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계주 “이것이 진짜 팀워크!”…‘통산 6번째’ 금맥 캐낸 비결은?

입력 2018.02.20 (21:11) 수정 2018.02.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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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6번째 ‘금맥’ 이은 태극낭자…비결은 ‘환상의 팀워크’

통산 6번째 ‘금맥’ 이은 태극낭자…비결은 ‘환상의 팀워크’

쇼트트랙에서 또다시 '금'이 터졌다. 20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에서 한국 대표팀(김아랑,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계주가 정식 종목이 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래 8번의 대회 중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관련기사] [영상] 대한민국, 女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통산 6번째 우승

한국 여자 대표팀이 '금맥'을 잇는 저력은 '끈끈한 팀워크'다. "동생들을 가장 높은 시상대에 세우고 싶은" 맏언니 김아랑부터 "내가 완벽해져서 언니들이 더 속도를 내도록 돕겠다"는 막내 이유빈까지. 많게는 6살 터울의 빙상소녀들은 경기가 끝나면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며 수다를 떤다. 힘든 훈련 속에서 가장 믿음직한 동료이자 친구, 가족이다.

김아랑은 시상식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다 함께 시상대 올랐던 기분을 후배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대로 이뤄져서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금메달의 기쁨을 '다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이들을 하나되게 했다.

평창 올림픽 여자 1,500m 경기에서 4위를 한 김아랑이 금메달을 딴 최민정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다.평창 올림픽 여자 1,500m 경기에서 4위를 한 김아랑이 금메달을 딴 최민정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다.

김아랑은 대표팀 맏언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올림픽의 부담감에 짓눌려 숨도 쉬기 어려운 19살 고등학생이었다. 급성 위염에 걸려 주종목인 1,500m 경기 당일까지 고생을 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계속 토했다"던 그는 결국 컨디션 조절에 실패, 경기 후 통한의 눈물을 쏟는다.

4년이 지난 지금 김아랑은 '미소 천사'가 됐다. 억울하고 분해 울던 19살은 사라졌다. 금메달을 딴 최민정이 웃지 못할 때, 4위로 골인한 김아랑은 "이 순간을 즐기라"며 환한 미소를 보내줬다. '코치 폭행 파문'으로 팀에서 이탈했던 심석희를 위해 생일파티를 열어준 것도 김아랑이었다. "힘들어도 흔들리지 말자"고 다독이며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심석희(왼쪽)와 최민정(오른쪽)심석희(왼쪽)와 최민정(오른쪽)

한 살 터울의 심석희와 최민정은 팀을 견인하는 허리 역할을 탁월하게 해줬다. 둘은 명실상부 팀 내 '에이스'이자 빙상 '라이벌'이다. 2014 소치 올림픽까지는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심석희의 독주였다.

나이 제한이 풀린 최민정이 본격 등판한 2015년부터 둘은 빙상계의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나란히 '여성스포츠대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둘은 서로를 '절친'이라 얘기한다. 밖에서는 경쟁구도를 말하지만, 실상은 '악' 소리가 나는 훈련을 함께 견디는 '전우'다.


올해 19살의 김예진, 17살 이유빈은 이번이 올림픽 데뷔다. 떡볶이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김예진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외출하고 돌아와 '언니들과 하는 맛집 공유'가 선수촌 생활의 쏠쏠한 재미다.

스케이트장에서 주는 사탕을 받고 싶어서 스케이트를 시작했다는 이유빈은 올해 17살이다. 코치가 "언니들을 닦달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팀 내 입김(?)이 세다는 평을 듣는다. 이유빈은 "언니들이 잘 받아줘서 그렇다"며 손사래를 친다.

김예진(왼쪽)과 이유빈(오른쪽)이 심석희와 함께 훈련에 참가한 모습 김예진(왼쪽)과 이유빈(오른쪽)이 심석희와 함께 훈련에 참가한 모습

김예진과 이유빈은 평창 올림픽에서 계주 단체전에만 출전했다. 경험을 쌓아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인전에서 실력 발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년 뒤 두 선수는 지금의 김아랑, 심석희의 나이가 된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가 미래가 두 선수의 어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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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2-20 21:44:02
    종합
쇼트트랙에서 또다시 '금'이 터졌다. 20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에서 한국 대표팀(김아랑,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계주가 정식 종목이 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래 8번의 대회 중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관련기사] [영상] 대한민국, 女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통산 6번째 우승

한국 여자 대표팀이 '금맥'을 잇는 저력은 '끈끈한 팀워크'다. "동생들을 가장 높은 시상대에 세우고 싶은" 맏언니 김아랑부터 "내가 완벽해져서 언니들이 더 속도를 내도록 돕겠다"는 막내 이유빈까지. 많게는 6살 터울의 빙상소녀들은 경기가 끝나면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며 수다를 떤다. 힘든 훈련 속에서 가장 믿음직한 동료이자 친구, 가족이다.

김아랑은 시상식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다 함께 시상대 올랐던 기분을 후배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대로 이뤄져서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금메달의 기쁨을 '다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이들을 하나되게 했다.

평창 올림픽 여자 1,500m 경기에서 4위를 한 김아랑이 금메달을 딴 최민정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다.
김아랑은 대표팀 맏언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올림픽의 부담감에 짓눌려 숨도 쉬기 어려운 19살 고등학생이었다. 급성 위염에 걸려 주종목인 1,500m 경기 당일까지 고생을 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계속 토했다"던 그는 결국 컨디션 조절에 실패, 경기 후 통한의 눈물을 쏟는다.

4년이 지난 지금 김아랑은 '미소 천사'가 됐다. 억울하고 분해 울던 19살은 사라졌다. 금메달을 딴 최민정이 웃지 못할 때, 4위로 골인한 김아랑은 "이 순간을 즐기라"며 환한 미소를 보내줬다. '코치 폭행 파문'으로 팀에서 이탈했던 심석희를 위해 생일파티를 열어준 것도 김아랑이었다. "힘들어도 흔들리지 말자"고 다독이며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심석희(왼쪽)와 최민정(오른쪽)
한 살 터울의 심석희와 최민정은 팀을 견인하는 허리 역할을 탁월하게 해줬다. 둘은 명실상부 팀 내 '에이스'이자 빙상 '라이벌'이다. 2014 소치 올림픽까지는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심석희의 독주였다.

나이 제한이 풀린 최민정이 본격 등판한 2015년부터 둘은 빙상계의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나란히 '여성스포츠대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둘은 서로를 '절친'이라 얘기한다. 밖에서는 경쟁구도를 말하지만, 실상은 '악' 소리가 나는 훈련을 함께 견디는 '전우'다.


올해 19살의 김예진, 17살 이유빈은 이번이 올림픽 데뷔다. 떡볶이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김예진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외출하고 돌아와 '언니들과 하는 맛집 공유'가 선수촌 생활의 쏠쏠한 재미다.

스케이트장에서 주는 사탕을 받고 싶어서 스케이트를 시작했다는 이유빈은 올해 17살이다. 코치가 "언니들을 닦달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팀 내 입김(?)이 세다는 평을 듣는다. 이유빈은 "언니들이 잘 받아줘서 그렇다"며 손사래를 친다.

김예진(왼쪽)과 이유빈(오른쪽)이 심석희와 함께 훈련에 참가한 모습
김예진과 이유빈은 평창 올림픽에서 계주 단체전에만 출전했다. 경험을 쌓아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인전에서 실력 발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년 뒤 두 선수는 지금의 김아랑, 심석희의 나이가 된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가 미래가 두 선수의 어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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