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NEWS

뉴스

北, 평양서 10만 동원 군중 집회…“반미 대결전” 결속 주력
北, 평양서 10만 동원 군중 집회…“반미 대결전” 결속 주력
미국을 향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한 김정은의 성명 발표 이후 북한은 체제 결속과 대외 선전에도 열을...
[K스타] 배우 김규리의 호소 “젊은 치기에 쓴 글…10년이면 대가 충분”
배우 김규리의 호소 “젊은 치기에 쓴 글…10년이면 대가 충분”
최근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로 드러난 뒤에도 여전히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TV엔 없다

프로그램

최신뉴스 정지 최신뉴스 재생 최신뉴스 이전기사 최신뉴스 다음기사
기상·재해
기상·재해 뉴스 멈춤 기상·재해 뉴스 시작
뉴스 검색
[취재후] 정부 발표 못믿는 대한민국…‘에그포비아’ 자초한 정부 ISSUE
입력 2017.08.23 (10:23) | 수정 2017.08.23 (10:39) 취재후
[취재후] 정부 발표 못믿는 대한민국…‘에그포비아’ 자초한 정부
#1. 8월 초


유럽이 뒤집어졌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파동은 유럽 대부분 국가로 퍼져나갔고, 살충제 달걀 공포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과연 안전하냐'는 질문에 정부의 대응은 안일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국내에 들어온 스페인산 달걀에선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안심하라고 했고, 식약처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산 달걀에선 유럽에서 문제가 된 '피프로닐'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문제없다고 했다.

'안전하니 드시라'던 식약처장 발언의 근거는 지난해 실시한 표본 조사였다. 물론, 전국 천400여 농가 중 60곳에 대한 표본 조사에선 안전했다. 하지만 올해 처음 제대로 된 조사를 시행하자마자 곧바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연관기사] [앵커&리포트] 국내산 안전하다더니…화 키운 정부 대응

정부의 안일한 대응 속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2. 8월 셋째 주

광복절 전날 밤 11시 45분. 휴일인 내일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그때, 휴대전화 문자 수신음이 울렸다.

'[농식품부]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검출 보도자료 전송'

휴일은 그렇게 끝이 났다.

밤새 기사를 써 송고하고, 쪽잠을 잔 뒤 문제의 피프로닐이 검출된 남양주 마리 농장으로 향했다. 농장을 공개할 수 없다던 그 마리 농장엔 이미 거의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와 있었다.

농가 한쪽 창고엔 출하 정지된 달걀이 가득 쌓여있었다. 농장주의 모습은 안 보였고, 촬영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살충제 달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카메라 렌즈에 비친 살충제 달걀은 일반 달걀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연관기사] [앵커&리포트] 피프로닐 “암암리에 사용”…3년간 농약 검사 ‘깜깜’

정부가 전국 천2백여 개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결정하면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부적합 농장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기도 남양주 마리 농장과 경기도 광주 우리 농장을 시작으로 전수조사와 보완조사까지 거쳐 전국 부적합 농장은 모두 52곳으로 조사됐다.

전국 전수조사 대상 농가 수 대비 4% 수준이다. 수로만 보자면 전국 100곳 중 4곳 수준이다.


#3. 8월 넷째 주

폭풍 같은 일주일이 끝나고,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와 향후 달걀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그 중 관건은 '위해평가 결과'였다. 한마디로 가장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살충제 달걀이 인체에 큰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이미 온 국민의 머리 속엔 살충제 달걀 공포, 즉 '에그포비아'가 자리를 잡았다. 성인이 하루에 살충제 달걀 126개까지 먹어도 유해하지 않다고 얘기해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살충제 달걀이 검출되자마자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 않다는 공식적인 발표에도 국민들은 왜 불안해하는 걸까?

불신은 정부가 자초했다. 지난 일주일, 정부는 혼선을 거듭했다.

공식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거듭 반복된 지역∙제품명의 오기를 차치하더라도, 적합 판정 농가가 부적합 농가로 판정됐고, 전수조사에서도 살충제 검사 항목이 누락돼 추가 보완조사를 실시했다.

[연관기사] [심층리포트] 말 바꾸기에 발표 오류까지…“불신 자초”

농식품부 출입 기자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건 "그래서 먹어도 되냐"는 것이다. 그때마다 "126개까지는 먹어도 된답니다"라고 말하지만, 되돌아오는 건 "그걸 어떻게 믿어"라는 반문이다.

기준치 이하건 초과건, 매일 먹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으니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다. 그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게 정부의 역할일 텐데, 지난 일주일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는 불안감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웠다.

위기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혹, 제2의 살충제 달걀 사태가 벌어진다면, 일관되고 침착한, 그리고 정확한 정보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부가 되길 기대해본다.
  • [취재후] 정부 발표 못믿는 대한민국…‘에그포비아’ 자초한 정부
    • 입력 2017.08.23 (10:23)
    • 수정 2017.08.23 (10:39)
    취재후
[취재후] 정부 발표 못믿는 대한민국…‘에그포비아’ 자초한 정부
#1. 8월 초


유럽이 뒤집어졌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파동은 유럽 대부분 국가로 퍼져나갔고, 살충제 달걀 공포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과연 안전하냐'는 질문에 정부의 대응은 안일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국내에 들어온 스페인산 달걀에선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안심하라고 했고, 식약처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산 달걀에선 유럽에서 문제가 된 '피프로닐'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문제없다고 했다.

'안전하니 드시라'던 식약처장 발언의 근거는 지난해 실시한 표본 조사였다. 물론, 전국 천400여 농가 중 60곳에 대한 표본 조사에선 안전했다. 하지만 올해 처음 제대로 된 조사를 시행하자마자 곧바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연관기사] [앵커&리포트] 국내산 안전하다더니…화 키운 정부 대응

정부의 안일한 대응 속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2. 8월 셋째 주

광복절 전날 밤 11시 45분. 휴일인 내일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그때, 휴대전화 문자 수신음이 울렸다.

'[농식품부]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검출 보도자료 전송'

휴일은 그렇게 끝이 났다.

밤새 기사를 써 송고하고, 쪽잠을 잔 뒤 문제의 피프로닐이 검출된 남양주 마리 농장으로 향했다. 농장을 공개할 수 없다던 그 마리 농장엔 이미 거의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와 있었다.

농가 한쪽 창고엔 출하 정지된 달걀이 가득 쌓여있었다. 농장주의 모습은 안 보였고, 촬영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살충제 달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카메라 렌즈에 비친 살충제 달걀은 일반 달걀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연관기사] [앵커&리포트] 피프로닐 “암암리에 사용”…3년간 농약 검사 ‘깜깜’

정부가 전국 천2백여 개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결정하면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부적합 농장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기도 남양주 마리 농장과 경기도 광주 우리 농장을 시작으로 전수조사와 보완조사까지 거쳐 전국 부적합 농장은 모두 52곳으로 조사됐다.

전국 전수조사 대상 농가 수 대비 4% 수준이다. 수로만 보자면 전국 100곳 중 4곳 수준이다.


#3. 8월 넷째 주

폭풍 같은 일주일이 끝나고,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와 향후 달걀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그 중 관건은 '위해평가 결과'였다. 한마디로 가장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살충제 달걀이 인체에 큰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이미 온 국민의 머리 속엔 살충제 달걀 공포, 즉 '에그포비아'가 자리를 잡았다. 성인이 하루에 살충제 달걀 126개까지 먹어도 유해하지 않다고 얘기해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살충제 달걀이 검출되자마자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 않다는 공식적인 발표에도 국민들은 왜 불안해하는 걸까?

불신은 정부가 자초했다. 지난 일주일, 정부는 혼선을 거듭했다.

공식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거듭 반복된 지역∙제품명의 오기를 차치하더라도, 적합 판정 농가가 부적합 농가로 판정됐고, 전수조사에서도 살충제 검사 항목이 누락돼 추가 보완조사를 실시했다.

[연관기사] [심층리포트] 말 바꾸기에 발표 오류까지…“불신 자초”

농식품부 출입 기자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건 "그래서 먹어도 되냐"는 것이다. 그때마다 "126개까지는 먹어도 된답니다"라고 말하지만, 되돌아오는 건 "그걸 어떻게 믿어"라는 반문이다.

기준치 이하건 초과건, 매일 먹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으니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다. 그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게 정부의 역할일 텐데, 지난 일주일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는 불안감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웠다.

위기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혹, 제2의 살충제 달걀 사태가 벌어진다면, 일관되고 침착한, 그리고 정확한 정보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부가 되길 기대해본다.
사사건건
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