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통가 ‘근육남’…“평창에선 옷 껴입을래요”

입력 2018.02.07 (11:59) 수정 2018.02.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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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영상] 통가 근육남, 이번엔 스키! “도전 자체로 행복”

"살아서 집에 가려면 단단히 껴입어야죠"

리우올림픽에서 탄탄한 근육으로 관심을 끈 '근육남'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통가)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옷을 단단히 갖춰 입을 예정이다. 평창의 매서운 날씨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상의를 탈의한 통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자국의 기수로 등장했다. 기름을 발라 더 두드러졌던 그의 탄탄한 근육질 몸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 태권도 80kg 이상급에서 11위를 기록했던 타우파토푸아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선 통가의 크로스컨트리 대표선수로 출전하기 위해 오늘(7일) 선수촌에 입촌했다. 통가 역사상 처음으로 하계와 동계 올림픽에 연달아 국가대표 선수로 나선 셈이다.

눈 없는 남태평양 통가...험난했던 평창행

리우올림픽에서 통가의 태권도 대표선수로 나선 타우파토푸아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평창올림픽 공식 정보제공 사이트 '마이인포 2018'과의 인터뷰에서 "1년 이내에 내가 해낼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스포츠가 뭘지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타우파토푸아가 선택한 종목은 크로스컨트리였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는 남반구에 자리 잡고 있어 겨울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고 당연히 눈도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도전을 선택한 그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선 사비까지 들여가며 해외에서 스키를 배웠다. 대회가 없는 비시즌 기간엔 해변 모래사장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연습했다.


타우파토푸아의 크로스컨트리 훈련 영상.


역시나 그의 도전은 무모해 보일 만큼 험난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지난해 2월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노르딕 세계 선수권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1.6km 예선에서 5분 44초 72의 기록으로 탈락했다. 출전한 선수 156명 가운데 153위, 1위를 차지한 선수보다 2배 정도 뒤처지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타우파토푸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크로스컨트리에 도전한 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대회는 총 7번. 앞선 6번의 대회에서 쓴맛을 봤던 타푸아토푸아는 지난 21일 아이슬란드 이사피외르뒤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프리 10km 출전해 34분 56초 6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하며 극적으로 평창행을 확정 지었다.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타우파토푸아. (사진 출처: 타우파토푸아 인스타그램)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타우파토푸아. (사진 출처: 타우파토푸아 인스타그램)

평창올림픽 출전하려 크라우드 펀딩까지

가까스로 획득한 출전권이지만 그는 경비 문제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1년간 독일과 미국 등에서 스키 수업을 받느라 자신이 모은 돈 전부를 다 쓰고, 3만 달러의 빚까지 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 세계인들에게 모금 활동을 벌였다.

타우파토푸아는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https://www.gofundme.com/help-tonga-to-the-winter-olympics)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7일 현재 목표액 3만 달러 중 2만 4천여 달러를 모였다. 그는 모금액의 20%는 통가 왕국 스키협회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이다.


평창올림픽 출전 경비를 위한 모금을 독려하는 타우파토푸아.


12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그에게 평창올림픽은 특별하다. 그는 "올림픽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식 당일 평창의 기온은 영하 8~10도로 예상된다. 비록 추운 날씨 탓에 리우의 '근육남'은 볼 수 없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평창의 '열정남'은 이번에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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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태평양 통가 ‘근육남’…“평창에선 옷 껴입을래요”
    • 입력 2018-02-07 11:59:20
    • 수정2018-02-07 14:38:01
    취재K
[연관기사] [영상] 통가 근육남, 이번엔 스키! “도전 자체로 행복”

"살아서 집에 가려면 단단히 껴입어야죠"

리우올림픽에서 탄탄한 근육으로 관심을 끈 '근육남'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통가)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옷을 단단히 갖춰 입을 예정이다. 평창의 매서운 날씨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상의를 탈의한 통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자국의 기수로 등장했다. 기름을 발라 더 두드러졌던 그의 탄탄한 근육질 몸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 태권도 80kg 이상급에서 11위를 기록했던 타우파토푸아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선 통가의 크로스컨트리 대표선수로 출전하기 위해 오늘(7일) 선수촌에 입촌했다. 통가 역사상 처음으로 하계와 동계 올림픽에 연달아 국가대표 선수로 나선 셈이다.

눈 없는 남태평양 통가...험난했던 평창행

리우올림픽에서 통가의 태권도 대표선수로 나선 타우파토푸아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평창올림픽 공식 정보제공 사이트 '마이인포 2018'과의 인터뷰에서 "1년 이내에 내가 해낼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스포츠가 뭘지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타우파토푸아가 선택한 종목은 크로스컨트리였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는 남반구에 자리 잡고 있어 겨울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고 당연히 눈도 내리지 않는다.

그러나 도전을 선택한 그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선 사비까지 들여가며 해외에서 스키를 배웠다. 대회가 없는 비시즌 기간엔 해변 모래사장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연습했다.


타우파토푸아의 크로스컨트리 훈련 영상.


역시나 그의 도전은 무모해 보일 만큼 험난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지난해 2월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노르딕 세계 선수권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1.6km 예선에서 5분 44초 72의 기록으로 탈락했다. 출전한 선수 156명 가운데 153위, 1위를 차지한 선수보다 2배 정도 뒤처지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타우파토푸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크로스컨트리에 도전한 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대회는 총 7번. 앞선 6번의 대회에서 쓴맛을 봤던 타푸아토푸아는 지난 21일 아이슬란드 이사피외르뒤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프리 10km 출전해 34분 56초 6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하며 극적으로 평창행을 확정 지었다.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타우파토푸아. (사진 출처: 타우파토푸아 인스타그램)
평창올림픽 출전하려 크라우드 펀딩까지

가까스로 획득한 출전권이지만 그는 경비 문제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1년간 독일과 미국 등에서 스키 수업을 받느라 자신이 모은 돈 전부를 다 쓰고, 3만 달러의 빚까지 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 세계인들에게 모금 활동을 벌였다.

타우파토푸아는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https://www.gofundme.com/help-tonga-to-the-winter-olympics)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7일 현재 목표액 3만 달러 중 2만 4천여 달러를 모였다. 그는 모금액의 20%는 통가 왕국 스키협회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이다.


평창올림픽 출전 경비를 위한 모금을 독려하는 타우파토푸아.


12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그에게 평창올림픽은 특별하다. 그는 "올림픽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식 당일 평창의 기온은 영하 8~10도로 예상된다. 비록 추운 날씨 탓에 리우의 '근육남'은 볼 수 없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평창의 '열정남'은 이번에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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