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나스카 문양’ 짓밟은 트럭기사의 변명 “타이어 때문에…”

입력 2018.02.02 (18:57) 수정 2018.02.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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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어이없는 질주로 나스카 문양 훼손…드론 동원해 감시

'2천년의 역사에 남긴 깊은 상처', 페루가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산 나스카 문양 보호지역에 난입한 대형 트럭 운전사의 어이없는 질주를 묘사한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남미 안데스 산맥에 자리한 페루에는 마추픽추의 잉카문명 유적지와 함께 2천년 전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나스카 문양 유적지가 있다. 하지만,최근 대형 트럭의 난입에 이 유적지 문양 일부에 트럭 바퀴 자국이 깊게 남게 됐다.

나스카 유적지에 대형 트럭나스카 유적지에 대형 트럭

트럭 바퀴 자국트럭 바퀴 자국

■ 나스카 유적지에는 왜 들어갔을까?
40살의 하이네르 플로레스라는 대형 트럭 운전사가 페루 남부 나스카 보호 지구에 무단으로 난입한 건 지난달 27일,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도로를 벗어나 나스카 문양 보호지구로 달렸다. 그가 달린 거리는 약 100미터, 현장을 지키던 관리인이 트럭을 막으려고 출동했지만 손쓸 틈도 없이 트럭이 보호지구에 들어가 버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로 옆에는 보호지역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판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그는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는지 점검하려고 도로를 벗어나 나스카 문양 보호지역에 들어갔다고 당국에 증언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그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지 않으려 보호지역에 들어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100미터를 달렸지만 문양 3곳에 트럭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2천년 역사에 바퀴 상처가 깊게 남은 것이다.

나스카 유적지 콘돌 모양 문양나스카 유적지 콘돌 모양 문양

나스카 유적지 원숭이 모양 문양나스카 유적지 원숭이 모양 문양

■ 나스카 문양은 2천년 역사의 "위대한 수수께끼"
2천년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나스카 유적지는 사막 위에 거대한 370개의 동식물 모양과 기하학적 도형 그림으로 이뤄져 있다. 1994년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사막이기에 2천년 역사의 문양은 온전하게 보존이 돼 있다. 서울시 면적의 절반이 넘는 사막에 그려진 문양은 항공에서 내려봐야 드러날 정도다. '나스카 라인'을 제대로 보려면 경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누가 왜 이 문양을 그렸는지 알 수 없어 유네스코는 나스카 문양을 '위대한 수수께끼'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부 학자는 문양마다 그 크기가 방대해 '나스카 라인'을 외계인의 흔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린피스의 훼손그린피스의 훼손

■ 환경보호단체의 훼손
나스카 문양이 훼손된 건 이번 트럭 운전사의 무모한 질주 사례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2월 페루 수도 리마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 총회가 열릴 당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운동가 볼프강 사딕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나스카 유적지에 무단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펼침막을 설치하는 과정에 발자국을 남겨 문양 일부를 훼손하기도 했다. 페루 정부의 고소로 사딕은 지난해 5월 집행유예 2년 4개월 형과 20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 드론 동원 주야 감시 ...실효는?
문양을 훼손한 40살의 트럭 운전사는 석방됐다. 나스카 문양 보호지역에 들어간 뒤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법원이 그의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석방을 명령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2천년 역사의 나스카 문양은 언제든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다 무단 난입에 따른 훼손을 막을 만한 보호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경고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럭 운전사와 같은 몰지각한 사람에 의한 파괴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셈이다. 페루 문화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론을 동원해 450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나스카 유적지를 주야로 감시하기로 했다. 하지만,얼마나 실효를 거둘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세계문화유산 나스카 문양에 더 이상 사람들의 상처를 입히지 않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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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2-02 22:16:41
    특파원 리포트
[연관 기사] [뉴스9] 어이없는 질주로 나스카 문양 훼손…드론 동원해 감시

'2천년의 역사에 남긴 깊은 상처', 페루가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산 나스카 문양 보호지역에 난입한 대형 트럭 운전사의 어이없는 질주를 묘사한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남미 안데스 산맥에 자리한 페루에는 마추픽추의 잉카문명 유적지와 함께 2천년 전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나스카 문양 유적지가 있다. 하지만,최근 대형 트럭의 난입에 이 유적지 문양 일부에 트럭 바퀴 자국이 깊게 남게 됐다.

나스카 유적지에 대형 트럭
트럭 바퀴 자국
■ 나스카 유적지에는 왜 들어갔을까?
40살의 하이네르 플로레스라는 대형 트럭 운전사가 페루 남부 나스카 보호 지구에 무단으로 난입한 건 지난달 27일,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도로를 벗어나 나스카 문양 보호지구로 달렸다. 그가 달린 거리는 약 100미터, 현장을 지키던 관리인이 트럭을 막으려고 출동했지만 손쓸 틈도 없이 트럭이 보호지구에 들어가 버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로 옆에는 보호지역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판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그는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는지 점검하려고 도로를 벗어나 나스카 문양 보호지역에 들어갔다고 당국에 증언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그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지 않으려 보호지역에 들어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100미터를 달렸지만 문양 3곳에 트럭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2천년 역사에 바퀴 상처가 깊게 남은 것이다.

나스카 유적지 콘돌 모양 문양
나스카 유적지 원숭이 모양 문양
■ 나스카 문양은 2천년 역사의 "위대한 수수께끼"
2천년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나스카 유적지는 사막 위에 거대한 370개의 동식물 모양과 기하학적 도형 그림으로 이뤄져 있다. 1994년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사막이기에 2천년 역사의 문양은 온전하게 보존이 돼 있다. 서울시 면적의 절반이 넘는 사막에 그려진 문양은 항공에서 내려봐야 드러날 정도다. '나스카 라인'을 제대로 보려면 경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누가 왜 이 문양을 그렸는지 알 수 없어 유네스코는 나스카 문양을 '위대한 수수께끼'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부 학자는 문양마다 그 크기가 방대해 '나스카 라인'을 외계인의 흔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린피스의 훼손
■ 환경보호단체의 훼손
나스카 문양이 훼손된 건 이번 트럭 운전사의 무모한 질주 사례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2월 페루 수도 리마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 총회가 열릴 당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운동가 볼프강 사딕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나스카 유적지에 무단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펼침막을 설치하는 과정에 발자국을 남겨 문양 일부를 훼손하기도 했다. 페루 정부의 고소로 사딕은 지난해 5월 집행유예 2년 4개월 형과 20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 드론 동원 주야 감시 ...실효는?
문양을 훼손한 40살의 트럭 운전사는 석방됐다. 나스카 문양 보호지역에 들어간 뒤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법원이 그의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석방을 명령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2천년 역사의 나스카 문양은 언제든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다 무단 난입에 따른 훼손을 막을 만한 보호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경고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럭 운전사와 같은 몰지각한 사람에 의한 파괴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셈이다. 페루 문화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론을 동원해 450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나스카 유적지를 주야로 감시하기로 했다. 하지만,얼마나 실효를 거둘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세계문화유산 나스카 문양에 더 이상 사람들의 상처를 입히지 않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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