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국민 北여행 전면 금지…재미 동포는?

입력 2017.07.28 (10:04) 수정 2017.07.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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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다. 이 조치는 관보에 게재 되고 게재 시점으로부터 30일 뒤인 8월 말 발효된다.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또 목적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美 대학생 웜비어 사망이 결정적 계기

지난 6월 13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살)씨가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에 도착하고 있다.지난 6월 13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살)씨가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에 도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전면 여행금지를 한 것은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1월 관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웜비어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3월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 받았고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달 풀려났다.

하지만 석방된 웜비어는 의식불명 상태로 산소 호흡기를 단 채 들것에 실려 고향으로 돌아왔고, 6일 만에 숨졌다.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비난의 여론이 들끓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면 여행 금지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미국, 北 여행금지 통해 노리는 것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모든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전면 금지 조치를 승인했다. 위반 시 벌금과 함께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한다.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모든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전면 금지 조치를 승인했다. 위반 시 벌금과 함께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여행을 금지한 것은 북한의 법 집행 체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심각한 체포위험과 장기간 구금에 대한 우려에 따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꺼내든 카드는 '지리적 여행 규제'로 미국 시민권자의 여권을 사용해 북한을 경유하거나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북한을 경유하거나 입국할 때 미국 여권은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만 인도적 목적 등 특수 목적을 가지고 북한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시효가 제한된 특별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여행금지는 1차적으로는 자국민의 신변을 보호해 제2의 웜비어 사태를 막는 것이다. 2차적으로는 외화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김정은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北,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타격 받을까?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전문 관광회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북한 관광사진들이다. (인스타그램 캡처·RFA)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전문 관광회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북한 관광사진들이다. (인스타그램 캡처·RFA)

북한 관광 상품은 반나절에서 5박6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장 값이 싼 관광은 중국 단둥에서 육로로 4시간 동안 신의주를 둘러보는 '신의주 반나절 관광'이다.

반면에 가장 값이 비싼 관광은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출발해 평양과 용악산, 묘향산, 개성 등을 둘러보는 4박5일 관광이다. 고려호텔과 향산호텔에 머물며 고급 음식을 제공받는다.

김정은이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을 들이라!"는 지시에 따라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색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단둥에서 평양으로 기차여행을 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기차 안에서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먹고 있다. (Five Days in North Korea - Pyongyang, DMZ, Dandong train : erikssc)중국 단둥에서 평양으로 기차여행을 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기차 안에서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먹고 있다. (Five Days in North Korea - Pyongyang, DMZ, Dandong train : erikssc)

북한 관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북한 기차여행'(중국-평양 패키지 상품)이라고 한다. 기차 안에서 북한식 김치와 맥주를 맛볼 수 있고 남포 고아원과 천리마 제철공장까지 관광이 가능하다고 한다.

평양의 헬기관광은 2015년 11월에 시작됐다. 첫 손님은 유럽과 호주에서 온 관광객 7명으로 헬기 관광을 마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헬리콥터는 1989년 러시아산이다.평양의 헬기관광은 2015년 11월에 시작됐다. 첫 손님은 유럽과 호주에서 온 관광객 7명으로 헬기 관광을 마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헬리콥터는 1989년 러시아산이다.


평양의 미림항공구락부(클럽) 활주로에서 이륙한 초경량 항공기가 평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2016년 10월) 경비행기 관광은 주체사상탑과 김일성광장, 5월1일경기장 등 평양의 주요 명소를 2천 미터 상공에서 25분 정도 둘러볼 수 있다. 평양의 미림항공구락부(클럽) 활주로에서 이륙한 초경량 항공기가 평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2016년 10월) 경비행기 관광은 주체사상탑과 김일성광장, 5월1일경기장 등 평양의 주요 명소를 2천 미터 상공에서 25분 정도 둘러볼 수 있다.


[연관기사] 北 ‘헬기 관광’ 시작…하늘에서 본 평양은?

헬기와 경비행기를 타고 평양 시내를 둘러보는 것도 인기라고 한다. 북한 촬영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출사투어' 상품까지 개발해 금강산과 칠보산 등 북한 명소를 중심으로 촬영을 허용한다고 한다.

주민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밀착형 투어까지 허용하는 등 북한은 외화벌이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미국의 자국민 전면 여행금지 조치가 북한의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일단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간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10만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미국 등 서방세계의 방문객은 4천~5천 명 정도로, 이 가운데 미국인은 많아야 수백 명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북한은 여행불가지역' 낙인효과 클 듯

미국인의 여행 금지가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주기는 어렵지만 정치적 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본권의 하나인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매우 신중한 미국이 북한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한 것은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미국이 북한을 '여행불가지역'으로 낙인찍음으로써 서방세계의 다른 나라들도 북한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연쇄적인 조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세계의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여행과 교류를 제한하고 미국과 유엔이 추진하는 제재에 적극 동참하게 되면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일부 호의적인 인사를 선전에 활용하던 것도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관기사] “北 여행 금지”…美 상원, 개성공단 재개 반대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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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자국민 北여행 전면 금지…재미 동포는?
    • 입력 2017-07-28 10:04:08
    • 수정2017-07-28 10:45:24
    취재K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다. 이 조치는 관보에 게재 되고 게재 시점으로부터 30일 뒤인 8월 말 발효된다.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또 목적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美 대학생 웜비어 사망이 결정적 계기

지난 6월 13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살)씨가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에 도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전면 여행금지를 한 것은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1월 관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웜비어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3월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 받았고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달 풀려났다.

하지만 석방된 웜비어는 의식불명 상태로 산소 호흡기를 단 채 들것에 실려 고향으로 돌아왔고, 6일 만에 숨졌다.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비난의 여론이 들끓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면 여행 금지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미국, 北 여행금지 통해 노리는 것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모든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전면 금지 조치를 승인했다. 위반 시 벌금과 함께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여행을 금지한 것은 북한의 법 집행 체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심각한 체포위험과 장기간 구금에 대한 우려에 따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꺼내든 카드는 '지리적 여행 규제'로 미국 시민권자의 여권을 사용해 북한을 경유하거나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북한을 경유하거나 입국할 때 미국 여권은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만 인도적 목적 등 특수 목적을 가지고 북한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시효가 제한된 특별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여행금지는 1차적으로는 자국민의 신변을 보호해 제2의 웜비어 사태를 막는 것이다. 2차적으로는 외화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김정은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北,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타격 받을까?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전문 관광회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북한 관광사진들이다. (인스타그램 캡처·RFA)
북한 관광 상품은 반나절에서 5박6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장 값이 싼 관광은 중국 단둥에서 육로로 4시간 동안 신의주를 둘러보는 '신의주 반나절 관광'이다.

반면에 가장 값이 비싼 관광은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출발해 평양과 용악산, 묘향산, 개성 등을 둘러보는 4박5일 관광이다. 고려호텔과 향산호텔에 머물며 고급 음식을 제공받는다.

김정은이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을 들이라!"는 지시에 따라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색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단둥에서 평양으로 기차여행을 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기차 안에서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먹고 있다. (Five Days in North Korea - Pyongyang, DMZ, Dandong train : erikssc)
북한 관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북한 기차여행'(중국-평양 패키지 상품)이라고 한다. 기차 안에서 북한식 김치와 맥주를 맛볼 수 있고 남포 고아원과 천리마 제철공장까지 관광이 가능하다고 한다.

평양의 헬기관광은 2015년 11월에 시작됐다. 첫 손님은 유럽과 호주에서 온 관광객 7명으로 헬기 관광을 마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헬리콥터는 1989년 러시아산이다.

평양의 미림항공구락부(클럽) 활주로에서 이륙한 초경량 항공기가 평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2016년 10월) 경비행기 관광은 주체사상탑과 김일성광장, 5월1일경기장 등 평양의 주요 명소를 2천 미터 상공에서 25분 정도 둘러볼 수 있다.

[연관기사] 北 ‘헬기 관광’ 시작…하늘에서 본 평양은?

헬기와 경비행기를 타고 평양 시내를 둘러보는 것도 인기라고 한다. 북한 촬영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출사투어' 상품까지 개발해 금강산과 칠보산 등 북한 명소를 중심으로 촬영을 허용한다고 한다.

주민들의 생활을 볼 수 있는 밀착형 투어까지 허용하는 등 북한은 외화벌이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미국의 자국민 전면 여행금지 조치가 북한의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일단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간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10만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미국 등 서방세계의 방문객은 4천~5천 명 정도로, 이 가운데 미국인은 많아야 수백 명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북한은 여행불가지역' 낙인효과 클 듯

미국인의 여행 금지가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주기는 어렵지만 정치적 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본권의 하나인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매우 신중한 미국이 북한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한 것은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미국이 북한을 '여행불가지역'으로 낙인찍음으로써 서방세계의 다른 나라들도 북한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연쇄적인 조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세계의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여행과 교류를 제한하고 미국과 유엔이 추진하는 제재에 적극 동참하게 되면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일부 호의적인 인사를 선전에 활용하던 것도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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