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송환’ 흥진호 조업, 대화퇴어장…수역 침범·나포도 빈발

입력 2017.10.27 (14:36) 수정 2017.10.2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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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송환’ 흥진호 조업, 대화퇴어장…수협 침범·나포도 빈발

‘北 송환’ 흥진호 조업, 대화퇴어장…수협 침범·나포도 빈발

경주시 감포 선적의 복어잡이 어선 391흥진호가 27일 오후 북에서 송환되는 가운데 흥진호가 출어했던 대화퇴어장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관 기사] 北 나포 어선 391흥진호 속초항 도착…“선원 건강 큰 이상 없어”

이 어장에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한 경비정에 의한 우리 어선 나포사건과 어부 납북사건이 종종 발발해 우리 어민들은 매일 같이 위험부담을 안고 조업에 나서고 있다.

수심 얕고 한류와 난류 만나는 수산자원의 '보고'

대화퇴는 어장의 중심부가 속초에서 동쪽으로 400여마일, 독도에서 동북쪽으로 약 240여마일 정도 떨어진 곳으로 1998년 맺은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절반은 한.일 중간수역, 나머지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놓여 있다.

울릉지역 인근의 다른 깊은 수심과는 달리 수심이 얕은 바다에 퇴적물이 쌓여, 영양염류가 풍부해 각종 수산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동해안의 평균수심이 1천400m 정도로 깊지만 대화퇴어장은 평균 수심이 300~500m 정도로 얕다.

남하하는 리만(Rieman) 한류와 북상하는 쿠로시오(Kuroshio) 난류가 만나는 해역으로 플랑크톤이 많아 오징어, 꽁치, 방어, 연어, 송어, 돌돔, 벵에돔, 개볼락, 전복, 소라, 해삼, 문어, 방어 등의 수산자원들이 풍부하다.


한·중·일·러 어선 매일 전쟁 같은 조업

하지만 어장이 북한과 러시아 경제수역과 접해 있어 이 어장에 출어하는 어민들은 북쪽의 조업자제선을 넘을까봐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특히 수 백 척의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를 잡고 있는데다 러시아 수역에서도 허가를 받은 우리나라 채낚기 어선과 러시아 어선 등 많은 선박이 조업하고 있어 어장 주변은 그야말로 한.중,일,러 다국적 어선들이 아찔한 조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을 조금이라도 침범할 경우 북한 수역내에서 허가를 받아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이 월경 여부를 떠나 무조건식으로 북한 경비정에 신고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한국 어선들은 혹시나 경계수역을 침범할까, 북한당국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나포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 매일 전쟁같은 조업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2016년 4월에는 해양경비안전본부가 독도어장과 대화퇴어장의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해상초계기 1대를 배치한 '양양 고정익항공대'를 창설하기도 했다.

 2016년 4월 19일 양양공항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양양 고정익항공대 발대식에 참석한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부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초청인사들이 항공기를 둘러보고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동해해역 항공감시를 강화하고 독도어장과 대화퇴어장의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양양 고정익항공대를 창설했다. 2016년 4월 19일 양양공항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양양 고정익항공대 발대식에 참석한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부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초청인사들이 항공기를 둘러보고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동해해역 항공감시를 강화하고 독도어장과 대화퇴어장의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양양 고정익항공대를 창설했다.

어자원 따라가다 자신도 모르게 월경하기도

하지만, 대화퇴는 해경이 담당하는 NLL선상 연안에서 200마일까지의 특정해역을 200여 마일 정도 더 벗어난 먼 곳인데다, 군의 작전구역도 아니어서 군,경이 매일 같이 어로보호에 나서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우리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곳이 한.일이 공동으로 조업하는 중간 수역이어서 이곳에 어업지도선이 아닌 해군이나 해경의 경비정 및 경비함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우기 일부 우리 어선들은 어족자원을 따라가며 조업하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월경조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발생해 자칫 나포 사태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

지난 2010년 8월 동해 대화퇴어장 근해에서 우리 어선 '대승호'가 북한에 나포됐다 한달 만에 송환됐다. 속초항에 입항한 대승호 선원들이 가족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지난 2010년 8월 동해 대화퇴어장 근해에서 우리 어선 '대승호'가 북한에 나포됐다 한달 만에 송환됐다. 속초항에 입항한 대승호 선원들이 가족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10년 포항선적 '대승호' 나포 한달 만에 송환

실례로 지난 2010년 8월에는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이 탑승한 포항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인 '대승호'(41t)가 대화퇴어장에서 조업중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 한달 만에 송환되기도 했다.

이번 391흥진호가 북한 경계수역을 침범했는지 아니면 북한당국의 의도적인 나포인지는 추후 관계당국의 조사를 마치면 확인되겠지만 대화퇴어장에서의 조업은 그만큼 위험한 조업인 셈이다.


남측 주민 송환은 2010년 이후 처음

한편, 27일 송환되는 391흥진호는 오후 5시 30분쯤 강원도 고성군 연안에서 12마일(19km)떨어진 해상에서 우리측에 인계될 예정이다.

흥진호는 지난 20일 이후 공식적인 통신이 끊겨 우리 해경이 수색에 들어간 상태였는데, 북한이 지난 21일 새벽 동해 상 북측 수역을 침범한 391흥진호를 단속했으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배와 선원을 27일 남측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북측이 남측 주민을 송환하는 건 201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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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7 14:36:39
    • 수정2017-10-27 22:56:28
    취재K
경주시 감포 선적의 복어잡이 어선 391흥진호가 27일 오후 북에서 송환되는 가운데 흥진호가 출어했던 대화퇴어장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관 기사] 北 나포 어선 391흥진호 속초항 도착…“선원 건강 큰 이상 없어”

이 어장에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한 경비정에 의한 우리 어선 나포사건과 어부 납북사건이 종종 발발해 우리 어민들은 매일 같이 위험부담을 안고 조업에 나서고 있다.

수심 얕고 한류와 난류 만나는 수산자원의 '보고'

대화퇴는 어장의 중심부가 속초에서 동쪽으로 400여마일, 독도에서 동북쪽으로 약 240여마일 정도 떨어진 곳으로 1998년 맺은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절반은 한.일 중간수역, 나머지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놓여 있다.

울릉지역 인근의 다른 깊은 수심과는 달리 수심이 얕은 바다에 퇴적물이 쌓여, 영양염류가 풍부해 각종 수산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동해안의 평균수심이 1천400m 정도로 깊지만 대화퇴어장은 평균 수심이 300~500m 정도로 얕다.

남하하는 리만(Rieman) 한류와 북상하는 쿠로시오(Kuroshio) 난류가 만나는 해역으로 플랑크톤이 많아 오징어, 꽁치, 방어, 연어, 송어, 돌돔, 벵에돔, 개볼락, 전복, 소라, 해삼, 문어, 방어 등의 수산자원들이 풍부하다.


한·중·일·러 어선 매일 전쟁 같은 조업

하지만 어장이 북한과 러시아 경제수역과 접해 있어 이 어장에 출어하는 어민들은 북쪽의 조업자제선을 넘을까봐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특히 수 백 척의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를 잡고 있는데다 러시아 수역에서도 허가를 받은 우리나라 채낚기 어선과 러시아 어선 등 많은 선박이 조업하고 있어 어장 주변은 그야말로 한.중,일,러 다국적 어선들이 아찔한 조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을 조금이라도 침범할 경우 북한 수역내에서 허가를 받아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이 월경 여부를 떠나 무조건식으로 북한 경비정에 신고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한국 어선들은 혹시나 경계수역을 침범할까, 북한당국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나포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 매일 전쟁같은 조업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2016년 4월에는 해양경비안전본부가 독도어장과 대화퇴어장의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해상초계기 1대를 배치한 '양양 고정익항공대'를 창설하기도 했다.

 2016년 4월 19일 양양공항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양양 고정익항공대 발대식에 참석한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부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초청인사들이 항공기를 둘러보고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동해해역 항공감시를 강화하고 독도어장과 대화퇴어장의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양양 고정익항공대를 창설했다.
어자원 따라가다 자신도 모르게 월경하기도

하지만, 대화퇴는 해경이 담당하는 NLL선상 연안에서 200마일까지의 특정해역을 200여 마일 정도 더 벗어난 먼 곳인데다, 군의 작전구역도 아니어서 군,경이 매일 같이 어로보호에 나서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우리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곳이 한.일이 공동으로 조업하는 중간 수역이어서 이곳에 어업지도선이 아닌 해군이나 해경의 경비정 및 경비함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우기 일부 우리 어선들은 어족자원을 따라가며 조업하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월경조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발생해 자칫 나포 사태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

지난 2010년 8월 동해 대화퇴어장 근해에서 우리 어선 '대승호'가 북한에 나포됐다 한달 만에 송환됐다. 속초항에 입항한 대승호 선원들이 가족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10년 포항선적 '대승호' 나포 한달 만에 송환

실례로 지난 2010년 8월에는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이 탑승한 포항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인 '대승호'(41t)가 대화퇴어장에서 조업중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 한달 만에 송환되기도 했다.

이번 391흥진호가 북한 경계수역을 침범했는지 아니면 북한당국의 의도적인 나포인지는 추후 관계당국의 조사를 마치면 확인되겠지만 대화퇴어장에서의 조업은 그만큼 위험한 조업인 셈이다.


남측 주민 송환은 2010년 이후 처음

한편, 27일 송환되는 391흥진호는 오후 5시 30분쯤 강원도 고성군 연안에서 12마일(19km)떨어진 해상에서 우리측에 인계될 예정이다.

흥진호는 지난 20일 이후 공식적인 통신이 끊겨 우리 해경이 수색에 들어간 상태였는데, 북한이 지난 21일 새벽 동해 상 북측 수역을 침범한 391흥진호를 단속했으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배와 선원을 27일 남측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북측이 남측 주민을 송환하는 건 201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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