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같이 훈련한 적 없어”…女 팀추월 왜 그런가 했더니

입력 2018.02.20 (11:49) 수정 2018.02.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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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같이 훈련한 적 없어”…女 팀추월 왜 그런가 했더니

“한 번도 같이 훈련한 적 없어”…女 팀추월 왜 그런가 했더니

[연관 기사] [영상] ‘팀워크 없는 여자 팀추월’ 왜 2명만 전력 질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을 향한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흔히 경기가 끝나면 순위와 상관없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지만, 이번만큼은 대표팀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어제(19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8개 팀 중 7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이야 일등도 최하위도 할 수 있다. 선수들이 비난을 받은 이유는 성적이 아닌 팀워크 때문이다. 팀추월 경기는 3명의 선수가 속도를 맞춰야 하는데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팀추월은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이 팀 기록이 되는 만큼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두 바퀴를 남기고 지친 노선영이 쳐졌고, 김보름과 박지우는 앞만 보고 내달렸다. 노선영은 막판 스퍼트를 낸 김보름과 박지우보다 4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노선영의 3분 03초 76이 한국의 기록이 됐다. 팬들은 지난 18일 준준결승 경기를 펼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과 네덜란의 스벤 크라머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등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준 것을 언급하며 대표팀을 비난했다.


여기에 경기 직후 김보름과 박지우는 실망감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노선영에게 위로도 건네지 않았다. 대신 밥데용 코치가 노선영을 위로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노선영 역시 홀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등 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이어진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에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김보름은 인터뷰에서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노선영 선수가) 뒤에서 조금 저희와 격차가 벌어져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왔음에도 팀 추월은 마지막 선수의 (기록이) 찍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선두의 랩타임은 계속 14초대였다"며 준결승 진출 실패를 노선영 탓으로 돌리는 듯한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인터뷰 중 기록 얘기를 하며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인터뷰를 본 팬들 사이에서 "김보름이 막판에 뒤로 처진 노선영을 비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보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김보름의 후원사인 스포츠 의류브랜드 ‘네파'도 타격을 입고 있다. 누리꾼들은 네파 불매 운동과 후원 중지 요청에 돌입했다. 논란이 커지자 네파 측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주요 계정에 올려놓은 김보름의 사진과 동영상을 삭제하고 김보름에 대한 후원도 연장하지 않기로 헸다.

네파 관계자는 오늘(20일) "김보름 선수에게 기능성 용품을 후원해왔지만, 이달 28일까지 계약 기간으로 만료 이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파 관계자는 구체적인 재계약 철회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보름의 경기 후 인터뷰 등 '인성 논란'이 불거져 국가대표 자격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번도 훈련한 적 없다고 폭로한 노선영

팀추월 대표팀의 팀워크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과거 노선영의 폭로가 재조명되고 있다. 노선영은 지난달 한 매체에 "지난해 12월 10일 월드컵 4차 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번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노선영은 “3명이 함께 뛰어야 하는 팀추월 종목 특성상 호흡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훈련을 따로 하는데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만나지도 못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려 했던 노선영은 ‘평창 올림픽에 함께 출전하자’는 동생 노진규와의 약속을 지키려 다시 스케이트 끈을 맸다. 그러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력 종목이었던 팀추월 연습을 하던 노선영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착오로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는 듯하다 예비엔트리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팀추월 경기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문제는 이들이 아직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여자 대표팀은 오는 21일 팀추월 7~8위 결정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일로 충격에 빠진 노선영이 하루 만에 마음을 추스르고 정상적으로 7~8위 결정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한국은 예비 명단에 있는 박승희가 대신 나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기권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는 가뜩이나 안 좋은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선수들은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장수지 인스타그램사진 출처 : 장수지 인스타그램

논란에 기름 부은 장수지

선수들의 태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인 장수지가 이들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비난을 사고 있다.

김보름, 박지우의 인터뷰 후 두 사람에 대한 비난이 일자 장수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서운 건데 지들이 시합 타던지. 애꿎은 선수들한테 뭐라 하네. 경기장에서 선수들 집중도 못 하게 소리나 지르고. 그게 응원인가 방해수준이다.”라며 김보름과 박지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지적했다.

이어 “관심도 없다가 올림픽 시즌이라고 뭣도 모르고 보면서 선수들 상처만 주네. 너무 화가 난다. 그냥 평상시처럼 관심없던 게 나을 수도. 어디 무서워서 국대(국가대표) 하겠냐. 시합도 안 끝난 선수들 사기 떨어뜨리고. 그게 같은 나라 국민들이 할 짓인지. 메달 따주면 영웅이고 못 따면 국대 취급도 안 해주네. 군중심리가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진짜 실망스럽다. 그냥 손가락 묶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응원이나 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현역 선수의 이러한 발언에 누리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해당 글에는 장수지의 발언을 지적하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장수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논란은 계속 번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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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도 같이 훈련한 적 없어”…女 팀추월 왜 그런가 했더니
    • 입력 2018-02-20 11:49:51
    • 수정2018-02-20 15:42:53
    취재K
[연관 기사] [영상] ‘팀워크 없는 여자 팀추월’ 왜 2명만 전력 질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을 향한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흔히 경기가 끝나면 순위와 상관없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지만, 이번만큼은 대표팀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어제(19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8개 팀 중 7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이야 일등도 최하위도 할 수 있다. 선수들이 비난을 받은 이유는 성적이 아닌 팀워크 때문이다. 팀추월 경기는 3명의 선수가 속도를 맞춰야 하는데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팀추월은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이 팀 기록이 되는 만큼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두 바퀴를 남기고 지친 노선영이 쳐졌고, 김보름과 박지우는 앞만 보고 내달렸다. 노선영은 막판 스퍼트를 낸 김보름과 박지우보다 4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노선영의 3분 03초 76이 한국의 기록이 됐다. 팬들은 지난 18일 준준결승 경기를 펼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과 네덜란의 스벤 크라머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등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준 것을 언급하며 대표팀을 비난했다.


여기에 경기 직후 김보름과 박지우는 실망감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노선영에게 위로도 건네지 않았다. 대신 밥데용 코치가 노선영을 위로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노선영 역시 홀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등 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이어진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에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김보름은 인터뷰에서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노선영 선수가) 뒤에서 조금 저희와 격차가 벌어져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왔음에도 팀 추월은 마지막 선수의 (기록이) 찍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선두의 랩타임은 계속 14초대였다"며 준결승 진출 실패를 노선영 탓으로 돌리는 듯한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인터뷰 중 기록 얘기를 하며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인터뷰를 본 팬들 사이에서 "김보름이 막판에 뒤로 처진 노선영을 비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보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김보름의 후원사인 스포츠 의류브랜드 ‘네파'도 타격을 입고 있다. 누리꾼들은 네파 불매 운동과 후원 중지 요청에 돌입했다. 논란이 커지자 네파 측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주요 계정에 올려놓은 김보름의 사진과 동영상을 삭제하고 김보름에 대한 후원도 연장하지 않기로 헸다.

네파 관계자는 오늘(20일) "김보름 선수에게 기능성 용품을 후원해왔지만, 이달 28일까지 계약 기간으로 만료 이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파 관계자는 구체적인 재계약 철회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보름의 경기 후 인터뷰 등 '인성 논란'이 불거져 국가대표 자격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번도 훈련한 적 없다고 폭로한 노선영

팀추월 대표팀의 팀워크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과거 노선영의 폭로가 재조명되고 있다. 노선영은 지난달 한 매체에 "지난해 12월 10일 월드컵 4차 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번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노선영은 “3명이 함께 뛰어야 하는 팀추월 종목 특성상 호흡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훈련을 따로 하는데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만나지도 못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려 했던 노선영은 ‘평창 올림픽에 함께 출전하자’는 동생 노진규와의 약속을 지키려 다시 스케이트 끈을 맸다. 그러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력 종목이었던 팀추월 연습을 하던 노선영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착오로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는 듯하다 예비엔트리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팀추월 경기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문제는 이들이 아직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여자 대표팀은 오는 21일 팀추월 7~8위 결정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일로 충격에 빠진 노선영이 하루 만에 마음을 추스르고 정상적으로 7~8위 결정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한국은 예비 명단에 있는 박승희가 대신 나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기권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는 가뜩이나 안 좋은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선수들은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장수지 인스타그램
논란에 기름 부은 장수지

선수들의 태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인 장수지가 이들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비난을 사고 있다.

김보름, 박지우의 인터뷰 후 두 사람에 대한 비난이 일자 장수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서운 건데 지들이 시합 타던지. 애꿎은 선수들한테 뭐라 하네. 경기장에서 선수들 집중도 못 하게 소리나 지르고. 그게 응원인가 방해수준이다.”라며 김보름과 박지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지적했다.

이어 “관심도 없다가 올림픽 시즌이라고 뭣도 모르고 보면서 선수들 상처만 주네. 너무 화가 난다. 그냥 평상시처럼 관심없던 게 나을 수도. 어디 무서워서 국대(국가대표) 하겠냐. 시합도 안 끝난 선수들 사기 떨어뜨리고. 그게 같은 나라 국민들이 할 짓인지. 메달 따주면 영웅이고 못 따면 국대 취급도 안 해주네. 군중심리가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진짜 실망스럽다. 그냥 손가락 묶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응원이나 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현역 선수의 이러한 발언에 누리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해당 글에는 장수지의 발언을 지적하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장수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논란은 계속 번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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