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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보고서] ③ 비정규직 끝판왕 “힘들수록 더 일하라는 대한민국”
입력 2017.08.11 (10:31) | 수정 2017.08.31 (07:22) Data Room
[노동시간 보고서] ③ 비정규직 끝판왕 “힘들수록 더 일하라는 대한민국”
"길거리에서 먹고 자고 운전 중에 사고 날까 봐 이쑤시개로 허벅지를 찌르고, 청양고추를 씹습니다."(화물차 운전기사)

“XX 택배 배송기사입니다. 부모님 상이 발생해도 대리근무자를 구하지 못하면 가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택배원)

화물차 및 특수차 운전기사와 택배원은 구인공고가 많은 일자리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일하는 만큼 벌 수 있는 직종이라고 여겨진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넉 달간 수집한 서울시 일자리 포털 구인 공고 13만 1,303건 가운데 화물차 운전원과 택배원은 각각 3,917건과 1,645건을 모집했다. 수요가 많은 동시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실제 택배원, 화물차 기사 등의 근로환경은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작업환경을 넘어서 사회가 대놓고 요구하는 이들의 직업적 현실은 어떤 형태일까.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구인공고에서 내세우는 일자리 조건과 고용노동부의 고용실태조사의 결과를 비교해 살인적인 노동환경으로 이슈가 되는 직종들의 근로 현실과 이들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데이터로 들여다봤다.

주6일+국경일 근무 기본 장착한 직종들...죽도록 일해야 180~200만 원


서울시 일자리포털에 올라온 구인공고 중에 화물차 및 특수차 운전원의 50%는 주 6일 근무 조건이다. 12.3%는 토요격주근무 조건이다. 10명 중에 6명 이상이 한 달에 2번 이상은 주6일 근무를 의무 장착한다. 국경일 휴무일은 꿈도 못 꾼다.

그렇게 일하고 구인공고에서 드러난 월급은 평균 215만 8,922원이다. 최대부터 최소까지 월급을 세웠을 때 중앙값은 2백만 원으로 나타났다.

화물차와 특수차 운전원은 일단 차를 사는 것부터 시작한다. 회사에서 내놓은 차를 선입금을 주고 사서 그 돈을 감가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몇 톤 차를 사느냐에 따라 수수료는 또 달라진다.

"길에서 먹고 자고 해서 천 500을 번다해도, 기름값에 차량 감가상각, 통행비를 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2백 가량입니다."


인터넷 배송과 대형마트 배달이 인기를 끌면서 택배원 자리도 늘어났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택배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20만 건이 넘는다. 월 500(만 원)도 번다더라는 소문에 택배업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그러나 근로환경은 복지와 1만 광년 정도 떨어져있다고 현업 택배기사는 말한다.

일자리포털에서 드러난 구인 조건은 택배원 40.5%가 주6일 근무, 16.8%가 토요격주근무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월급은 평균 189만 7,334원. 중앙값은 190만 원으로 나타난다.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영상기기, 전자음향장비 등 전자제품을 설치해주거나 수리하는 AS 기사의 주 6일 근무 비율은 택배원보다 더 높다. 구인공고에서 제시한 주6일 근무비율은 42%, 토요격주 13.7%다. 제시된 월급은 평균 185만 135원. 중앙값으로는 180만 원으로 집계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용아카데미를 다녀서 기술적인 걸 다 알긴 하는데, 처음 샵에서 일 하는데 청소하고 바닥 쓸고...토요일, 일요일은 손님이 많아서 당연히 나와야 돼요.”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 주 6일 매일 10시간 씩 서서 일한다는 프랜차이즈 헤어샵의 미용사들. 구인공고에 나타난 근로조건은 주 6일 32.9%에 토요 격주 근무 2.6%. 월급은 평균 160만 6,522원. 중앙값은 150만원으로 집계됐다.

주6일 무한 근로 ...'정부 통계에도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 이유는?

택배원, 화물차 운전기사, 가전제품 AS 기사의 주 6일은 일반 근로자의 주 6일과는 또 다르다. 하루 8시간 일하고 토요일은 반일 근무하는 형태의 주6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보면, 전기 전자기기 설치 및 수리원은 월 182시간, 자동차 운전원은 월 185시간, 배달원은 월 187시간을 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달 평균 185시간 일했다는 것은 매일매일 쉬지 않고 6시간 넘게 일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통계에 잡힌 운전원이나 수리원은 5인 이상 회사에 상용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이다. 현실은 고용되지 않은 근로자가 다수다.

실제로 XX 택배나 △△전자 등 회사의 이름을 달고 일하지만 사실상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다. 화물차 및 특수차 운전원, 택배기사, 미용사, 학습지 교사 등은 근로자이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회사의 일을 하지만, 위탁된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이들은 특수고용근로자라고 불린다. 출퇴근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당 며칠을 일하는지 몇 시간이나 일하는 지 정부통계도 없다.

한 CJ 택배기사는 “CJ라는 회사에 고용된 것이 아니고 CJ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 자신의 차를 가지고 들어간 지입 택배원의 개념”이라며 “하루 10시간을 쉼없이 일해야 순수익으로 월 200만 원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가 택배 한 개 당 최소 700원의 수수료부터 시작하듯, 에어컨 기사도 1대 설치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화물차 운전기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일하는 시간을 점점 늘릴 수 밖에 없다. 하나라도 더 배달하고, 한 개 라도 더 고쳐야 그만큼 돈을 벌기 때문이다. 월 300시간을 일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비정규직의 끝판왕” 노동 3권 보장 못받는 특수고용근로자


자영업자가 아니면서도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나는 혹시 특수고용근로자가 아닐까.

특수고용근로자들은 ‘개인사업자’인 것처럼 취급받지만 사실 원래부터 ‘개인사업자’였던 것은 아니다. 회사에 소속돼 화물차를 몰고, 택배를 날랐지만, 어느 순간 사장으로 모셨던 사람이 위탁자로 변했다. ‘프리랜서’ 혹은 ‘개인사업자’로 바꾸자는 회사의 일방적 조치에 따라 이들은 졸지에 노동자에서 개인사업자로 바뀌었다.

근로기준법과 대법원 판례상, 특수고용근로자들은 근로자가 아니다. 분명 회사의 방침대로 일을 하지만 노조도 만들 수 없다. 파업을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가장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 낮은 일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사용자들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서 발생한 영역이 특수고용근로자라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설명한다.

"본인들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된다기 보다는 사용자들이 사용자의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그런 식으로 계약서를 체결하는 방식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은 특수고용근로자들이 대한민국에 230만 명가량 존재한다고 밝혔다. 근무 조건이 열악해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 노동자들의 숫자다.

인권위는 보고서에서 “특고(특수고용근로자)는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도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나 사용자로부터 그 실체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사회보험법상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3권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없다.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사업주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고 인권침해 현실을 고발했다.

살인적인 근로가 죽음을 불렀다

하루 평균 16시간 복격일제 근무. 휴게 시간은 서너 시간. 복격일제는 이틀을 연속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형태다. 더 심하면 복복격일(3일을 연속 일하고 하루 쉬기)제. 지난달 경부고속도로에서 차량 6대를 들이받고 1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광역버스 운전자 51살 김모 씨의 업무일지에서 드러난 근로조건이다.

지난해 5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새벽 앞차를 추돌해 숨진 화물차 운전자는 사고 전날 오전 6시부터 21시간 동안 운전했다.

버스와 화물차 등 대형 운전자들의 살인적인 근로조건은 실제로 사망을 낳고 있다.

안전실천연합 이윤호 처장은 근로의 형태에 따라서 사고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1일 2교대했을 때 운전자 100명 당 중상과 사망사고 건수가 4.16건이지만, 복격일 근무 형태로 갈 경우 1.5배 높아져 100명 당 6.68건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별광역시도의 경우 1일 2교대의 교통사고 건수는 7.56건에서 복격일 근무의 경우 15.85건 발생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인권법재단 소속 윤지영 변호사는 “재택근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시간 노동이 확대되고 4차 산업이라는 명목으로 서비스 산업이 발달할수록 특수고용노동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정부와 사용자의 셈법대로 라면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수는 점점 줄고 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최초로 직종별 노동 조건 데이터를 구축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넉 달간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13만여 건의 채용공고를 분석해, 각 직종별로 주 5일 근무, 주 6일 근무, 또는 교대근무 비율 등이 얼마나 되는지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관심 있는, 혹은 내가 하고 있는 일자리의 노동조건은 어떠한가. 다른 노동조건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온다.


URL : http://dj.kbs.co.kr/resources/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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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시간 보고서] ③ 비정규직 끝판왕 “힘들수록 더 일하라는 대한민국”
    • 입력 2017.08.11 (10:31)
    • 수정 2017.08.31 (07:22)
    Data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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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먹고 자고 운전 중에 사고 날까 봐 이쑤시개로 허벅지를 찌르고, 청양고추를 씹습니다."(화물차 운전기사)

“XX 택배 배송기사입니다. 부모님 상이 발생해도 대리근무자를 구하지 못하면 가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택배원)

화물차 및 특수차 운전기사와 택배원은 구인공고가 많은 일자리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일하는 만큼 벌 수 있는 직종이라고 여겨진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넉 달간 수집한 서울시 일자리 포털 구인 공고 13만 1,303건 가운데 화물차 운전원과 택배원은 각각 3,917건과 1,645건을 모집했다. 수요가 많은 동시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실제 택배원, 화물차 기사 등의 근로환경은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작업환경을 넘어서 사회가 대놓고 요구하는 이들의 직업적 현실은 어떤 형태일까.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구인공고에서 내세우는 일자리 조건과 고용노동부의 고용실태조사의 결과를 비교해 살인적인 노동환경으로 이슈가 되는 직종들의 근로 현실과 이들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데이터로 들여다봤다.

주6일+국경일 근무 기본 장착한 직종들...죽도록 일해야 180~200만 원


서울시 일자리포털에 올라온 구인공고 중에 화물차 및 특수차 운전원의 50%는 주 6일 근무 조건이다. 12.3%는 토요격주근무 조건이다. 10명 중에 6명 이상이 한 달에 2번 이상은 주6일 근무를 의무 장착한다. 국경일 휴무일은 꿈도 못 꾼다.

그렇게 일하고 구인공고에서 드러난 월급은 평균 215만 8,922원이다. 최대부터 최소까지 월급을 세웠을 때 중앙값은 2백만 원으로 나타났다.

화물차와 특수차 운전원은 일단 차를 사는 것부터 시작한다. 회사에서 내놓은 차를 선입금을 주고 사서 그 돈을 감가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몇 톤 차를 사느냐에 따라 수수료는 또 달라진다.

"길에서 먹고 자고 해서 천 500을 번다해도, 기름값에 차량 감가상각, 통행비를 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2백 가량입니다."


인터넷 배송과 대형마트 배달이 인기를 끌면서 택배원 자리도 늘어났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택배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20만 건이 넘는다. 월 500(만 원)도 번다더라는 소문에 택배업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그러나 근로환경은 복지와 1만 광년 정도 떨어져있다고 현업 택배기사는 말한다.

일자리포털에서 드러난 구인 조건은 택배원 40.5%가 주6일 근무, 16.8%가 토요격주근무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월급은 평균 189만 7,334원. 중앙값은 190만 원으로 나타난다.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영상기기, 전자음향장비 등 전자제품을 설치해주거나 수리하는 AS 기사의 주 6일 근무 비율은 택배원보다 더 높다. 구인공고에서 제시한 주6일 근무비율은 42%, 토요격주 13.7%다. 제시된 월급은 평균 185만 135원. 중앙값으로는 180만 원으로 집계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용아카데미를 다녀서 기술적인 걸 다 알긴 하는데, 처음 샵에서 일 하는데 청소하고 바닥 쓸고...토요일, 일요일은 손님이 많아서 당연히 나와야 돼요.”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 주 6일 매일 10시간 씩 서서 일한다는 프랜차이즈 헤어샵의 미용사들. 구인공고에 나타난 근로조건은 주 6일 32.9%에 토요 격주 근무 2.6%. 월급은 평균 160만 6,522원. 중앙값은 150만원으로 집계됐다.

주6일 무한 근로 ...'정부 통계에도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 이유는?

택배원, 화물차 운전기사, 가전제품 AS 기사의 주 6일은 일반 근로자의 주 6일과는 또 다르다. 하루 8시간 일하고 토요일은 반일 근무하는 형태의 주6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보면, 전기 전자기기 설치 및 수리원은 월 182시간, 자동차 운전원은 월 185시간, 배달원은 월 187시간을 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달 평균 185시간 일했다는 것은 매일매일 쉬지 않고 6시간 넘게 일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통계에 잡힌 운전원이나 수리원은 5인 이상 회사에 상용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이다. 현실은 고용되지 않은 근로자가 다수다.

실제로 XX 택배나 △△전자 등 회사의 이름을 달고 일하지만 사실상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다. 화물차 및 특수차 운전원, 택배기사, 미용사, 학습지 교사 등은 근로자이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회사의 일을 하지만, 위탁된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이들은 특수고용근로자라고 불린다. 출퇴근 개념이 없기 때문에 주당 며칠을 일하는지 몇 시간이나 일하는 지 정부통계도 없다.

한 CJ 택배기사는 “CJ라는 회사에 고용된 것이 아니고 CJ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 자신의 차를 가지고 들어간 지입 택배원의 개념”이라며 “하루 10시간을 쉼없이 일해야 순수익으로 월 200만 원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가 택배 한 개 당 최소 700원의 수수료부터 시작하듯, 에어컨 기사도 1대 설치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화물차 운전기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일하는 시간을 점점 늘릴 수 밖에 없다. 하나라도 더 배달하고, 한 개 라도 더 고쳐야 그만큼 돈을 벌기 때문이다. 월 300시간을 일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비정규직의 끝판왕” 노동 3권 보장 못받는 특수고용근로자


자영업자가 아니면서도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나는 혹시 특수고용근로자가 아닐까.

특수고용근로자들은 ‘개인사업자’인 것처럼 취급받지만 사실 원래부터 ‘개인사업자’였던 것은 아니다. 회사에 소속돼 화물차를 몰고, 택배를 날랐지만, 어느 순간 사장으로 모셨던 사람이 위탁자로 변했다. ‘프리랜서’ 혹은 ‘개인사업자’로 바꾸자는 회사의 일방적 조치에 따라 이들은 졸지에 노동자에서 개인사업자로 바뀌었다.

근로기준법과 대법원 판례상, 특수고용근로자들은 근로자가 아니다. 분명 회사의 방침대로 일을 하지만 노조도 만들 수 없다. 파업을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가장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 낮은 일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사용자들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서 발생한 영역이 특수고용근로자라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설명한다.

"본인들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된다기 보다는 사용자들이 사용자의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그런 식으로 계약서를 체결하는 방식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은 특수고용근로자들이 대한민국에 230만 명가량 존재한다고 밝혔다. 근무 조건이 열악해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 노동자들의 숫자다.

인권위는 보고서에서 “특고(특수고용근로자)는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도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나 사용자로부터 그 실체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사회보험법상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3권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없다. 아무런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사업주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고 인권침해 현실을 고발했다.

살인적인 근로가 죽음을 불렀다

하루 평균 16시간 복격일제 근무. 휴게 시간은 서너 시간. 복격일제는 이틀을 연속 일하고 하루 쉬는 근무형태다. 더 심하면 복복격일(3일을 연속 일하고 하루 쉬기)제. 지난달 경부고속도로에서 차량 6대를 들이받고 1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광역버스 운전자 51살 김모 씨의 업무일지에서 드러난 근로조건이다.

지난해 5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새벽 앞차를 추돌해 숨진 화물차 운전자는 사고 전날 오전 6시부터 21시간 동안 운전했다.

버스와 화물차 등 대형 운전자들의 살인적인 근로조건은 실제로 사망을 낳고 있다.

안전실천연합 이윤호 처장은 근로의 형태에 따라서 사고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1일 2교대했을 때 운전자 100명 당 중상과 사망사고 건수가 4.16건이지만, 복격일 근무 형태로 갈 경우 1.5배 높아져 100명 당 6.68건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별광역시도의 경우 1일 2교대의 교통사고 건수는 7.56건에서 복격일 근무의 경우 15.85건 발생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인권법재단 소속 윤지영 변호사는 “재택근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시간 노동이 확대되고 4차 산업이라는 명목으로 서비스 산업이 발달할수록 특수고용노동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정부와 사용자의 셈법대로 라면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수는 점점 줄고 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최초로 직종별 노동 조건 데이터를 구축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넉 달간 서울일자리포털에 올라온 13만여 건의 채용공고를 분석해, 각 직종별로 주 5일 근무, 주 6일 근무, 또는 교대근무 비율 등이 얼마나 되는지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관심 있는, 혹은 내가 하고 있는 일자리의 노동조건은 어떠한가. 다른 노동조건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온다.


URL : http://dj.kbs.co.kr/resources/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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