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빌린 차로 ‘쾅’…카셰어링 보험사기

입력 2018.03.29 (08:32) 수정 2018.03.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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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렌터카를 빌릴 때 '카셰어링'이라고 해서 차량 공유 업체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 렌터카에 비해 차를 빌리는 절차가 무척 간단하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신상정보만 입력해놓으면 렌터카 업체 직원과 만나지 않고도 시간 단위로 차량 대여가 가능합니다.

이런 카셰어링의 편리함을 보험사기에 악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부분 20대에 고등학생까지 끼어 있는 보험사기단이었습니다.

확인된 피해 금액만 1억 원이 넘는데, 어떻게 이런 사기극이 가능했는지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한밤중 서울의 한 대로입니다.

승용차 한 대가 택시의 뒤를 따라 달립니다.

적색 신호에 택시가 멈췄는데, 무슨 일인지 승용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택시를 추돌합니다.

며칠 뒤 인근 도로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승객을 태우고 가는 택시를 뒤따르던 승용차가 그대로 택시를 들이받습니다.

이런 비슷한 사고는 몇 달 새 연이어 발생합니다.

경찰에는 보험사기 의심 첩보가 들어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같은 유형의 수법으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같은 또래 사람들이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은 후 보험금을 자주 청구한다. 이런 취지의 첩보를 입수해서...”]

택시 승객과 가해 차량 운전자 모두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단이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일대에서 발생한 28건의 비슷한 사고가 모두 보험 사기로 드러났습니다.

24살 최 모 씨 등 모두 85명이 연루된 사기극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보험 사기에 이용한 차량은 카셰어링, 차량 공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빌렸습니다.

[장준혁/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 “인터넷으로 쉽게 자기 신분증만 있으면 쉽게 어디서든 차를 한두 시간 정도 빌릴 수 있으니까 범행 시간대만 이용해서 빌릴 수 있는...”]

일반 렌터카와 달리 카셰어링은 직원과 대면 없이 인적 사항만 입력하면 시간 단위로 차량을 손쉽게 빌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차를 빌리는 사람의 명의가 달랐기에 비슷한 사고를 연이어 내고도 의심을 피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카셰어링 특징은 직원하고 직접 대면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임차 시 사고 다발자의 경력 자체를 확인할 수 없는 그런 단점, 허점을 이용한 겁니다.”]

SNS에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올리거나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에게 연락해 보험사기극을 함께 꾸밀 공범을 끌어모았습니다.

시간당 20~30만 원을 벌수 있다는 말에 사기극에 발을 들였는데,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각자 역할 분담은 치밀했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눠서 각자 역할 분담을 하게 됩니다. 렌터카를 임차해서 고의로 사고를 내는 역할 또는 택시 승객으로 가장해서 피해자 역할을 하는 피의자. 또 선배 피의자들이 이를 계획하고 지시하고 하는 역할. 각자 역할이 분담되어 있습니다.”]

피해자 역할을 할 택시 승객도 매번 다른 사람으로 바꿔가며 보험사기 의심을 피하려 했습니다.

택시 기사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각자 행동지침까지 교육한 뒤에 사기극을 꾸몄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택시 승객 역할을 하면서 뒤에서 추돌을 하면 자연스럽게 행동해라, 자연스럽게 아프다고 하면서 병원을 가라, 절대로 비밀 누설을 하면 안 된다 등…….”]

실제로 택시 기사들은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 어이 없긴 했지만, 당시 현장에선 전혀 보험사기임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해 택시기사 : “신호대기 하다가 신호가 바뀌어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그 차가 와서 내 차를 받았으니까. 그래서 참 희한한 사고다 하고는 말고. 내 차에 탔던 승객들도 다 보험처리, 치료가 마무리 됐다고 했으니까 나는 별로 신경을 안 썼거든요.”]

[장준혁/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 “승객들도 내려서 항의하고 말다툼하는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택시 기사님이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없었죠.”]

사고 한 건당 더 많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택시에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탔습니다.

한 건 당 적게는 3백 만원에서 많게는 5백 만원 정도의 보험금을 타냈는데, 이렇게 챙긴 돈은 모두 1억 원이 넘었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 “가벼우면서 대형 사고죠. 왜냐하면 승객이 4명 타고 나까지 5명이 정원 꽉 차게 탔으니까. ”]

보험사기단은 각자 기여도에 따라 돈을 나눠가지며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결국 경찰 수사망에 포착되면서 사기극은 막을 내립니다.

경찰은 카셰어링 등을 이용한 비슷한 보험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 보험사 등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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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빌린 차로 ‘쾅’…카셰어링 보험사기
    • 입력 2018-03-29 08:36:15
    • 수정2018-03-29 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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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렌터카를 빌릴 때 '카셰어링'이라고 해서 차량 공유 업체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 렌터카에 비해 차를 빌리는 절차가 무척 간단하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신상정보만 입력해놓으면 렌터카 업체 직원과 만나지 않고도 시간 단위로 차량 대여가 가능합니다.

이런 카셰어링의 편리함을 보험사기에 악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부분 20대에 고등학생까지 끼어 있는 보험사기단이었습니다.

확인된 피해 금액만 1억 원이 넘는데, 어떻게 이런 사기극이 가능했는지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한밤중 서울의 한 대로입니다.

승용차 한 대가 택시의 뒤를 따라 달립니다.

적색 신호에 택시가 멈췄는데, 무슨 일인지 승용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택시를 추돌합니다.

며칠 뒤 인근 도로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승객을 태우고 가는 택시를 뒤따르던 승용차가 그대로 택시를 들이받습니다.

이런 비슷한 사고는 몇 달 새 연이어 발생합니다.

경찰에는 보험사기 의심 첩보가 들어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같은 유형의 수법으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같은 또래 사람들이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은 후 보험금을 자주 청구한다. 이런 취지의 첩보를 입수해서...”]

택시 승객과 가해 차량 운전자 모두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단이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일대에서 발생한 28건의 비슷한 사고가 모두 보험 사기로 드러났습니다.

24살 최 모 씨 등 모두 85명이 연루된 사기극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보험 사기에 이용한 차량은 카셰어링, 차량 공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빌렸습니다.

[장준혁/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 “인터넷으로 쉽게 자기 신분증만 있으면 쉽게 어디서든 차를 한두 시간 정도 빌릴 수 있으니까 범행 시간대만 이용해서 빌릴 수 있는...”]

일반 렌터카와 달리 카셰어링은 직원과 대면 없이 인적 사항만 입력하면 시간 단위로 차량을 손쉽게 빌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차를 빌리는 사람의 명의가 달랐기에 비슷한 사고를 연이어 내고도 의심을 피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카셰어링 특징은 직원하고 직접 대면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임차 시 사고 다발자의 경력 자체를 확인할 수 없는 그런 단점, 허점을 이용한 겁니다.”]

SNS에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올리거나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에게 연락해 보험사기극을 함께 꾸밀 공범을 끌어모았습니다.

시간당 20~30만 원을 벌수 있다는 말에 사기극에 발을 들였는데,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각자 역할 분담은 치밀했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눠서 각자 역할 분담을 하게 됩니다. 렌터카를 임차해서 고의로 사고를 내는 역할 또는 택시 승객으로 가장해서 피해자 역할을 하는 피의자. 또 선배 피의자들이 이를 계획하고 지시하고 하는 역할. 각자 역할이 분담되어 있습니다.”]

피해자 역할을 할 택시 승객도 매번 다른 사람으로 바꿔가며 보험사기 의심을 피하려 했습니다.

택시 기사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각자 행동지침까지 교육한 뒤에 사기극을 꾸몄습니다.

[박성복/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택시 승객 역할을 하면서 뒤에서 추돌을 하면 자연스럽게 행동해라, 자연스럽게 아프다고 하면서 병원을 가라, 절대로 비밀 누설을 하면 안 된다 등…….”]

실제로 택시 기사들은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 어이 없긴 했지만, 당시 현장에선 전혀 보험사기임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해 택시기사 : “신호대기 하다가 신호가 바뀌어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그 차가 와서 내 차를 받았으니까. 그래서 참 희한한 사고다 하고는 말고. 내 차에 탔던 승객들도 다 보험처리, 치료가 마무리 됐다고 했으니까 나는 별로 신경을 안 썼거든요.”]

[장준혁/서울도봉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 “승객들도 내려서 항의하고 말다툼하는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택시 기사님이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없었죠.”]

사고 한 건당 더 많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택시에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탔습니다.

한 건 당 적게는 3백 만원에서 많게는 5백 만원 정도의 보험금을 타냈는데, 이렇게 챙긴 돈은 모두 1억 원이 넘었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 “가벼우면서 대형 사고죠. 왜냐하면 승객이 4명 타고 나까지 5명이 정원 꽉 차게 탔으니까. ”]

보험사기단은 각자 기여도에 따라 돈을 나눠가지며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결국 경찰 수사망에 포착되면서 사기극은 막을 내립니다.

경찰은 카셰어링 등을 이용한 비슷한 보험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 보험사 등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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