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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KBS_MeToo:KBS 기자들이 말한다(1)박에스더·이지윤
입력 2018.02.14 (18:53) 수정 2018.02.14 (21:1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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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KBS_MeToo:KBS 기자들이 말한다(1)박에스더·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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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영상]KBS_MeToo:KBS 기자들이 말한다(2)신방실·박대기·최은진

기자들이 말하는 KBS 내부의 #미투

20년차 선배와 4년차 후배,
그 동안 사내문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저는 이제 더 세고 더 무서운 여기자가 되겠죠"

"이런 문제까지 대놓고 말하는 여기자라는
꼬리표가 하나 더 붙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는 말하기로 했다.

#MeToo #KBS_MeToo #KBS_미투
#방송국_내_미투
#성폭력 #성추행 #성차별
#박에스더_기자 #이지윤_기자


- 박에스더/KBS 기자(20년차) :
기자, 박에스더라고 합니다.
제가 회사에 입사한 게 1997년인데 그때는 20년 전이니까 분위기가 지금하고 진짜 많이 달랐어요. 저희 여기자들이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도 단란주점에 가서 도우미들을 부르고 그런 일들이 부지기수로 있었어요.

그날 좀 술을 많이 마셨는데 제가 있는데도, 선배가 도우미의 상체 주요부위를 더듬고 주물렀죠. 제가 보는데. 근데 정말 수치심을, 수치심을 제가 느껴요. 왜냐면 내가 있는 데서도 그런다는 건, 그 분들이 '여자는 언제든지 성적으로 소비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인식을 제 앞에서도 숨기고 싶어 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노래방에를 가면 저는 노래를 그렇게 불렀어요. 노래를 안 부르고 있으면 뭔가 다른 일이 벌어져요. 블루스를 추자고. 더 이상한 거는, 저를 막 양보해요. 너랑 추라고 그러고. "아이~ 부장님이 추셔야죠~" 막 이래요. 제가...제가 뭔데요? 나는 뭘까, 저 사람들에게?

어떤 선배가 노래를 부르다가 이 쪽에서 저한테 제 볼에 뽀뽀를... 좀 충격을 받았죠. 그때까지 항상 저의 자세는... 조금만 쉬었다 가죠.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나는 내가 항상 자세가 정말 훌륭한 기자로서 일을 해야겠다 이런 자세인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기자가 아니라 여자로 먼저 볼 수도 있겠구나.

- 이지윤/KBS 기자(4년차) :
저는 KBS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는 4년차 기자, 이지윤입니다.
제가 회식 자리 갔을 때 한 남자 선배가 저보다 훨씬 연차 높고,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인데, 저한테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오빠가 술 한잔 줄게." 오빠가. 오빠가.

회식 중간에 이런 얘기 들은 적도 있었어요. 어떤 남자 선배가 다른 남자 선배한테 "섭섭했냐? 도우미 안 넣어줘서?" 회식이 다 끝나고 나면 여자 후배들한테 "너희들 들어가~ 이제 남자들끼리 야한 데 갈 거야."

- 박에스더/KBS 기자(20년차) :
그때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내가 이걸 공론화를 해서 문제를 삼아야 돼' 이런 생각은 하지도 못 하고 아, 나는 앞으로 언제든지 이런 걸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준비를 해야 돼. 안 당하도록.

만약에 얘기를 하면 "쟤는 페미니즘 얘기하는 애야. 쟤는 뭐 조금만 무슨 일 일어나도 자기가 여자라서 그렇다고 얘기하는 애야." 이런 식으로 찍히면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는 게 불가능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거를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그런 분위기가 될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성추행을 당하고 희롱을 당하고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다른 차별만을 감당하기에도 너무 벅찼어요. 거기에다가 이런 문제까지 제기하면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냥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인데도 힘든데, 내가 이런 문제까지 얘기를 해요? 그럼 제가 이 조직에서 어떤 위치, 어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겠어요?

- 이지윤/KBS 기자(4년차) :
그런 얘기를 제가 말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봤어요. 일단 저는 아직 회사 생활해야 될 날이 많이 남아있는 데다가, 그런 사람들하고도 계속 일을 같이 해야 하고. 혹시 내가 그런 얘기를 용기를 갖고 솔직하게 얘기를 하면, "근데 네가 좀 그런 일을 당할 만하지 않았니?"

회사에서도 "지윤이 무섭지, 지윤이 앞에서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뭐 이런 얘기 제가 여러 번 듣거든요. 그래서 이거를 또 할 때도 그런 고민이 있었어요. "지윤이가 미투 발언을 했대." 이러면 "아, 역시 지윤이는 무서워. 말조심 해야지." 막 이러면서 그런 얘기가 분명히 나오겠죠. 나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저는 더 세고 더 무서운 여기자가 되겠죠.

- 박에스더/KBS 기자(20년차) :
진짜 또 레이블이 하나 추가가 되는 거예요. 나는 시끄럽고 무섭고 사람들과 융화도 못 하는데 심지어 이런 문제까지 대놓고 얘기하는 그런 여기자가. KBS에서 그런 여기자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얘기를 해야죠.

- 이지윤/ KBS 기자(4년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런 걸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뭐 엄청 대단한 그런 사건, 성폭행이나 이런 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여기자들이 일하기에 너무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고, 그런 대우가 많이 있고, 그런 평가가 많이 있다는 거를 꼭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거를 제가 말하지 않으면 저도 그냥 무뎌지고, 이런 것들에 되게 익숙해질 거 같거든요.
언론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과연 진정성 있는 보도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 언론계부터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래서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 박에스더/KBS 기자 20년차
나는 보도하고 취재하고 이런 걸 얘기해야 하는 기자인데, 나의 생존을 위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눈감고 있다는 자체가 괴롭죠. 이런 문제가 결코 시끄러운 여자들의 문제제기가 아니라, 동등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드는 아주 근본적인 문화의 변화라는 것을 모두가 공유를 해야겠죠. 계속 말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취재 : 김시원, 김채린, 류란, 송형국, 윤봄이, 이랑
촬영·편집 : 고형석, 지선호
그래픽 : 최창준
자막 : 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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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4 (18:53)
    • 수정 2018.02.14 (21:1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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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말하는 KBS 내부의 #미투

20년차 선배와 4년차 후배,
그 동안 사내문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저는 이제 더 세고 더 무서운 여기자가 되겠죠"

"이런 문제까지 대놓고 말하는 여기자라는
꼬리표가 하나 더 붙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는 말하기로 했다.

#MeToo #KBS_MeToo #KBS_미투
#방송국_내_미투
#성폭력 #성추행 #성차별
#박에스더_기자 #이지윤_기자


- 박에스더/KBS 기자(20년차) :
기자, 박에스더라고 합니다.
제가 회사에 입사한 게 1997년인데 그때는 20년 전이니까 분위기가 지금하고 진짜 많이 달랐어요. 저희 여기자들이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도 단란주점에 가서 도우미들을 부르고 그런 일들이 부지기수로 있었어요.

그날 좀 술을 많이 마셨는데 제가 있는데도, 선배가 도우미의 상체 주요부위를 더듬고 주물렀죠. 제가 보는데. 근데 정말 수치심을, 수치심을 제가 느껴요. 왜냐면 내가 있는 데서도 그런다는 건, 그 분들이 '여자는 언제든지 성적으로 소비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인식을 제 앞에서도 숨기고 싶어 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노래방에를 가면 저는 노래를 그렇게 불렀어요. 노래를 안 부르고 있으면 뭔가 다른 일이 벌어져요. 블루스를 추자고. 더 이상한 거는, 저를 막 양보해요. 너랑 추라고 그러고. "아이~ 부장님이 추셔야죠~" 막 이래요. 제가...제가 뭔데요? 나는 뭘까, 저 사람들에게?

어떤 선배가 노래를 부르다가 이 쪽에서 저한테 제 볼에 뽀뽀를... 좀 충격을 받았죠. 그때까지 항상 저의 자세는... 조금만 쉬었다 가죠.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나는 내가 항상 자세가 정말 훌륭한 기자로서 일을 해야겠다 이런 자세인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기자가 아니라 여자로 먼저 볼 수도 있겠구나.

- 이지윤/KBS 기자(4년차) :
저는 KBS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는 4년차 기자, 이지윤입니다.
제가 회식 자리 갔을 때 한 남자 선배가 저보다 훨씬 연차 높고,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인데, 저한테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오빠가 술 한잔 줄게." 오빠가. 오빠가.

회식 중간에 이런 얘기 들은 적도 있었어요. 어떤 남자 선배가 다른 남자 선배한테 "섭섭했냐? 도우미 안 넣어줘서?" 회식이 다 끝나고 나면 여자 후배들한테 "너희들 들어가~ 이제 남자들끼리 야한 데 갈 거야."

- 박에스더/KBS 기자(20년차) :
그때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내가 이걸 공론화를 해서 문제를 삼아야 돼' 이런 생각은 하지도 못 하고 아, 나는 앞으로 언제든지 이런 걸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준비를 해야 돼. 안 당하도록.

만약에 얘기를 하면 "쟤는 페미니즘 얘기하는 애야. 쟤는 뭐 조금만 무슨 일 일어나도 자기가 여자라서 그렇다고 얘기하는 애야." 이런 식으로 찍히면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는 게 불가능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거를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그런 분위기가 될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성추행을 당하고 희롱을 당하고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다른 차별만을 감당하기에도 너무 벅찼어요. 거기에다가 이런 문제까지 제기하면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냥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인데도 힘든데, 내가 이런 문제까지 얘기를 해요? 그럼 제가 이 조직에서 어떤 위치, 어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겠어요?

- 이지윤/KBS 기자(4년차) :
그런 얘기를 제가 말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봤어요. 일단 저는 아직 회사 생활해야 될 날이 많이 남아있는 데다가, 그런 사람들하고도 계속 일을 같이 해야 하고. 혹시 내가 그런 얘기를 용기를 갖고 솔직하게 얘기를 하면, "근데 네가 좀 그런 일을 당할 만하지 않았니?"

회사에서도 "지윤이 무섭지, 지윤이 앞에서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뭐 이런 얘기 제가 여러 번 듣거든요. 그래서 이거를 또 할 때도 그런 고민이 있었어요. "지윤이가 미투 발언을 했대." 이러면 "아, 역시 지윤이는 무서워. 말조심 해야지." 막 이러면서 그런 얘기가 분명히 나오겠죠. 나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저는 더 세고 더 무서운 여기자가 되겠죠.

- 박에스더/KBS 기자(20년차) :
진짜 또 레이블이 하나 추가가 되는 거예요. 나는 시끄럽고 무섭고 사람들과 융화도 못 하는데 심지어 이런 문제까지 대놓고 얘기하는 그런 여기자가. KBS에서 그런 여기자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얘기를 해야죠.

- 이지윤/ KBS 기자(4년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런 걸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뭐 엄청 대단한 그런 사건, 성폭행이나 이런 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여기자들이 일하기에 너무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고, 그런 대우가 많이 있고, 그런 평가가 많이 있다는 거를 꼭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거를 제가 말하지 않으면 저도 그냥 무뎌지고, 이런 것들에 되게 익숙해질 거 같거든요.
언론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과연 진정성 있는 보도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 언론계부터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래서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 박에스더/KBS 기자 20년차
나는 보도하고 취재하고 이런 걸 얘기해야 하는 기자인데, 나의 생존을 위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눈감고 있다는 자체가 괴롭죠. 이런 문제가 결코 시끄러운 여자들의 문제제기가 아니라, 동등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드는 아주 근본적인 문화의 변화라는 것을 모두가 공유를 해야겠죠. 계속 말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취재 : 김시원, 김채린, 류란, 송형국, 윤봄이, 이랑
촬영·편집 : 고형석, 지선호
그래픽 : 최창준
자막 : 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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