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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다시 기지개 켜는 겨레말큰사전
입력 2018.05.12 (08:20) 수정 2018.05.14 (14:21)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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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다시 기지개 켜는 겨레말큰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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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방송이 방영한 만화영화인데요.

낮선 단어들이 꽤 되네요.

네, 조금 전 ‘죽탕’이란 단어가 나왔는데요.

‘죽탕치다’라는 북한 말은 ‘쳐서 몰골을 볼품없이 만들다’라는 뜻인데요.

우리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죠. 그렇습니다.

이렇듯 남과 북은 평소 쓰는 말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있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네.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우리 말과 글로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이다솜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 연구원 30여 명이 모여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연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남북한의 단어들인데요.

[김병문/겨레말큰사전 책임연구원 : "우리가 알고 있는 오징어를 저쪽에서는 낙지라고 부르고 있는 거죠."]

[이윤경/겨레말큰사전 연구원 : "네, 지역 차이도 있을 거고. 이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봐야한다는 뜻이라는 거죠."]

남과 북을 아우르는 ‘겨레말큰사전’을 만드는 겁니다.

처음 접하는 북한 단어들.

낯설기만 한데요.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할까요?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실장 : "남쪽 전문가가 한 10개 정도 어휘를 말하면 북쪽에서는 한 3.5개 정도 말을 알 수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북쪽 사전을 참조할 수 없고 북쪽에서는 남쪽사전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어휘 이질화가 더 심화되겠죠."]

최근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며 이곳의 직원과 학자들은 소중한 우리말 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말을 담아낼 겨레말 큰 사전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사전 편찬에 남과 북의 협업은 필수적인데요.

[남측 학자 : "잘 쓰이지 않는 정보가 너무 어려워서..."]

[북측 학자 : ‘답새기’는 우리 사전에만 있습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25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남북 관계에 따라 재개와 중단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당초 목표로 잡았던 완성시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작업은 78%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요.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실장 : "이제 우리 쪽 남쪽에서 해야 될 분량은 어느 정도 작업을 했습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북쪽에서 원고 집필이 다됐다고 하면 이제 우리 쪽 원고랑 교환을 해서 검토한 뒤에 낱말에 대한 집필을 합의하는 그 일만 하면 됩니다."]

오후 시간. 책상머리에서 씨름하던 직원들이 모처럼 산책을 나왔습니다.

달콤한 휴식시간에도 앞으로 있을 북한과의 공동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데요.

모두 밝은 표정입니다.

[홍서현/겨레말큰사전 연구원 :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또 회의가 재개될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 저희가 사전을 앞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도 좀 더 속도가 붙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남과 북에서 모아 분석한 소중한 우리말들.

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찾고 사용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이렇게 모바일앱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남북의 말을 비교하는 재미에 푹 빠져든 모습인데요.

퀴즈까지 모두 풀어냅니다.

[김지은/중앙대학교 간호학과 : "생각보다 그렇게 막 거부감 느껴지는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윤지/중앙대학교 간호학과 : "네. 우리랑.. 우리 말이랑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서 좋다고 생각해요."]

북한의 말과 글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정도상 작가.

사전편찬뿐만 아니라 남북문학교류를 준비하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데요.

[정도상/6.15 민족문학인협회 남측협회 집행위원장 : "올해 뭐 11월에 광주에서 아시아문화페스티벌이라고 하는 중요한 문학축제가 있는데 여기에 북한작가들을 초청하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북한 소설에 관심이 많은 그는 얼마 전 한 북한소설이 국내에서 출간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유정/경기도 수원시 : "맨 처음에는 북한 소설이라 그래 가지고 뭔가 되게 엄청 특이하고 뭔가 새롭게 않을까? 신기한 건가? 해서 봤거든요. 지금 드라마에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너무 내용이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이 작품은 북한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손쉽게 찾아 읽어볼 수 있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어떻게 북한 소설을 한국의 이 작은 북카페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걸까요?

10년 전 이 출판사에서는 아시아의 대표 문학들을 소개하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북한 문학만 빼놓을 수는 없었다는데요.

[방현석/소설가 : "2005년도에 북한을 방문했었어요. 남북 작가들의 실무대표로 갔을 때 뭐 호텔종업원들이 누구 소설이 제일 인기 있냐고 그랬을 때 뭐 모든 종업원들이 다 백남룡의 벗이라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북한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한국에선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애써 책을 찾았어도 정식 출판은 더 어려운 일이었는데요.

남북화해의 기류를 타고 이제껏 묵혀두었던 다른 북한 소설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기획을 준비한 방현석 작가에게는 바람이 있습니다.

[방현석/소설가 : "백남룡 작가도 제가 북에서 직접 만났었는데 굉장히 조용하면서도 매우 강한 인상을 주었던 작가였어요. 남의 얘기를 대단히 진지하게 경청하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였는데 그 분도 다시 오랜 만에 그 만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한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오랜 분단의 세월과 더불어 둘로 갈라져 버린 겨레의 말과 글.

남북이 서로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은 만큼 우리의 소중한 말과 글로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더욱 빛납니다.
  • [통일로 미래로] 다시 기지개 켜는 겨레말큰사전
    • 입력 2018.05.12 (08:20)
    • 수정 2018.05.14 (14:21)
    남북의 창
[통일로 미래로] 다시 기지개 켜는 겨레말큰사전
[앵커]

북한 방송이 방영한 만화영화인데요.

낮선 단어들이 꽤 되네요.

네, 조금 전 ‘죽탕’이란 단어가 나왔는데요.

‘죽탕치다’라는 북한 말은 ‘쳐서 몰골을 볼품없이 만들다’라는 뜻인데요.

우리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죠. 그렇습니다.

이렇듯 남과 북은 평소 쓰는 말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있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네.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우리 말과 글로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이다솜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 연구원 30여 명이 모여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연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남북한의 단어들인데요.

[김병문/겨레말큰사전 책임연구원 : "우리가 알고 있는 오징어를 저쪽에서는 낙지라고 부르고 있는 거죠."]

[이윤경/겨레말큰사전 연구원 : "네, 지역 차이도 있을 거고. 이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봐야한다는 뜻이라는 거죠."]

남과 북을 아우르는 ‘겨레말큰사전’을 만드는 겁니다.

처음 접하는 북한 단어들.

낯설기만 한데요.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할까요?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실장 : "남쪽 전문가가 한 10개 정도 어휘를 말하면 북쪽에서는 한 3.5개 정도 말을 알 수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북쪽 사전을 참조할 수 없고 북쪽에서는 남쪽사전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어휘 이질화가 더 심화되겠죠."]

최근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며 이곳의 직원과 학자들은 소중한 우리말 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말을 담아낼 겨레말 큰 사전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사전 편찬에 남과 북의 협업은 필수적인데요.

[남측 학자 : "잘 쓰이지 않는 정보가 너무 어려워서..."]

[북측 학자 : ‘답새기’는 우리 사전에만 있습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25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남북 관계에 따라 재개와 중단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당초 목표로 잡았던 완성시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작업은 78%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요.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실장 : "이제 우리 쪽 남쪽에서 해야 될 분량은 어느 정도 작업을 했습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북쪽에서 원고 집필이 다됐다고 하면 이제 우리 쪽 원고랑 교환을 해서 검토한 뒤에 낱말에 대한 집필을 합의하는 그 일만 하면 됩니다."]

오후 시간. 책상머리에서 씨름하던 직원들이 모처럼 산책을 나왔습니다.

달콤한 휴식시간에도 앞으로 있을 북한과의 공동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데요.

모두 밝은 표정입니다.

[홍서현/겨레말큰사전 연구원 :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또 회의가 재개될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 저희가 사전을 앞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도 좀 더 속도가 붙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남과 북에서 모아 분석한 소중한 우리말들.

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찾고 사용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이렇게 모바일앱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남북의 말을 비교하는 재미에 푹 빠져든 모습인데요.

퀴즈까지 모두 풀어냅니다.

[김지은/중앙대학교 간호학과 : "생각보다 그렇게 막 거부감 느껴지는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윤지/중앙대학교 간호학과 : "네. 우리랑.. 우리 말이랑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서 좋다고 생각해요."]

북한의 말과 글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정도상 작가.

사전편찬뿐만 아니라 남북문학교류를 준비하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데요.

[정도상/6.15 민족문학인협회 남측협회 집행위원장 : "올해 뭐 11월에 광주에서 아시아문화페스티벌이라고 하는 중요한 문학축제가 있는데 여기에 북한작가들을 초청하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북한 소설에 관심이 많은 그는 얼마 전 한 북한소설이 국내에서 출간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유정/경기도 수원시 : "맨 처음에는 북한 소설이라 그래 가지고 뭔가 되게 엄청 특이하고 뭔가 새롭게 않을까? 신기한 건가? 해서 봤거든요. 지금 드라마에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너무 내용이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이 작품은 북한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손쉽게 찾아 읽어볼 수 있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어떻게 북한 소설을 한국의 이 작은 북카페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걸까요?

10년 전 이 출판사에서는 아시아의 대표 문학들을 소개하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북한 문학만 빼놓을 수는 없었다는데요.

[방현석/소설가 : "2005년도에 북한을 방문했었어요. 남북 작가들의 실무대표로 갔을 때 뭐 호텔종업원들이 누구 소설이 제일 인기 있냐고 그랬을 때 뭐 모든 종업원들이 다 백남룡의 벗이라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북한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한국에선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애써 책을 찾았어도 정식 출판은 더 어려운 일이었는데요.

남북화해의 기류를 타고 이제껏 묵혀두었던 다른 북한 소설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기획을 준비한 방현석 작가에게는 바람이 있습니다.

[방현석/소설가 : "백남룡 작가도 제가 북에서 직접 만났었는데 굉장히 조용하면서도 매우 강한 인상을 주었던 작가였어요. 남의 얘기를 대단히 진지하게 경청하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였는데 그 분도 다시 오랜 만에 그 만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한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오랜 분단의 세월과 더불어 둘로 갈라져 버린 겨레의 말과 글.

남북이 서로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은 만큼 우리의 소중한 말과 글로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더욱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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