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인물 ‘택시운전사’ 김사복, 영화와 다른 세가지는?

입력 2017.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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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 ‘택시운전사’ 김사복, 영화와 다른 세가지는?

실존인물 ‘택시운전사’ 김사복, 영화와 다른 세가지는?

올해 처음 관객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에 가게 된 서울의 한 택시운전사 이야기를 그렸다.

당시 광주의 실상을 세상에 알린 독일 기자 故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광주까지 태워준 택시 운전사 김사복 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택시운전사' 김사복 존재 확인…아들 광주 방문

하지만 독일인 기자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애타게 찾던 용감한 택시 운전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그래서 김사복이라는 사람이 과연 실존했던 사람이 맞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김사복 씨의 실제 아들(김승필.58)이라고 밝힌 사람이 나타나 김 씨의 옛 사진을 공개하면서 또 한 번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관기사]
‘택시운전사’ 김사복 존재 확인…아들 광주 방문
제작사 “‘택시운전사’ 김사복 ·힌츠페터 사진 실제 맞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와 택시기사의 실존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왼쪽)와 김 사복(오른쪽)을 나란히 담은 흑백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김승필(58) 씨는 자신을 김사복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부친의 유해를 힌츠페터 추모비가 마련된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으로 옮기고 싶다고 밝혔다.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와 택시기사의 실존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왼쪽)와 김 사복(오른쪽)을 나란히 담은 흑백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김승필(58) 씨는 자신을 김사복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부친의 유해를 힌츠페터 추모비가 마련된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으로 옮기고 싶다고 밝혔다.

독일 부인 "김사복 ·힌츠페터 사진 실제 맞다"

아들 승필 씨가 공개한 빛바랜 여러 장의 사진 가운데 안경 낀 외국인과 중년의 한국인 남성이 들판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 한 장이 유독 눈에 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독일기자 힌츠페터와 택시 운전사 김사복 씨다.

김 씨는 '푸른 눈의 목격자'로 알려진 독일 언론인 힌츠페터를 태우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서울과 광주를 두 차례 왕복한 택시기사다.

영화 제작사는 독일의 부인에게 이 사진을 보내 사진 속 외국인이 남편임을 확인했고, 아들 김승필 씨가 어제(6일) 광주를 찾아 아버지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푸른 눈의 외국인을 사진과 유품을 통해 37년 만에 재회했다.

"부친은 84년 사망,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는 광주시청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을 둘러보면서 "간 경화가 있던 아버지가 광주에 다녀온 뒤 술을 많이 드시면서 건강이 나빠져 1984년 암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택시기사의 실존인물인 김 사복 씨의 아들 승필(58·오른쪽) 씨가 6일 오후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전을 찾아 1980년대 택시를 재현한 전시물과 기록들을 살펴보고 있다.영화 ‘택시운전사’ 속 택시기사의 실존인물인 김 사복 씨의 아들 승필(58·오른쪽) 씨가 6일 오후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전을 찾아 1980년대 택시를 재현한 전시물과 기록들을 살펴보고 있다.

영화 이후의 사연도 더 영화 같은 승필 씨의 얘기를 바탕으로 실제 김사복 씨와 영화 '택시운전사' 속 김사복 씨의 다른 점 3가지를 짚어보자.

그날, 광주로 간 초록색 서울 택시는 없었다.

영화에서는 서울 번호판을 단 초록색 브리사(기아자동차) 개인택시가 등장하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개인택시 운전사가 아니라 서울 팔레스호텔 소속 호텔 택시를 운전하던 운수사업자였다.

1969년 처음 생긴 호텔 택시는 호텔 투숙객을 상대로 영업하던 택시로, 별도의 택시 표시가 없으며 차종도 검은색 세단이다.

영화에서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자동차가 서울 번호판을 단 초록색 브리사(기아자동차) 개인택시가 등장하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개인택시가 아니라 서울 팔레스호텔 소속 호텔 택시(검은색 세단)로 광주까지 갔다.영화에서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자동차가 서울 번호판을 단 초록색 브리사(기아자동차) 개인택시가 등장하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개인택시가 아니라 서울 팔레스호텔 소속 호텔 택시(검은색 세단)로 광주까지 갔다.

김사복 씨는 영어를 잘했다…피터와는 약속된 광주행

영화에서는 송강호가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라며 어설픈 콩글리쉬로 웃음을 주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외국어에 능통했다.

당시 김 씨와 함께 호텔 택시를 운전했던 지인들은 "사복 씨는 영어와 일본어를 잘했고, 중요한 외국인이 오면 호텔 측에서도 김 씨의 택시를 불렀다"고 회고했다.

또, 영화에선 김사복 씨가 기사식당에서 다른 기사로부터 얘기를 듣고 약속 장소로 먼저 나가 외국인 손님을 가로채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피터 기자와 사전에 광주행을 약속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위르겐 힌츠피터의 회고록에는 "우리를 안내할 차를 운전하기 위해 김사복이라는 한국사람이 우리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썼다.

영화에서는 송강호가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라며 어설픈 콩글리쉬로 웃음을 주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했다.영화에서는 송강호가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라며 어설픈 콩글리쉬로 웃음을 주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했다.

김사복 씨에겐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영화에선 김 씨가 초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홀아비로 나오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생활 형편도 영화 속 송강호처럼 친구 집에 근근이 월세를 내며 살 정도로 가난하지 않아 고급 차 3대를 소유하며 호텔 택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초등생 딸을 혼자 키우는 홀아비로 나오지만, 실제 모델인 김사복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호텔 택시 사업을 하는 운수사업자였다.영화에서는 초등생 딸을 혼자 키우는 홀아비로 나오지만, 실제 모델인 김사복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호텔 택시 사업을 하는 운수사업자였다.

김사복 씨 아들 "부친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는 이날 힌츠페터 추모전을 둘러보기에 앞서 윤장현 광주시장과 면담하고 1980년 5월 당시 고인의 행적이 담긴 기록물을 힌츠페터 추모전 등에 전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씨는 또 "이제서야 세상에 알려진 아버님이 하늘에서도 기뻐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친이 故 힌츠페터의 추모비가 마련된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에 묻히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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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09 07:00:57
    취재K
올해 처음 관객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에 가게 된 서울의 한 택시운전사 이야기를 그렸다.

당시 광주의 실상을 세상에 알린 독일 기자 故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광주까지 태워준 택시 운전사 김사복 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택시운전사' 김사복 존재 확인…아들 광주 방문

하지만 독일인 기자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애타게 찾던 용감한 택시 운전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그래서 김사복이라는 사람이 과연 실존했던 사람이 맞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김사복 씨의 실제 아들(김승필.58)이라고 밝힌 사람이 나타나 김 씨의 옛 사진을 공개하면서 또 한 번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관기사]
‘택시운전사’ 김사복 존재 확인…아들 광주 방문
제작사 “‘택시운전사’ 김사복 ·힌츠페터 사진 실제 맞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와 택시기사의 실존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왼쪽)와 김 사복(오른쪽)을 나란히 담은 흑백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김승필(58) 씨는 자신을 김사복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부친의 유해를 힌츠페터 추모비가 마련된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으로 옮기고 싶다고 밝혔다.
독일 부인 "김사복 ·힌츠페터 사진 실제 맞다"

아들 승필 씨가 공개한 빛바랜 여러 장의 사진 가운데 안경 낀 외국인과 중년의 한국인 남성이 들판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 한 장이 유독 눈에 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독일기자 힌츠페터와 택시 운전사 김사복 씨다.

김 씨는 '푸른 눈의 목격자'로 알려진 독일 언론인 힌츠페터를 태우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서울과 광주를 두 차례 왕복한 택시기사다.

영화 제작사는 독일의 부인에게 이 사진을 보내 사진 속 외국인이 남편임을 확인했고, 아들 김승필 씨가 어제(6일) 광주를 찾아 아버지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푸른 눈의 외국인을 사진과 유품을 통해 37년 만에 재회했다.

"부친은 84년 사망,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는 광주시청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을 둘러보면서 "간 경화가 있던 아버지가 광주에 다녀온 뒤 술을 많이 드시면서 건강이 나빠져 1984년 암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택시기사의 실존인물인 김 사복 씨의 아들 승필(58·오른쪽) 씨가 6일 오후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전을 찾아 1980년대 택시를 재현한 전시물과 기록들을 살펴보고 있다.
영화 이후의 사연도 더 영화 같은 승필 씨의 얘기를 바탕으로 실제 김사복 씨와 영화 '택시운전사' 속 김사복 씨의 다른 점 3가지를 짚어보자.

그날, 광주로 간 초록색 서울 택시는 없었다.

영화에서는 서울 번호판을 단 초록색 브리사(기아자동차) 개인택시가 등장하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개인택시 운전사가 아니라 서울 팔레스호텔 소속 호텔 택시를 운전하던 운수사업자였다.

1969년 처음 생긴 호텔 택시는 호텔 투숙객을 상대로 영업하던 택시로, 별도의 택시 표시가 없으며 차종도 검은색 세단이다.

영화에서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자동차가 서울 번호판을 단 초록색 브리사(기아자동차) 개인택시가 등장하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개인택시가 아니라 서울 팔레스호텔 소속 호텔 택시(검은색 세단)로 광주까지 갔다.
김사복 씨는 영어를 잘했다…피터와는 약속된 광주행

영화에서는 송강호가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라며 어설픈 콩글리쉬로 웃음을 주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외국어에 능통했다.

당시 김 씨와 함께 호텔 택시를 운전했던 지인들은 "사복 씨는 영어와 일본어를 잘했고, 중요한 외국인이 오면 호텔 측에서도 김 씨의 택시를 불렀다"고 회고했다.

또, 영화에선 김사복 씨가 기사식당에서 다른 기사로부터 얘기를 듣고 약속 장소로 먼저 나가 외국인 손님을 가로채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피터 기자와 사전에 광주행을 약속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위르겐 힌츠피터의 회고록에는 "우리를 안내할 차를 운전하기 위해 김사복이라는 한국사람이 우리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썼다.

영화에서는 송강호가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라며 어설픈 콩글리쉬로 웃음을 주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했다.
김사복 씨에겐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영화에선 김 씨가 초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홀아비로 나오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생활 형편도 영화 속 송강호처럼 친구 집에 근근이 월세를 내며 살 정도로 가난하지 않아 고급 차 3대를 소유하며 호텔 택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초등생 딸을 혼자 키우는 홀아비로 나오지만, 실제 모델인 김사복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호텔 택시 사업을 하는 운수사업자였다.
김사복 씨 아들 "부친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는 이날 힌츠페터 추모전을 둘러보기에 앞서 윤장현 광주시장과 면담하고 1980년 5월 당시 고인의 행적이 담긴 기록물을 힌츠페터 추모전 등에 전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씨는 또 "이제서야 세상에 알려진 아버님이 하늘에서도 기뻐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친이 故 힌츠페터의 추모비가 마련된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에 묻히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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