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끝나가는데…올림픽용 호텔은 ‘아직 공사 중’

입력 2018.02.20 (21:20) 수정 2018.02.20 (21: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평창 올림픽을 위해, 생태 보존지역인 정선 가리왕산에 활강 경기장을 만들었죠?

그런데, 올림픽을 위해 짓는다던 경기장 아래 호텔은, 지금도 공사중이어서 올림픽에는 사용도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귀중한 생태환경만 파괴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희귀 식물 120여 종과 야생동물 60여 종이 서식하는 생태자원의 보고, 가리왕산입니다.

개발이 제한됐던 이 산에 버젓이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정부와 강원도가 올림픽 특구로 지정해 건축을 승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민주/환경보호단체 '우이령 사람들' : "어떤 법으로도 개발이 될 수 없는데 특별법이라는 걸 들이대서 이 산을 망쳤고요."]

이 호텔의 사업 승인 고시입니다.

'올림픽 기간 대회 관계자 숙소 제공'이 사업 목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호텔 내부에는 아직도 목재와 시멘트가 어지럽게 쌓여있습니다.

대회 중반을 넘어선 지금까지 자금 문제로 공사를 끝내지 못한 겁니다.

[호텔 관계자(음성 변조) : (뭐 때문에 이렇게 늦어지는 거예요?) "건설사 쪽하고의 문제죠. 외관은 다 됐는데 내부가 안됐어요. (손님을) 못 채워요."]

이 때문에 사업계획만 믿고 객실 전체를 예약했던 IOC 측도 급하게 숙소를 바꿔야 했습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음성변조) : "(IOC 측이 대회 전에) 매달 와서 같이 현장을 돌아요. 거기서도 '절대 안되겠다' 상당히 걱정을 했었는데 결국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지난해 12월 강원도가 낸 변경승인 고시.

사업 목적에 '대회 관계자 숙소 제공'이란 말이 은근슬쩍 사라졌습니다.

공사 기간도 올림픽이 모두 끝난 뒤인 4월 말로 연장해줬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음성 변조) : "그 전의 (사업)목적과 다른 걸 확인 안하고 저도 실수해서 이걸 간과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부와 강원도 측이 올림픽을 빌미로 호텔 측에 개발 특혜를 주고 생태보호 지역만 망가뜨렸단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벌써 끝나가는데…올림픽용 호텔은 ‘아직 공사 중’
    • 입력 2018-02-20 21:26:01
    • 수정2018-02-20 21:45:12
    뉴스 9
[앵커]

평창 올림픽을 위해, 생태 보존지역인 정선 가리왕산에 활강 경기장을 만들었죠?

그런데, 올림픽을 위해 짓는다던 경기장 아래 호텔은, 지금도 공사중이어서 올림픽에는 사용도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귀중한 생태환경만 파괴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희귀 식물 120여 종과 야생동물 60여 종이 서식하는 생태자원의 보고, 가리왕산입니다.

개발이 제한됐던 이 산에 버젓이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정부와 강원도가 올림픽 특구로 지정해 건축을 승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민주/환경보호단체 '우이령 사람들' : "어떤 법으로도 개발이 될 수 없는데 특별법이라는 걸 들이대서 이 산을 망쳤고요."]

이 호텔의 사업 승인 고시입니다.

'올림픽 기간 대회 관계자 숙소 제공'이 사업 목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호텔 내부에는 아직도 목재와 시멘트가 어지럽게 쌓여있습니다.

대회 중반을 넘어선 지금까지 자금 문제로 공사를 끝내지 못한 겁니다.

[호텔 관계자(음성 변조) : (뭐 때문에 이렇게 늦어지는 거예요?) "건설사 쪽하고의 문제죠. 외관은 다 됐는데 내부가 안됐어요. (손님을) 못 채워요."]

이 때문에 사업계획만 믿고 객실 전체를 예약했던 IOC 측도 급하게 숙소를 바꿔야 했습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음성변조) : "(IOC 측이 대회 전에) 매달 와서 같이 현장을 돌아요. 거기서도 '절대 안되겠다' 상당히 걱정을 했었는데 결국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지난해 12월 강원도가 낸 변경승인 고시.

사업 목적에 '대회 관계자 숙소 제공'이란 말이 은근슬쩍 사라졌습니다.

공사 기간도 올림픽이 모두 끝난 뒤인 4월 말로 연장해줬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음성 변조) : "그 전의 (사업)목적과 다른 걸 확인 안하고 저도 실수해서 이걸 간과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부와 강원도 측이 올림픽을 빌미로 호텔 측에 개발 특혜를 주고 생태보호 지역만 망가뜨렸단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