


동료 병사들과 함께 관객석 맨 앞줄에 앉은 주원 씨는 시종 늠름하고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박수도 치며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신병답게 각 잡힌 모습에 다소 긴장한 듯 보이기도 했지만, 행사가 끝난 뒤 그를 알아본 탈북민 공연팀의 요청에 거리낌 없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날 공연은 '3일의 약속 전우회' 어르신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였습니다. 1950년 12월 9일 함북 성진항에서 중공군과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는 국군 수송선에 올라 곧바로 입대해 백골부대에 배치됐던 156명의 학도병들... 제대로 된 훈련 한 번 받지 못하고 전장에 뛰어들어 가칠봉, 오대산, 662고지 등 격전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고, 생존자는 2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함경북도 집을 떠나며 가족에게 "3일 뒤에 돌아오겠노라"고 약속했지만 67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가슴 아픈 이야기는 생존자의 수기를 바탕으로 1991년 KBS 드라마 '3일의 약속'으로 제작돼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배우 주원 씨가 배치받은 부대이기도 한 백골부대는 6·25 전쟁 당시 낙동강까지 후퇴했던 국군이 반격을 하며 처음으로 38선을 돌파했을 때 가장 선봉에 섰던 부대입니다. 또 이제 단 열 분만이 생존해 계신 '3일의 약속 전우회' 학도병들의 아픈 사연이 담긴 부대이기도 합니다.

백골부대 동산에 세워진 전공비 겸 추모비가 전하는 이산과 실향의 아픔, 그리고 6·25 전쟁의 참혹함은 6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3일의 약속 전우회'가 지킨 이 땅의 자유를 북녘 동포들도 누릴 수 있기를, 그리고 전우회 어르신들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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