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올림픽 선수단 방남…美 “최대 압박 지속”

입력 2018.02.03 (07:50) 수정 2018.02.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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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선수단이 모두 올림픽 선수촌에 들어오면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드디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금강산 남북 합동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최대의 압박 정책을 견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속보와 함께 최근 평화 무드에 변수로 떠오른 북한 열병식, 그리고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철회의 의미 등을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텁니다.

[리포트]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선두로 검은색 털모자를 쓴 북한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환영합니다."]

북한의 피겨스케이트 유망주 렴대옥, 김주식 선수도 보입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먼저 내려온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까지 더하면 북한 선수 22명이 모두 내려온 겁니다.

다음 주에는 예술단과 응원단 등이 육로를 이용해 차례로 내려옵니다.

낯선 북한 땅을 밟은 선수들의 표정에 흥분된 기색이 역력합니다.

["손님 여러분, 원산 갈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양양공항을 출발한지 70여분 만에 북한에 도착한 우리 스키 선수들은 곧바로 마식령 스키장으로 떠났습니다.

마식령 스키장에서 시작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 훈련.

친선 경기도 하며 1박 2일을 함께 보낸 뒤엔 초반의 어색함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안금룡/北 스키 선수 : "다르게 생각할 것 없고 그저 기쁘게 생각합니다."]

[임승현/南 스키 선수 : "굉장히 새로웠고요. 북측 선수들과 함께 스키를 같이 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고..."]

남북 선수들은 훈련 후 정상으로 올라가 단체 사진도 찍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다!']

하지만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은 실제 성사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전세기가 이륙하기 불과 90분 전에야 최종 결정이 났습니다.

정부는 미국 측 행정 절차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정부 당국자도 막판까지 전세기의 출발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는 북한에 다녀온 항공기에 대해 반년간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만큼 예외로 인정을 받기 위한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지난달 31일 : "미국의 우려도 있었고 항공사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잘 조율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북한이 당초 내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돌연 취소하겠다고 통보해 무산시켰습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일정 연기에 이어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두 번째 일방적 행위인데요.

북한은 취소 이유로 남측 언론 탓을 했지만 실제론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엿새 앞두고 늦은 밤 돌연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남측 언론이 북한의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 내부 경축 행사, 즉 오는 8일로 예정된 건군절 열병식을 시비하고 있다고도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취소 이틀 전 북한 열병식이 평창 올림픽이 아닌 내부 수요 때문이라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발언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언론 보도를 정부 간 합의 취소의 이유로 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열병식을 우려하는 것은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골드스타인 미 국무부 차관은 평창 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열병식이 열리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금강산 합동공연은 취소하면서도, 그에 앞서 예정돼있던 마식령 공동훈련은 적극 지원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익이 적은 행사는 무산시키고 원하는 행사만 선택적으로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인 마식령스키장을 남측과의 공동훈련을 통해서 전 세계에 선전을 하고 싶은 측면이 강합니다. 일단 남북합동 문화행사이긴 하지만 남측의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공연에 대해서 북한의 거부감이 있고요. 마식령 스키장과 남북합동문화 행사 중에 자신들의 실익이 별로 없는 남북합동문화행사를 전격 취소하고 마식령 스키장 행사를 통한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에 주력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금강산 문화행사에 쓰기 위해 우리 측이 경유 만 리터를 북한에 반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인 것도 북측을 불편하게 했을 수 있습니다.

실제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 담당인 맨델커 차관이 이례적으로 통일부 차관을 면담하고 가기도 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미국 입장은 국제사회의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지금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에 민족공조를 에워서 북한과 여러 가지 협력 사업을 전개하는데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게 미국 측의 우려를 전달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와 당부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달 23일 : "조선 인민군 창건일을 의의 있게 기념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

북한이 건군절을 앞두고 준비 중인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처음 열리는 열병식인데다 북한의 건군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됩니다.

북한은 실제 열병식 단상에 후계자를 등장시키는 등 열병식을 대내외적 선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김정일의 이례적 육성도 열병식에서 공개됐습니다.
<녹취>
김정일 (1992년, 북한군 창설 기념 열병식)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

2015년 노동당 창당 70주년을 기념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은 김정은 체제가 궤도에 올랐음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했습니다.

[김정은/당시 北 국방위 제1위원장 :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미제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으며..."]

지난 해 김일성 105회 생일을 맞아 열린 열병식은 7종류의 신무기를 과시하며 대북제재 속에서도 군사력 강화 의지를 과시하는 무대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 "지상과 공중 해상과 수중, 그 어디서나 지구상 한끝에 있는 적들까지도 모조리 찾아내어 초정밀 타격으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대거 선보일 경우 모처럼 조성된 평화 분위기가 위협받게 됩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만약에 ICBM나 SLBM을 이번 건국절 열병식에서 등장시킨다면 이 부분은 아마 평창 올림픽의 개막식을 덮는 최대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미국이라든지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러한 군사 퍼레이드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많고요. 그런 면에서 그것은 향후 평창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일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 연설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정권도 북한 독재보다 더 잔인하게 자국민을 탄압하지 않는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거듭 제기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최고의 압박 정책을 펼치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연설을 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방청석에 앉아있던 한 남성을 소개합니다.

탈북민 지성호씨, 북한에서 굶주림 속에 석탄을 훔치다 다리를 잃었고, 모진 고문 끝에 탈출한 그가 목발을 흔들며 감격해합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지성호 씨의 사연은 자유롭게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의 갈망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인한 독재보다 더 자국민을 완전하고 악랄하게 탄압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숨진 웜비어 씨의 가족도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개발이 미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할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한의 美 본토 위협을) 막기 위해 최대의 압박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남북 대화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맥매스터/美 국가안보보좌관 : "대화가 성공했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려는 (북한의) 술책에 속아 넘어간 과거의 실수들을 반복할 수 없다고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번 평창올림픽의 이런 대화 분위기가 평창 이후에 과연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어떤 회의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현재 평창올림픽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평창 이후에 북한의 어떤 비핵화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고강도 압박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그런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내정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빅터 차 교수가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 공격, 이른바 코피 터뜨리기 작전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이 낙마의 주요 이유라고 미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가 ‘코피 터트리기 작전’은 언론이 만든 허구라고 해명했지만, 그동안 미 행정부 관리들은 대화가 필요하되 군사적 옵션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계속해 왔습니다.

미 행정부가 알려진 것보다 더 진지하게 군사적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정황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평창 올림픽 이후에 대비한 치밀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지금 남북 간 뿐만 아니라 북미 간에는 거의 신뢰의 기반이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느 일방의 작은 행동도 상대방의 오해와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한반도문제에 대한 당사자로서 또 운전자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으로 북한에 어떤 잘못된 행동을 하지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또 우리 정부의 어떤 노력이 미국에 의해서 오해를 받지 않도록 미국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는 북한과 더 이상 북한에 양보하지 않겠다며 압박 기조를 강조한 미국.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평창 올림픽을 남북 관계 해빙의 전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군 열병식이라는 돌발 변수 속에 평창 올림픽 이후까지 내다보는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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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올림픽 선수단 방남…美 “최대 압박 지속”
    • 입력 2018-02-03 07:58:14
    • 수정2018-02-03 08:35:37
    남북의 창
[앵커]

북한 선수단이 모두 올림픽 선수촌에 들어오면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드디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금강산 남북 합동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최대의 압박 정책을 견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속보와 함께 최근 평화 무드에 변수로 떠오른 북한 열병식, 그리고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철회의 의미 등을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텁니다.

[리포트]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선두로 검은색 털모자를 쓴 북한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환영합니다."]

북한의 피겨스케이트 유망주 렴대옥, 김주식 선수도 보입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먼저 내려온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까지 더하면 북한 선수 22명이 모두 내려온 겁니다.

다음 주에는 예술단과 응원단 등이 육로를 이용해 차례로 내려옵니다.

낯선 북한 땅을 밟은 선수들의 표정에 흥분된 기색이 역력합니다.

["손님 여러분, 원산 갈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양양공항을 출발한지 70여분 만에 북한에 도착한 우리 스키 선수들은 곧바로 마식령 스키장으로 떠났습니다.

마식령 스키장에서 시작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 훈련.

친선 경기도 하며 1박 2일을 함께 보낸 뒤엔 초반의 어색함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안금룡/北 스키 선수 : "다르게 생각할 것 없고 그저 기쁘게 생각합니다."]

[임승현/南 스키 선수 : "굉장히 새로웠고요. 북측 선수들과 함께 스키를 같이 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고..."]

남북 선수들은 훈련 후 정상으로 올라가 단체 사진도 찍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다!']

하지만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은 실제 성사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전세기가 이륙하기 불과 90분 전에야 최종 결정이 났습니다.

정부는 미국 측 행정 절차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정부 당국자도 막판까지 전세기의 출발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는 북한에 다녀온 항공기에 대해 반년간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만큼 예외로 인정을 받기 위한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지난달 31일 : "미국의 우려도 있었고 항공사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잘 조율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북한이 당초 내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돌연 취소하겠다고 통보해 무산시켰습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일정 연기에 이어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두 번째 일방적 행위인데요.

북한은 취소 이유로 남측 언론 탓을 했지만 실제론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엿새 앞두고 늦은 밤 돌연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남측 언론이 북한의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 내부 경축 행사, 즉 오는 8일로 예정된 건군절 열병식을 시비하고 있다고도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취소 이틀 전 북한 열병식이 평창 올림픽이 아닌 내부 수요 때문이라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발언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언론 보도를 정부 간 합의 취소의 이유로 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열병식을 우려하는 것은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골드스타인 미 국무부 차관은 평창 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열병식이 열리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금강산 합동공연은 취소하면서도, 그에 앞서 예정돼있던 마식령 공동훈련은 적극 지원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익이 적은 행사는 무산시키고 원하는 행사만 선택적으로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인 마식령스키장을 남측과의 공동훈련을 통해서 전 세계에 선전을 하고 싶은 측면이 강합니다. 일단 남북합동 문화행사이긴 하지만 남측의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공연에 대해서 북한의 거부감이 있고요. 마식령 스키장과 남북합동문화 행사 중에 자신들의 실익이 별로 없는 남북합동문화행사를 전격 취소하고 마식령 스키장 행사를 통한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에 주력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금강산 문화행사에 쓰기 위해 우리 측이 경유 만 리터를 북한에 반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인 것도 북측을 불편하게 했을 수 있습니다.

실제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 담당인 맨델커 차관이 이례적으로 통일부 차관을 면담하고 가기도 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미국 입장은 국제사회의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지금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에 민족공조를 에워서 북한과 여러 가지 협력 사업을 전개하는데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게 미국 측의 우려를 전달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와 당부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달 23일 : "조선 인민군 창건일을 의의 있게 기념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

북한이 건군절을 앞두고 준비 중인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처음 열리는 열병식인데다 북한의 건군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됩니다.

북한은 실제 열병식 단상에 후계자를 등장시키는 등 열병식을 대내외적 선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김정일의 이례적 육성도 열병식에서 공개됐습니다.
<녹취>
김정일 (1992년, 북한군 창설 기념 열병식)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

2015년 노동당 창당 70주년을 기념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은 김정은 체제가 궤도에 올랐음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했습니다.

[김정은/당시 北 국방위 제1위원장 :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미제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으며..."]

지난 해 김일성 105회 생일을 맞아 열린 열병식은 7종류의 신무기를 과시하며 대북제재 속에서도 군사력 강화 의지를 과시하는 무대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 "지상과 공중 해상과 수중, 그 어디서나 지구상 한끝에 있는 적들까지도 모조리 찾아내어 초정밀 타격으로..."]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대거 선보일 경우 모처럼 조성된 평화 분위기가 위협받게 됩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만약에 ICBM나 SLBM을 이번 건국절 열병식에서 등장시킨다면 이 부분은 아마 평창 올림픽의 개막식을 덮는 최대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미국이라든지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러한 군사 퍼레이드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많고요. 그런 면에서 그것은 향후 평창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일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 연설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정권도 북한 독재보다 더 잔인하게 자국민을 탄압하지 않는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거듭 제기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최고의 압박 정책을 펼치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연설을 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방청석에 앉아있던 한 남성을 소개합니다.

탈북민 지성호씨, 북한에서 굶주림 속에 석탄을 훔치다 다리를 잃었고, 모진 고문 끝에 탈출한 그가 목발을 흔들며 감격해합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지성호 씨의 사연은 자유롭게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의 갈망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인한 독재보다 더 자국민을 완전하고 악랄하게 탄압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숨진 웜비어 씨의 가족도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개발이 미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할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한의 美 본토 위협을) 막기 위해 최대의 압박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남북 대화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맥매스터/美 국가안보보좌관 : "대화가 성공했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려는 (북한의) 술책에 속아 넘어간 과거의 실수들을 반복할 수 없다고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번 평창올림픽의 이런 대화 분위기가 평창 이후에 과연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어떤 회의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현재 평창올림픽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평창 이후에 북한의 어떤 비핵화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고강도 압박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그런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내정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빅터 차 교수가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 공격, 이른바 코피 터뜨리기 작전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이 낙마의 주요 이유라고 미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가 ‘코피 터트리기 작전’은 언론이 만든 허구라고 해명했지만, 그동안 미 행정부 관리들은 대화가 필요하되 군사적 옵션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계속해 왔습니다.

미 행정부가 알려진 것보다 더 진지하게 군사적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정황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평창 올림픽 이후에 대비한 치밀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지금 남북 간 뿐만 아니라 북미 간에는 거의 신뢰의 기반이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느 일방의 작은 행동도 상대방의 오해와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한반도문제에 대한 당사자로서 또 운전자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으로 북한에 어떤 잘못된 행동을 하지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또 우리 정부의 어떤 노력이 미국에 의해서 오해를 받지 않도록 미국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는 북한과 더 이상 북한에 양보하지 않겠다며 압박 기조를 강조한 미국.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 사이에서 평창 올림픽을 남북 관계 해빙의 전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군 열병식이라는 돌발 변수 속에 평창 올림픽 이후까지 내다보는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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