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 갑질] 이사장·교장 “이 XX야!” 폭언…‘백지 사직서’ 협박까지

입력 2018.05.07 (21:19) 수정 2019.04.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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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의 이른바 '갑질' 문화가 언제쯤이나 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방의 한 사학재단에서 벌어진 이사장과 교장의 온갖 '갑질'을 참다 못한 교사들이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교생 700여 명 규모의 한 사립 고등학교입니다.

2011년, 이사장이 한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습니다.

[○○고교 이사장/2011년 7월 : "문제 있으면 사표 쓰고 나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XX가 어디서 이 따위 소리야. 너 이 XX야 나가. 이 놈 XX가 말야."]

이사장이 추진하던 우열반 편성에 반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A 교사 : "상패 같은걸 집어 던지려는걸 말리고 이런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불손한 행동을 한 교사를 파면한다고 이사회까지 열리고..."]

얼마 뒤, 이번에는 교장이 나서서 '백지 사직서'까지 강요합니다.

[교장/2011년 8월 : "날짜를 안 쓰고 사직서를 써주면 그걸로 깨끗이 끝을 내겠다. 그 대신 사직서라는 것은 당신이 이런 일 또 일어나면 수리하는 거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교사들이 써내야 하는 서약서.

매달 소득의 10%를 교회에 내는 '십일금에 적극 참여한다', 이를 거부하면 해고 협박이 뒤따랐습니다.

[B 교사 : "'불만 많은 사람이 나가야지 젊은 사람이 나가서 못 할 일이 뭐가 있어. 이사장과 교사와의 관계, 제 입장에서는 되게 위협적..."]

학생 역시 피해자였습니다.

[A 교사 : "자기 노래 해야되는데 반주자가 필요하니까 (수업하던) 음악 선생님을 불러내서, 심지어 시험 감독하다가 나간 적도 있어요."]

[C 교사 : "애국조회 이런 거를 할 때 폭언이 가끔 나옵니다. 무식한 것들 그것도 모르냐. 그래가지고 성공하겠냐..."]

교사들은 불이익 등을 우려해 수 년 동안 참아왔지만 최근까지도 폭언과 막말이 이어진데다 학교법인 매각 소문까지 들려 결국 폭로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이사장과 교장은 교사가 예의없는 행동을 해 화가 나서 폭언을 했고, 서약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해고협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고교 이사장/음성변조 : "서약서 받아서 선생님들이 피해를 본 선생님이 있었나요? 선생님이 한 사람도 나간 사람이 없다 이겁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 학교 이사장과 교장의 폭언과 협박 전반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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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고 갑질] 이사장·교장 “이 XX야!” 폭언…‘백지 사직서’ 협박까지
    • 입력 2018-05-07 21:20:51
    • 수정2019-04-05 10: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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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의 이른바 '갑질' 문화가 언제쯤이나 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방의 한 사학재단에서 벌어진 이사장과 교장의 온갖 '갑질'을 참다 못한 교사들이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교생 700여 명 규모의 한 사립 고등학교입니다.

2011년, 이사장이 한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습니다.

[○○고교 이사장/2011년 7월 : "문제 있으면 사표 쓰고 나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XX가 어디서 이 따위 소리야. 너 이 XX야 나가. 이 놈 XX가 말야."]

이사장이 추진하던 우열반 편성에 반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A 교사 : "상패 같은걸 집어 던지려는걸 말리고 이런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불손한 행동을 한 교사를 파면한다고 이사회까지 열리고..."]

얼마 뒤, 이번에는 교장이 나서서 '백지 사직서'까지 강요합니다.

[교장/2011년 8월 : "날짜를 안 쓰고 사직서를 써주면 그걸로 깨끗이 끝을 내겠다. 그 대신 사직서라는 것은 당신이 이런 일 또 일어나면 수리하는 거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교사들이 써내야 하는 서약서.

매달 소득의 10%를 교회에 내는 '십일금에 적극 참여한다', 이를 거부하면 해고 협박이 뒤따랐습니다.

[B 교사 : "'불만 많은 사람이 나가야지 젊은 사람이 나가서 못 할 일이 뭐가 있어. 이사장과 교사와의 관계, 제 입장에서는 되게 위협적..."]

학생 역시 피해자였습니다.

[A 교사 : "자기 노래 해야되는데 반주자가 필요하니까 (수업하던) 음악 선생님을 불러내서, 심지어 시험 감독하다가 나간 적도 있어요."]

[C 교사 : "애국조회 이런 거를 할 때 폭언이 가끔 나옵니다. 무식한 것들 그것도 모르냐. 그래가지고 성공하겠냐..."]

교사들은 불이익 등을 우려해 수 년 동안 참아왔지만 최근까지도 폭언과 막말이 이어진데다 학교법인 매각 소문까지 들려 결국 폭로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이사장과 교장은 교사가 예의없는 행동을 해 화가 나서 폭언을 했고, 서약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해고협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고교 이사장/음성변조 : "서약서 받아서 선생님들이 피해를 본 선생님이 있었나요? 선생님이 한 사람도 나간 사람이 없다 이겁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 학교 이사장과 교장의 폭언과 협박 전반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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