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신세’ 밥상이 건강을 책임진다?

입력 2017.09.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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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밥의 양은 얼마나 될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한 명이 소비하는 쌀은 하루169.6g에 불과하다. 밥 한 공기에 쌀 100~120g 정도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밥을 한 공기 반 정도만 먹은 셈이다.

[연관기사] 한국인 주식 쌀 맞나…쌀밥 하루 '한 공기 반' 먹어


문제는 쌀 소비량이 줄면서 밥과 국, 반찬으로 꾸려진 한국 밥상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쌀이 사라진 식탁에는 밀가루 음식과 고기, 간편식이 대신 올랐다. 밥을 먹는 게 몸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탄수화물 과다 섭취 주범이라는 이유로 밥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현대인은 밥을 차려 먹기가 녹록지 않다. 한국인 노동 시간은 OECD 가입국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길고, 집값 상승으로 외곽으로 밀려나다 보니 출퇴근 시간은 길어졌다. 낮은 임금,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맞벌이는 필수다. 하루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밥을 차려 먹을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그럼에도 나와 내 가족이 밥상 앞에 다시 마주 앉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BS '미래기획 2030'(17일 밤 10시 15분 방송, 1TV)이 짚어봤다.



밥을 버리고 병을 얻다

대학생, 프리랜서 직장인, 맞벌이 직장인인 세 사람은 평소 밀가루 음식과 간편식을 즐겨 먹었다. 이들은 평소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건강검진 결과는 놀라웠다. 공복혈당 장애와 빈혈,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식사 일기를 토대로 분석해보니 섭취 열량은 과다했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이 부족해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전문가가 권장한 식단 지침에 따라 4주간 밥 먹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세 사람. 한 달 후, 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더불어 먹는 밥이 즐겁다

많은 사람이 집보다 밖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단체 급식은 그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가림초등학교는 올해 쌀 중심 식습관 교육 학교로 선정됐다. 전교생에게 쌀과자를 배부하거나 쌀 쿠키 만들기 행사를 진행해 아이들에게 바른 식습관을 교육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직원에게 무상으로 밥을 제공하는 '식사 복지'로 유명하다. 한 달에 1~2번 제공되는 특식 메뉴도 있다.


도시보다 시골에서 밥을 더 잘 챙겨 먹으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농사철에는 농부들도 밥을 차리기 어려워 자장면 같은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곤 한다.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생미식당에서는 농사일로 바쁜 농부들을 위해 갓 도정한 쌀밥과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끼니를 책임진다. 음식 재료는 지역 농부들이 직접 농사지은 쌀과 채소다.

바로 옆 한울 마을에서는 귀촌한 가정들이 각자 집에서 반찬 한 가지씩을 가져와 마을회관에서 공동체 식사를 한다. 이곳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따라다니며 밥을 먹으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더불어 밥을 먹으며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건강한 미래는 밥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닐까?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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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밥신세’ 밥상이 건강을 책임진다?
    • 입력 2017-09-15 16: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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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밥의 양은 얼마나 될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한 명이 소비하는 쌀은 하루169.6g에 불과하다. 밥 한 공기에 쌀 100~120g 정도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밥을 한 공기 반 정도만 먹은 셈이다.

[연관기사] 한국인 주식 쌀 맞나…쌀밥 하루 '한 공기 반' 먹어


문제는 쌀 소비량이 줄면서 밥과 국, 반찬으로 꾸려진 한국 밥상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쌀이 사라진 식탁에는 밀가루 음식과 고기, 간편식이 대신 올랐다. 밥을 먹는 게 몸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탄수화물 과다 섭취 주범이라는 이유로 밥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현대인은 밥을 차려 먹기가 녹록지 않다. 한국인 노동 시간은 OECD 가입국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길고, 집값 상승으로 외곽으로 밀려나다 보니 출퇴근 시간은 길어졌다. 낮은 임금,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맞벌이는 필수다. 하루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밥을 차려 먹을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그럼에도 나와 내 가족이 밥상 앞에 다시 마주 앉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BS '미래기획 2030'(17일 밤 10시 15분 방송, 1TV)이 짚어봤다.



밥을 버리고 병을 얻다

대학생, 프리랜서 직장인, 맞벌이 직장인인 세 사람은 평소 밀가루 음식과 간편식을 즐겨 먹었다. 이들은 평소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건강검진 결과는 놀라웠다. 공복혈당 장애와 빈혈,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식사 일기를 토대로 분석해보니 섭취 열량은 과다했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이 부족해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전문가가 권장한 식단 지침에 따라 4주간 밥 먹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세 사람. 한 달 후, 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더불어 먹는 밥이 즐겁다

많은 사람이 집보다 밖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단체 급식은 그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가림초등학교는 올해 쌀 중심 식습관 교육 학교로 선정됐다. 전교생에게 쌀과자를 배부하거나 쌀 쿠키 만들기 행사를 진행해 아이들에게 바른 식습관을 교육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직원에게 무상으로 밥을 제공하는 '식사 복지'로 유명하다. 한 달에 1~2번 제공되는 특식 메뉴도 있다.


도시보다 시골에서 밥을 더 잘 챙겨 먹으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농사철에는 농부들도 밥을 차리기 어려워 자장면 같은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곤 한다.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생미식당에서는 농사일로 바쁜 농부들을 위해 갓 도정한 쌀밥과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끼니를 책임진다. 음식 재료는 지역 농부들이 직접 농사지은 쌀과 채소다.

바로 옆 한울 마을에서는 귀촌한 가정들이 각자 집에서 반찬 한 가지씩을 가져와 마을회관에서 공동체 식사를 한다. 이곳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따라다니며 밥을 먹으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더불어 밥을 먹으며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건강한 미래는 밥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닐까?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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