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로비 의혹…제2의 ‘정운호 게이트’로 번질까?

입력 2018.03.26 (20:29) 수정 2018.03.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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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이 다 돼간다. 승승장구하던 화장품 CEO로 인해 대한민국 법조계는 쑥대밭이 돼버렸다. 홍만표, 우병우, 진경준 등 잘 나가던 스타 법조인들이 줄줄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고,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던 롯데 면세점과 넥슨까지 큰 곤욕을 치렀다.

이름하여 '정운호 게이트' 사건. 법조 막장 드라마로 불리며 2016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급기야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쭉 이어졌다. 정운호가 '나비효과'로 최순실을 불러냈다는 위트가 한동안 회자될 정도였다.

최근 한 변호사 때문에 법조계가 다시 어수선하다. 주인공은 법률사무소 태인의 대표 최인호 변호사다. 전방위 로비, 봐주기 수사, 늑장 감찰 착수 등등… 2년 전의 '정운호 게이트' 악몽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는 수근거림이 커지고 있다.

최인호 변호사는 누구?…비행장 소음 소송 연전연승 '스타 변호사'

최인호 변호사는 한 때 잘나가던 '스타 변호사'였다. 2000년대 후반부터 공군 비행장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대리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에선 연전연승. 유사한 피해에 시달리는 주민 수만여 명이 너도나도 최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겼다. 이 주민들은 뒤늦게나마 국가로부터 일정 부분 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 최 변호사 덕이었다.

공군 전투기 이륙 자료 사진공군 전투기 이륙 자료 사진

국가배상금이 수십 억, 수백억 원에 이르는 집단소송에서 잇따라 이기자, 최 변호사의 성공 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재판에서 이긴 변호사가 미리 약정한 성공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까지는 유능함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었다.

그러나 견물생심이었을까. 최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더 챙기기 위해 소송 계약서를 위조한다는 의혹을 받게 된다.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의심받는 성공보수는 무려 수백억 원에 이를 정도였다. 일종의 '검은 돈'인 만큼 측근과 비선을 동원해 음지에서 관리한다는 의심이 꼬리를물었다.

측근의 배신, 고소, 맞고소…유유히 빠져나간 최 변호사

이후 전개는 익숙한 스토리와 비슷하다. '검은 돈'을 두고 측근들은 최 변호사에게 등을 돌린다. 최 변호사는 배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2014년 최 변호사는 측근을 서울서부지검에 고소를 한다. 측근도 이에 질세라 맞고소로 맞선다. 최 변호사의 비리를 검찰에 모두 털어놓겠다고 한다.

하지만, 최 변호사는 '변호사답게' 수사망을 유유히 빠져 나간다. 측근 중 한 명인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 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지만. 최 변호사는 불구속 기소되는 데 그친다. 이후 서울남부지검도 또다시 최 변호사를 수사하지만, 수사는 흐지부지된다.

정권 핵심 로비, 봐주기 수사, 늑장 감찰 등등…종합비리세트?

측근이 알고 있다고 주장한 최 변호사의 비리 혐의는 무엇이었을까. 그대로 옮기자면, 최 변호사가 부당한 성공보수를 백억 원 넘게 챙겼고, 막대한 자금으로 박근혜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것이다. 거론되는 '핵심 인사'들이 돈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정권 차원의 비리가 되기에 충분할 정도다.

이렇게 최 변호사는 탄탄한 정권 인맥을 쌓았고, 그 덕에 검찰은 봐주기 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눈치도 없이 열심히 수사하겠다고 나선 검찰 수사관들은 모두 좌천되고, 심지어 구속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입증되지 않은 의혹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 근거가 없는 밑도 끝도 없는 낭설만은 아니다. 확실한 '스모킹 건'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로비와 수사 무마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는 속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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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될 조짐이 보이자 검찰은 최 변호사를 다시 수사했고, 지난달에야 구속 기소했다. 당시 수사팀이 봐주기 수사를 했었는지도 감찰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평검사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영장은 기각됐다.

구린내는 솔솔 풍기고 있다. 연기는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최인호 변호사 사건은 또다른 대형 비리 사건으로 번질 것인가. KBS 특별취재팀은 진실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취재력을모으고 있다.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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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인호 로비 의혹…제2의 ‘정운호 게이트’로 번질까?
    • 입력 2018-03-26 20:29:31
    • 수정2018-03-26 21:01:49
    취재K
벌써 2년이 다 돼간다. 승승장구하던 화장품 CEO로 인해 대한민국 법조계는 쑥대밭이 돼버렸다. 홍만표, 우병우, 진경준 등 잘 나가던 스타 법조인들이 줄줄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고,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던 롯데 면세점과 넥슨까지 큰 곤욕을 치렀다.

이름하여 '정운호 게이트' 사건. 법조 막장 드라마로 불리며 2016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급기야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쭉 이어졌다. 정운호가 '나비효과'로 최순실을 불러냈다는 위트가 한동안 회자될 정도였다.

최근 한 변호사 때문에 법조계가 다시 어수선하다. 주인공은 법률사무소 태인의 대표 최인호 변호사다. 전방위 로비, 봐주기 수사, 늑장 감찰 착수 등등… 2년 전의 '정운호 게이트' 악몽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는 수근거림이 커지고 있다.

최인호 변호사는 누구?…비행장 소음 소송 연전연승 '스타 변호사'

최인호 변호사는 한 때 잘나가던 '스타 변호사'였다. 2000년대 후반부터 공군 비행장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대리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에선 연전연승. 유사한 피해에 시달리는 주민 수만여 명이 너도나도 최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겼다. 이 주민들은 뒤늦게나마 국가로부터 일정 부분 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 최 변호사 덕이었다.

공군 전투기 이륙 자료 사진
국가배상금이 수십 억, 수백억 원에 이르는 집단소송에서 잇따라 이기자, 최 변호사의 성공 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재판에서 이긴 변호사가 미리 약정한 성공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까지는 유능함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었다.

그러나 견물생심이었을까. 최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더 챙기기 위해 소송 계약서를 위조한다는 의혹을 받게 된다.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의심받는 성공보수는 무려 수백억 원에 이를 정도였다. 일종의 '검은 돈'인 만큼 측근과 비선을 동원해 음지에서 관리한다는 의심이 꼬리를물었다.

측근의 배신, 고소, 맞고소…유유히 빠져나간 최 변호사

이후 전개는 익숙한 스토리와 비슷하다. '검은 돈'을 두고 측근들은 최 변호사에게 등을 돌린다. 최 변호사는 배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2014년 최 변호사는 측근을 서울서부지검에 고소를 한다. 측근도 이에 질세라 맞고소로 맞선다. 최 변호사의 비리를 검찰에 모두 털어놓겠다고 한다.

하지만, 최 변호사는 '변호사답게' 수사망을 유유히 빠져 나간다. 측근 중 한 명인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 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지만. 최 변호사는 불구속 기소되는 데 그친다. 이후 서울남부지검도 또다시 최 변호사를 수사하지만, 수사는 흐지부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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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이 알고 있다고 주장한 최 변호사의 비리 혐의는 무엇이었을까. 그대로 옮기자면, 최 변호사가 부당한 성공보수를 백억 원 넘게 챙겼고, 막대한 자금으로 박근혜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것이다. 거론되는 '핵심 인사'들이 돈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정권 차원의 비리가 되기에 충분할 정도다.

이렇게 최 변호사는 탄탄한 정권 인맥을 쌓았고, 그 덕에 검찰은 봐주기 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눈치도 없이 열심히 수사하겠다고 나선 검찰 수사관들은 모두 좌천되고, 심지어 구속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입증되지 않은 의혹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 근거가 없는 밑도 끝도 없는 낭설만은 아니다. 확실한 '스모킹 건'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로비와 수사 무마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는 속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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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린내는 솔솔 풍기고 있다. 연기는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최인호 변호사 사건은 또다른 대형 비리 사건으로 번질 것인가. KBS 특별취재팀은 진실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취재력을모으고 있다.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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